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현 양달사현창사업회 사무국장 소설가 |
그 옛날 우리 할머니의 할머니,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께서는 왜구가 침입하면 월출산으로 피신하여 투석전으로 물리치곤 하다가, 자식들이 늘어나자 어쩔 수 없이 평지에 영암성을 만들었습니다. 영암성의 3개 대문과 객사와 동헌 등은 도갑사 해탈문 장인이 만든 국보급 건물이었고, 군사적인 위상은 서남부의 요충지였으며, 동문 밖 장터는 사람들로 날마다 북적거렸습니다.
그러다 일제 때 영암성이 훼철되면서 영암군의 심장인 영암읍은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고, 기의 고장 영암의 정체성마저 뿌리째 흔들리게 되었습니다. 오늘 제가 영암성 대첩 기념 사업을 제안하게 된 것은 이러한 영암읍을 되살리고 영암군의 정체성을 회복하자는 것입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1. 영암성 대첩 기념 조례 제정입니다. 1555년 5월 25일은 영암군민이 6천여 왜구를 물리친 영암성 대첩의 날입니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가 감격의 만세를 불렀던 그날을 영암군 기념일로 하자는 것입니다. 홍의장군 곽재우가 의병을 일으킨 6월 1일은 대한민국 의병의 날이 되었습니다. 양달사 장군이 의병을 일으킨 날은 그보다 37년이 더 빠른 조선 최초의 혁명적 의거이고, 영암성 대첩으로 전라도만 아니라 조선도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2. 영암성 대첩 기념 행사를 가집시다. 우리 양달사 의병장과 영암 백성들은 신출귀몰한 전략으로 6천여 왜구를 물리쳤습니다만, 도원수가 의병이라는 이유로 조정에 보고하지 않아 역사에서 사라져 버렸습니다. 전라도민들이 줄기차게 요구한 끝에 1847년 양달사 의병장이 좌승지로 추증되었습니다만, 여전히 미흡합니다. 해남군에서는 1555년 을묘왜변 당시 왜구를 방어한 것만도 영광이라면서 다양한 기념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우리 영암군도 매년 5월 25일에는 기념식을 개최하고, 영암성 대첩과 양달사 의병장을 정부와 역사가들 모두가 칭송할 수 있도록 합시다. 영암군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업적인 영암성 대첩을 전국민이 공감알 수 있도록 세미나 개최와 각종 예술공연, 체육대회와 글짓기 대회 등을 열어서 영암의 대축제로 발전시켜 나갑시다.
3. 영암성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합시다. 영암성은 현재 복원 중인 나주읍성이나 병영성보다도 그 형태와 성돌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달맞이공원 조성 사업'을 위한 시굴 조사로 동편 기슭은 발굴이 되었지만, 영암읍교회부터 신동아빌라 뒤편의 성터는 아직도 묻혀 있습니다. 영암성 발굴 조사 한번 제대로 하시고, 읍성 안팎의 당시 건물 터와 영암성 대첩 당시의 전적지에는 표지판을 세워 주십시오. 한전 자리에는 형방청이 있었고, 경찰서 터에는 감옥이 있었고, 양달사 의병장이 왜구를 유인하여 참살한 군더리 방죽이 현재 공설운동장이라는 것을 학생들에게 가르칩시다.
4. 영암경찰서 앞에 남문을 복원합시다. 1층에는 영암성 모형도를 설치해서 관광객들에게 영암성 대첩을 알리고, 망루에서는 월출산의 신비로움과 서해 바다 잔물결까지 볼 수 있도록 해서 영암성의 위상을 알립시다.
5. 영암성 대첩길을 만듭시다. 1915년 지적도를 참고로 영암성길과 대첩길을 만듭시다. 영암정수장 옆길을 터서 영암성길을 복원하고, 군청 앞에서 영암장터를 지나 공설운동장까지는 대첩길로 조성합시다. 길가에 있는 당시의 건물과 전적지의 표지판을 보면서 우리 할머니의 음성으로 영암성 대첩을 얘기합시다. 그리고 영암성길과 대첩길 주변 가게들은 영암 먹거리며 관광상품들을 판매하고, 열무정에는 활쏘기와 죽궁 만들기 체험 교실을 개설해서, 영암읍 시가지를 관광객들로 넘쳐나게 합시다.
6. 이번에 군수가 되시거든 명함에 '조선 최초 의병장 양달사의 고장 영암군수 ○○○'라는 문구를 넣읍시다. 양달사 장군 표준영정을 만들고, 영암읍 입구에 동상도 건립해서 을묘대첩의 호국영웅 양달사의 고향이 바로 영암이라는 것을 자랑합시다. 영암읍 중앙로를 양달사로로, 달맞이공원은 영암성대첩 공원으로 바꾸어 양달사의 이름을 온 국민의 가슴 속에 새깁시다.
7. 양달사 시묘공원을 사적지로 만듭시다. 시묘공원 안에 여막이며 쉼터를 만들고, 조경 사업도 멋들어지게 해서 학생들의 교육장으로 활용합시다. 학생들에게 고향 사랑 정신, 조상과 부모님을 사랑하는 정신을 심어 줍시다.
이상이 제가 제안한 '영암성 대첩 기념 사업'의 주요 내용입니다.
영암성이 허물어지면서 추락하기 시작한 영암읍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무너진 성돌을 짚고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당신의 어머님 아버님을 위해 피눈물을 흘리며 쌓은 영암성과 월출산의 정기를 타고난 남암(南巖) 양달사 의병장을 발판으로 영암의 기초를 바로 세웁시다.
마지막으로 영암군민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영암성 대첩 467주년을 한 달 앞두고, 우리 영암군민도 이제는 내가 사는 영암군을 위해, 내 부모 내 형제를 위해 피를 흘린 분들에게 존경심을 표할 줄 아는 제대로 된 후손 한번 돼 봅시다. 월출산 천황봉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영암사람 한번 돼 봅시다. 감사합니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