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농산물유통 신경 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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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지역 농산물유통 신경 써야

지난해 날씨가 고르지 않아 가을 무·배추 가격이 2배이상 폭등했다. 그럼 무 482ha, 배추 372ha 등 엄청난 양을 재배하는 관내 농가들은 행복한 비명을 질렀을까? 결론은 절대 아니다.

지역 농민들은 겨우 생산비만 건졌을 뿐이고 중간 유통업자들만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무·배추를 유통해 주는 농협이나 업체가 지역에 없어 판로확보가 되지 않는 농민들이 수확전에 모두 포전거래를 했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다.

농산물유통공사가 42개 농축산물의 유통경로를 추적, 가격형성과정을 분석한 결과 소비자가 낸 돈 가운데 44.1%만 농가에 돌아가고 나머지 55.9%는 유통·판매에 관여하는 사람들의 몫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직거래를 할 경우 생산자는 21.9%정도 높은 값을 받았고 소비자도 7.7% 정도 싸게 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농산물 유통은 소비자들 뿐만아니라 농민들에게도 생산만큼 아닌 생산보다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영암은 전남도 4위권, 전국 10권에 드는 농업군임과 여기에 걸맞게 재정의 20%를 농업분야에 지원한다는 걸 자랑삼고 있다.

하지만 그 지원이 생산에만 치중되고 유통 분야는 전혀 되지 않았다면 반쪽짜리 지원, 절음발이 지원에 불과하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올해 말 전국 20개 지자체를 선정, 3년간 20억원을 지원해 주겠다며 농산물 유통업체 설립 공모를 하고 있으나 농업군을 자처하는 영암군이 이를 포기했다는 것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지역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을 유통시키는 법인이나 이를 경제사업으로 하는 농협 등이 전무하기 때문에 어차피 경쟁에서 밀려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이유이다. 이를 다른 말로하면 그동안 영암군의 농업분야 지원이 형편없었다는 것을 자인하는 셈이니 어처구니 없기도 하다.

이와 관련 “무사안일에 빠져 힘든 일을 피해왔던 선배 공무원들이 정말 밉습니다”라는 군청 공무원의 한마디가 뇌리에 지금도 감돌고 있다.

이준상 기자 thea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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