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뜨는 집’에서 본 사회복지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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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달뜨는 집’에서 본 사회복지의 힘

문태환 발행인 겸 대표이사

얼마 전 광주전남지방통계청은 ‘10년 전과 비교한 전남의 경제·사회 변화상’이란 자료를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전남에서는 하루 평균 64명의 인구가 감소했고, 저출산·노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어 유소년은 23.6% 감소한 반면 노인은 47.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슷한 시기 대한통계협회가 통계청의 연구용역을 받아 작성한 ‘2005년 농림어업총조사 종합분석 보고서’에는 더욱 우려스러운 자료가 들어 있다. 즉 유소년인구의 감소와 급속한 고령화의 진행으로 오는 2020년께 농가인구 10명 중 6명은 60대 이상의 고령층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 것이다. 이에 따라 젊은 연령층의 전입이 없다면 농업 중심의 농촌사회는 해체될 것으로 이 자료는 분석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해를 거듭할수록 고령화되어가는 추세에 있고, 특히 우리 농어촌은 주거환경의 슬럼화가 함께 진행되고 있어 지방자치단체의 부담은 더욱 커져가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우리 농어촌의 구조적인 문제점들을 새삼스럽게 거론하는 이유는 다른데 있는 것이 아니다. 최근 김일태 군수가 추진해 전국적인 조명을 받고 있는 ‘달뜨는 집’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김 군수의 ‘달뜨는 집’은 농어촌 인구의 노령화와 주거환경의 슬럼화를 동시에 해결해야하는 어려움에 직면한 요즘 지자체들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것이다.

김 군수가 전국 최초로 실시한 ‘달뜨는 집’은 붕괴위험이 있는 주택에 대한 복구사업의 일환이기도 하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집이나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는 영세가정이 우선 대상이다. 특히 마을과 너무 떨어진 외딴가옥에 거주하고 있어 재해가 발생할 경우 연락두절로 인해 피해여부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위험 주택 거주자도 그 대상이다. 이들이 한 곳에 모여 안전하게 거주할 수 있도록 계획해 추진한 사업인 것이다.

진행과정도 ‘함께하는’ 사회복지정책의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 영암군은 직접 건축비를 지원하고 자활후견기관은 부지를 마련했으며, 뜻있는 많은 단체들은 자원봉사와 후원 등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지금 영암군의 사회복지시책은 전국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추진해온 이 사업의 ‘진실성’이 알려지면서 영암이 아닌 타 지역에 거주하는 이들로부터 달뜨는 집에 입주해 영암에서 여생을 보내고 싶다는 상담 문의가 연일 쇄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에 거주하는 한 노인이 자기가 살고 있는 전세금을 털어 영암군에 기증하고 달뜨는 집에 거주하고 싶다는 애절한 서신을 보내왔고, 영암군은 고민 끝에 이 노인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했다고 한다. 가슴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지역의 사회복지정책이 다른 지역의 주민들에게까지 감동을 주고 있으니 말이다.

이 사업을 직접 진두지휘하는 김일태 군수는 앞으로도 매년 달뜨는 집을 신축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의 지적처럼 “사회·경제적인 환경의 변화로 인해 새로운 빈곤층이 대두되고 있고 가정해체의 위기에 처한 소위 ‘위기가정’은 행정력이 앞장서서 대처해야할 일”이기 때문이다. 마음 든든하다.

하지만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 영암군이 재정형편이 열악한 상황인 반면에 사회복지의 수요는 더욱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군수의 의지가 아무리 굳고 철저하다고 할지라도 뜻있는 이들의 도움과 재활기관의 헌신봉사가 없다면 실천되기 어려운 만큼 이웃을 돕는 우리 영암군의 따뜻한 풍토는 더욱 확산되어야 할 이유이다. 그래야 김일태 군수가 갖고 있는 사회복지정책이 차질 없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거듭 지면을 빌어 김 군수의 혜안에 찬사와 격려를 보낸다.




문태환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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