월출산 큰바위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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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출산 큰바위 얼굴

영암(靈巖)이라는 지명은 달나산(월출산)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그동안 영암이 왜 ‘신령스런 바위’이며 월출산 어디에 있는 바위가 ‘신령스런 바위’인지 설왕설래했었지 특정하지를 못했었다. 전설에 의하면 달나산(월출산)에는 ‘아홉 개 샘이 있는 봉우리에 움직이는 큰 바위가 세 개’ 있었다. 모두들 영암에서 큰 인물이 나올 것이라고 예견했다. 발 없는 말이 천 리를 간다고 소리소문은 만 리 밖 지나(차이나)에까지 전해져 영암에서 큰 인물이 나오지 못하도록 움직이는 큰 바위 세 개를 절벽 아래로 밀어뜨려 없애 버렸다. 신통하게도 그 가운데 바위 하나가 제자리로 올라와 있어 그때부터 ‘신령스런 바위’라고 불렀다. 그래서 영암이 된 것이라고 한다.
처음 영암이라는 지명을 짓고 부른 분에게는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합당한 근거가 있었을 테지만 안타깝게도 전설만 전해질 뿐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 흔들바위 정도를 영암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신령스런 바위로 부르기엔 설득력이 부족하다. 설악산에 유명한 흔들바위가 있지만 흔들바위는 흔들바위고, 울산바위는 울산바위로 불러 흔들바위는 신령스런 바위와는 거리가 멀다. 영암에서만 흔들바위를 신령스런 바위로 부른다고 말 한다면 억지에 가깝다.
몇 해 전에 영암이 왜 ‘신령스런 바위’인지 경천동지(驚天動地)할 만한 증거를 박철 사진작가가 밝혔다. 월출산 구정봉 남쪽 바위 한 면이 ‘큰바위 얼굴’이라며 누가 보아도 수긍할 만한 큰바위 얼굴이 뚜렷한 사진을 제시했다. 당시에는 큰바위 얼굴이 아니라 장군바위로 불렀다. 그러다가 미국 작가 나다니엘(너새니얼) 호손이 쓴 ‘큰바위 얼굴’과 연관 시켜 ‘(월출산) 큰바위 얼굴’로 바뀐 것이다. 누가 봐도 장군바위보다는 큰바위 얼굴이 알맞은 이름이다. 무인시대에는 장군이라는 무인이 나라를 다스릴 만한 큰 인물이었을 테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큰바위 얼굴을 한 큰 인물이 걸맞기 때문이다.
호손이 쓴 ‘큰바위 얼굴’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백범 김구 선생이 압록강 치하포에서 변장한 일본 정보 장교를 때려 죽여 인천감옥에서 옥살이하다가 탈옥하여 동학사에서 출가를 했을 때 관상 공부를 하며 깨달은 과정과 비슷하다. 백범 선생은 “관상 좋은 것이 몸 좋은 것만 못하고, 몸 좋은 것이 마음 좋은 것만 못하다(相好不如身好 身好不如心好)”는 구절을 보고, 본인 관상은 볼품이 없으나 신체가 건강하니 마음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면 이 세상에 쓸모가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마음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큰바위 얼굴'은 미국에 있는 작은 바위다. 월출산 큰바위 얼굴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3m 정도 밖에 안 된다. 작가는 사람에게 본받을 만한 모델 즉 요즘 말로 롤모델이 있고, 그를 본받아 인격과 사상을 갖추면 큰 인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설파했다. 그 고장 출신 돈 많은 백만장자 개더골드, 백전용사 올드 스토니 장군, 올드 스토니 피트라는 정치가, 큰바위 얼굴을 장엄한 송가(頌歌)로 노래했던 시인 역시 사려 깊고 인자한 얼굴을 한 큰바위 얼굴이 아니었다. 작가가 제시한 큰바위 얼굴은 아주 평범해 보이지만 비범한 사람, 주인공 어니스트였다. 그는 가난하여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지만 늘 큰바위 얼굴을 바라보며 전해오는 예언적 인물을 기다리며 그 자신도 모르게 예언적 인물인 큰바위 얼굴을 닮아갔다. 어니스트는 현명한 생각이 넘치고 시련을 슬기로 승화 시키고 늘 인자한 얼굴을 하고 있으며 굳건한 사상을 지닌 인물이었다.
월출산 큰바위 얼굴이 자기 자신이라는 정치가가 나왔다. 남의 말을 빌었다고는 하나 이는 혹세무민일 뿐 일고의 가치도 없다. 앞으로 수많은 이들이 나서 큰바위 얼굴을 자처하며 혹세무민할 것이다. 그동안 영암에서는 수많은 걸출한 인물들이 나왔다. 앞으로는 더 많은 걸출한 인물들이 나올 것이다. 월출산 큰바위 얼굴- 신령스런 바위는 지금 영암에서 살고 있거나 영암 출신으로 타향에서 살고 있는 향우나 앞으로 태어날 영암 사람들 몫이다. 이들 가운데 몸과 마음을 바로 하여 갈고 닦으면 이 나라와 세계를 움직일 수 있는 걸출한 인물들이 많이 나올 영암만이 지닌 자산이요, 영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복이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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