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에는 우리 대중음악의 대표 장르인 트로트의 부흥을 꾀한다는 취지로 지난 2019년 한국트로트가요센터가 건립되어 있다. 균특회계에서 53억7천만원이 지원됐고 군비 51억3천만원을 포함해 총사업비 105억원이 투입됐다. 트로트 아카데미는 바로 이 트로트 센터에 이은 2단계 사업이라는 것이 군의 설명이다. 하지만 걱정되는 것은 트로트 센터처럼 트로트 아카데미 역시 교육동과 기숙사동을 짓는 사업이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트로트 센터나 트로트 아카데미 모두 하드웨어 구축일 뿐 가장 중요한 소프트웨어, 즉 어떻게 운영해나갈지에 대한 청사진이 아직 제대로 그려져 있지 않다. 무엇보다 트로트 센터를 지어놓은 지 올해로 3년째이나 제대로 활용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건축물만 추가로 짓겠다는 것이니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다.
氣찬랜드에 들어선 한국트로트가요센터는 이름만 그렇지 실상은 '하춘화 기념관'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코로나19' 등의 변수도 있었겠으나 개관 이래 변변한 행사 한번 못했다. 이런 마당에 교육동과 기숙사동 등 트로트 아카데미를 건립한들 어떻게 운영하겠다는 것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국토의 남쪽 끝자락 멀리에 하춘화 기념관을 짓고 교육동과 기숙사를 갖춘다고 음악인들이 자발적으로 찾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트로트 센터를 적극 활용해 트로트가 영암의 지역특화자원임을 각인시키는 노력이 절실하다. 더 나아가 하춘화 뿐만 아니라 우리 트로트 문화를 통째로 아우를 수 있는 아카데미 운영 청사진도 빨리 만들어야 한다. 이대로면 트로트 센터에 이어 또 건물만 세우는 일이 될 뿐이다. 더구나 최근 영암공공도서관까지 입지할 예정이어서 이미 포화상태나 다름없는 월출산 氣찬랜드에 또 110억원짜리 트로트 아카데미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니 참으로 답답할 일이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