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가서 논가 생물을 관찰하기에 앞서 학교에서는 먼저 영산강환경청 소속 윤은주 강사의 생태교실이 열렸다. 학생들은 생물 다양성의 정의를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생물부터 큰 생물까지 있다는 것을 알고, 현재 생태계가 파괴되는 원인을 생각하며 '긴꼬리투구새우가 궁금해'라는 책을 읽었다.
긴꼬리투구새우는 공룡이 살았던 시대보다 훨씬 이전부터 존재했으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멸종위기 2급 생물이었던 사실과 함께 지금껏 보지 못한 독특한 생김새에 학생들은 더욱 집중했고, 안전교육을 통해 현장에 갈 준비를 마쳤다.
학산초등생들은 자전거를 타고 학산마을 이곳저곳을 여행하는 씽씽바이크 활동과 연계해 유기농 논가 현장으로 이동했다.
땅속에 알 형태로 있던 긴꼬리투구새우가 모내기를 위해 물을 받아 놓으면 부화해 45일간 생존한다는 이야기를 먼저 들었던 학생들은 더욱 관심을 갖고 활동에 임했다. 수많은 다리를 휘저으며 빠르게 헤엄치는 긴꼬리투구새우를 뜰채와 수조, 흰 접시에 담아 돋보기를 이용해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우렁이, 물거미, 풍년새우, 소금쟁이, 물자라 등 책에서만 살펴본 다양한 생물도 관찰할 수 있었다. 생물의 손쉬운 이동과 다양한 생태계 구축을 위해 마을 어르신이 만들어 놓은 둠벙에서는 미리 설치해 놓은 통발 속에서 새뱅이(토하새우), 미꾸라지, 실지렁이 등도 보았다.
유기농 논을 20년째 지키고 있는 마을어르신 황성주씨는 "긴꼬리투구새우가 있다는 것은 오랜 기간 농약,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아 자연을 그대로 보존하기 위한 노력의 결실"이라며, "우리 아이들도 환경을 지키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도 깨끗해지고 다양한 생명들이 공존할 수 있을 것이다. 함께 노력하자"고 학생들에게 당부했다.
학산초교 김민준(6년) 학생은 "평소에 생물에 대해 관심은 있었지만 실제로 본 적은 없었던 풍년새우, 긴꼬리투구새우, 미꾸라지, 우렁이, 장구애비, 물땡땡이 등을 보게 되어 뿌듯하다"며 "생명의 다양성과 자연의 소중함을 현장에 와서 공부하는 학교에 다니고 있어 행복함과 감사함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학산초교 정공순 교장은 "생명과 자연의 소중함을 지키기 위해 몸소 실천하고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기꺼이 논을 내 주신 황성주 어르신께 감사드린다"며, "단순한 농사 체험이 아닌 생명을 살리고 지구를 지키는 교육의 일환으로 농촌마을교육과정을 이끌고 있다.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자랑스러운 미래의 인재로 커나갈 수 있도록 교육과정 운영에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승범 기자 stonetig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