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대 재정페널티' 사태 파장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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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대 재정페널티' 사태 파장과 전망

영암군의 '2018년 예산기준 재정공시' 결과 100억원대의 보통교부세가 삭감되는 재정페널티를 받은 여파가 일파만파다.
당장 현안사업인 월출산 국립공원 지정 30주년 기념 관련 행사가 무더기 취소 또는 축소될 처지에 놓이면서 ‘2018 영암방문의 해’는 그야말로 구호에만 그칠 수밖에 없는 지경이 됐다.
의회는 의회대로 책임을 묻겠다는 각오와 함께 재발을 막기 위해 향후 예산심의에서 소모성 경비 등의 철저한 삭감을 벼르고 있다.
반면 군은 자료를 통해 보통교부세 확보에 적극적으로 노력해온 점을 강조하면서, 집행부와 의회의 철저한 예산편성 검증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대안도 내놓았다.
하지만 이번 ‘100억대 재정페널티’ 사태 자체는 행정안전부가 해마다 실시하는 지자체 재정분석 결과 재정효율성에서 최하위 등급에 머물고 있는 영암군 재정운용실태와 맞물려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산심의 때마다 ‘수박겉핥기식’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영암군의회의 무능 내지 방관도 그 원인이라는 점에서 결코 간단히 넘어가선 안 될 일로 지적되고 있다.
■ 보통교부세 자체노력 반영현황
세출효율화는 '페널티' 세입확충은 '인센티브'
2018년 재정페널티 규모는 총 62억3천200만원
군, 내년 33억5천200만원 재정 인센티브 기대
'2018년 예산기준 재정공시'에 나타난 보통교부세 자체노력 반영현황은 ‘세출효율화’와 ‘세입확충’ 등으로 나뉜다. 세출효율화는 건전재정운영을 위한 지자체의 세출절감 등 자체노력의 정도를 토대로 보통교부세를 반영한 금액이다. 또 세입확충은 지자체의 지방세 등 세입확충을 위한 자체노력의 정도를 토대로 보통교부세를 반영한 금액이다.
그 결과 영암군은 세출효율화에서 지방의회 경비 절감 1천만원, 행사·축제성 경비 절감 19억4천700만원, 지방보조금(민간이전경비) 절감 74억3천200만원 등 모두 93억7천900만원의 보통교부세 감액의 재정페널티를 받았다. 반면 인건비 절감에서 1억1천700만원, 업무추진비 절감에서 800만원 등의 인센티브를 받아 세출효율화 부문에서 영암군이 받은 보통교부세 재정페널티는 모두 92억6천400만원이라고 할 수 있다.
행사·축제성 경비는 행사운영비, 행사실비보상금, 민간행사보조금, 행사 관련 시설비 등을 말한다. 지방보조금은 민간경상사업 보조, 민간단체 법정운영비 보조, 민간자본사업 보조 등이다.
결국 이들 경비에서 재정페널티를 받았다는 사실은 영암군이 각종 행사나 축제, 민간단체 보조금 지원 등에서 행정안전부가 정한 상한선을 초과해 예산을 편성했고 집행했다는 뜻이다. 즉, 사회간접자본시설(SOC) 투자나 지역의 시급한 현안사업에 대한 투자보다도 행사나 축제, 민간단체에 대한 보조금 지원에 치중해오다 행정안전부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따라서 군은 93억7천900만원이든, 세출효율화 부문 재정페널티 총액인 92억6천400만원이든 100억원대에 가까운 보통교부세를 삭감당한데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는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조선업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 같은 재정페널티는 군민들의 지탄을 받아 마땅한 일이기도 하다.
반면에 군은 세입확충 부문에서 모두 31억5천700만원의 재정인센티브를 받았다. 지방세 징수율 제고 노력 1억6천100만원, 지방세 체납액 축소 노력 15억6천만원, 세외수입 체납액 축소 노력 13억9천만원, 경상세외수입 확충 노력 4천200만원 등이다.
따라서 군이 2018년 보통교부세 자체노력 반영 결과 받은 재정페널티는 모두 62억3천200만원이라고 볼 수 있다.
군은 특히 이와 관련해 2017년 예산의 경우 전년대비 행사·축제성 경비(8억200만원)와 지방보조금(25억5천만원)을 감액 편성해 2019년도 보통교부세 산정 때에는 33억5천200만원의 재정인센티브를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은 아울러 이번 재정페널티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보통교부세 규모가 해마다 증가해왔고, 건전재정운영을 통해 실질 채무가 제로상태에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실제로 군의 보통교부세는 2012년 1천334억600만원, 2013년 1천454억3천100만원, 2014년 1천425억3천900만원, 2015년 1천449억4천900만원, 2016년 1천638억6천400만원, 2017년 2천75억6천200만원, 2018년 2천82억6천600만원 등으로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군은 또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예산규모 확대 시 행사·축제성 경비와 지방보조금은 전년도 비율에 맞춰 예산을 편성하고, SOC 및 지역현안사업 등에 예산편성의 비중을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 개선 시급한 재정효율성
재정건전성 합격점 재정효율성 제고 나서야
어쨌든 이번 100억원대 재정페널티 사태는 지자체 재정분석 결과 전국 최하위 등급에 머물고 있는 영암군 재정운영상황과 맞물려있다는 점에서 개선이 절실한 과제를 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행정안전부는 매년 전국 242개 지자체를 5개(특·광역시, 도, 시, 군, 구) 동종단체로 구분, 건전성(500점), 효율성(500점), 책임성(가·감점) 등 3개 분야(1천점 만점) 22개 지표를 활용해 실시한 재정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공정한 평가를 위해 행안부와 한국지방행정연구원, 관계전문가 등과 합동으로 재정관리시스템(e-호조)를 활용한 서면분석, 지방자치단체 재정분석 담당공무원의 합동작업 등의 순서로 진행하는 올 평가에서 영암군은 재정건전성에서는 '나'등급으로 전년 '다'등급보다 개선된 반면, 재정효율성에서는 최하위 등급인 '마'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라'등급에서 한 단계 더 추락했다. 이에 따라 종합등급도 전년과 같은 '다'등급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결과는 민선 6기 사실상 첫해인 지난 2015년 건전성과 효율성 모두 '라'등급으로 나타났고, 종합등급에서도 전국 최하위인 '마'등급을 받았던 것에 비해서는 크게 향상되어가고 있지만, 재정효율성에서는 여전히 문제가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재정건전성은 통합재정수지비율, 관리채무비율, 공기업부채비율, 총자본 대비 영업이익률 등을 분석지표로 한다. 반면 재정효율성은 자체세입비율, 지방세징수율, 지방세체납액관리비율, 지방보조금비율, 출자출연전출금비율, 지방의회 경비절감 노력도, 업무추진비 절감노력도, 행사축제경비비율, 민간위탁금비율증감률 등을 분석지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영암군의 경우 재정효율성이 '마'등급으로 최하위에 머문 것은 지방세 징수율 제고 노력, 인건비 절감 노력, 행사축제경비 절감 노력 등을 지표로 한 '재정운용노력'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인건비, 지방의회경비, 업무추진비 등의 절감노력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예산 심의 기능을 가진 의회의 제 역할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예산편성 및 심의방식도 개선해야
법규 준수 상임위원회 중심 예산심의 개선 필요
특히 예산편성 및 심의방식의 개선이 절실하다.
첫째로는, 본예산에 편성했다가 삭감된 사업 예산을 사전 의회의 동의 없이 추경에 그대로 다시 반영하는 행태는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 의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추경예산 자체가 ‘예산의 부족이나 특별한 사유로 인해 이미 성립된 본예산을 변경해 다시 정한 예산’인 점에서 본예산에 완전 삭감된 사업예산을 추경에 계상하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로는, 예산편성에 있어 ‘자치단체 예산편성 운영기준’ 등 각종 법규를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번 추경에서 예산이 일부 삭감된 ‘농업드론 자격취득 교육’(총사업비 4천500만원 중 3천만원 감액)의 경우 민간위탁금이어서 ‘영암군 사무의 민간위탁 조례’ 제4조 제3항 ‘군수는 자치사무를 민간위탁 하고자 할 때에는 영암군의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사전에 의회동의절차가 필요했다는 점에서 위법이라는 점이 고려됐다.
셋째로는, 예산심의과정에서 상임위서는 대폭 삭감한 뒤 예결위서는 되살리는 행태도 시정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신 소관 상임위 중심의 예산 심의가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안팎의 시각이다. 이는 의회 상임위의 역할을 강화하고, 전문성을 높임으로써 예산운영의 효율성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에서 특히 의회 차원에서 개선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밖에 집행부의 선심성 예산편성이나 소위 의원사업비 논란을 불식하려는 노력도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행사·축제성 경비나 지방보조금 과다 계상 논란, 의회의 수박겉핥기식 예산 심의 논란 등을 불식할 수 있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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