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놀기만 하는 축제' 이젠 바꾸자

지난 한해 전국에서는 무려 1만6천828건의 행사 및 축제가 개최됐고, 소요비용만 8천291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행정자치부가 2015년도 지방자치단체 행사·축제 원가정보를 집계해 공개한 것이다. 또 이들 행사 및 축제 가운데 대규모(광역지자체 5억, 기초지지체 3억 이상) 행사·축제는 모두 411건으로 소요비용은 3천801억원에 달했다. 성격별로는 주민체육행사, 음악회 등 소위 '주민화합과 건강한 지역사회' 목적이 8천840건(52.5%)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전통문화계승·보전홍보 2천966건(17.6%), 사회적 약자배려 1천551건(9.2%), 지역특산물 전통시장 활성화 887건(5.3%) 등의 순이었다. 말하자면 지난해 전국적으로 개최된 행사 및 축제의 절반 이상은 '먹고 놀기만 하는' 행사 내지는 축제였음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들 행사·축제들 태반이 수익성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광주·전남지역만 보더라도 2015년 한해 행사와 축제는 모두 1천721건이 열려 하루 평균 4.7건의 행사와 축제가 열렸다. 여기에 쓴 비용은 국비와 시·도비, 시·군비 등을 합쳐 모두 776억원에 달했으나, 원가 대비 수익률은 광주 30.3%, 전남 15.5%에 그쳤다. 그나마 이처럼 저조한 수익률은 국고보조금과 광역지자체 보조금이 사업수익에 더해 계산된 것이다. 이를 빼면 그야말로 국민들의 혈세를 아무렇지 않게 펑펑 써가며 먹고 놀기만 하는 행사·축제가 태반이었다.
우리 영암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2015 왕인문화축제'의 경우 총원가(비용)는 10억원인 반면, 사업수익은 9천900만원으로, 수익률은 고작 9.9%였다. 더구나 이 수익률은 국비보조금 때문으로 이를 제외하면 왕인문화축제 수익률은 0%다. 올해 처음으로 월출산 氣찬랜드로 장소를 옮겨 개최되고 있는 '2015 氣찬 월출산 국화축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총원가(비용)는 4억9천910만5천원인 반면, 이로 인한 사업수익은 1천500만원으로, 수익률은 겨우 3.0%다. 이 역시도 국비보조금 때문으로 이를 제외하면 국화축제도 수익률은 0%다.
물론 축제를 수익률로만 따져 유·무용론을 제기할 순 없다. 보이지 않는 지역경제파급효과나 부가가치파급효과도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축제 개최로 인한 수익률이 0%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 먹고 놀기만 하는 축제에 머물 일이 아니라 수익을 창출하는 축제로 발전될 수 있는 기획이 필요한 것이다. 왕인문화축제의 경우 인물축제답게 각종 캐릭터상품을 개발한다거나 대형이벤트를 만들어 많은 참가자들을 모집하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 국화축제 역시 보는 축제에만 머물 일이 아니다. 이제 생산적인 축제개최에 적극 고민해야 할 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