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 前) 영암군 신북면장 前) 전라남도 노인복지과장 前) 완도부군수 |
혁신이란 의미는 '낡은 것을 바꾸고 고쳐서 새롭게 한다'는 것이고, 한자 말을 직역하면 '가죽을 벗겨 새롭게 한다'라는 뜻이다. 우리나라 역대 정권들은 새로 집권하면 의례적으로 혁신을 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표명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기득권 저항이 가로막고 혁신 주체의 역량 미흡과 추동력 약화로 중도에 하차하는 사례를 우리는 보아왔다. 혁명보다 더 어렵고 가죽을 벗겨 새롭게 하는 것처럼 고통스러운 혁신이라는 길을 가겠다고 젊은 군수가 담대히 나섰다.
혁신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전체 공직자들이 혁신의 개념을 알아야 한다. 지난 노무현 정부 시절에 혁신을 추진하면서 발상 전환이라고 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사무실 명패를 뒤집어 거는 사례가 있었다. 최근에 영암군에서는 읍면장 책상을 직원 사무실로 옮겨 주민들과 소통 기회를 확대하고 읍·면장실을 주민들에게 돌려준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러한 사례는 무언가 바꾸어 보겠다는 혁신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지 혁신은 아니라고 본다. 화려한 말장난이나 보여주기식 혁신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전체 공직자들이 소관 업무에 대해 발상의 전환을 통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관행의 틀 안에 갇혀 있던 불합리와 비효율을 과감하게 깨트리려는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군민들이 혁신을 체감할 것이다.
영암군 혁신은 군수 한 사람의 의지와 노력으로 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군수가 강력한 카리스마로 이끌고 공직자들이 군수의 의지에 공감하고 함께 해야 성공할 수 있다. 원래 공무원 조직은 법규에 어긋나지 않고 반발이 없으면 새로운 시도를 하려 하지 않고 관행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보수적인 조직이다. 특히나 우리 영암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잃어버린 지난 8년 동안 공무원 조직이 복지부동의 늪에 빠져 식물조직이 되다시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조직에 어떠한 충격을 주어 혁신의 강을 건너게 할 것인지 우승희 군수의 고민이 여기에 있다고 본다.
세상 모든 일은 사람이 한다. 우승희 군수가 혁신을 성공시키기 위해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은 인사의 혁신이라고 말하고 싶다. 신임군수가 취임하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말처럼 신임군수의 군정 철학을 구현할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임에도 우승희 군수는 군정 조직진단을 통한 조직개편 후 내년 상반기 정기인사 시 자신의 구상이 담긴 인사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는데 식물조직 영암군을 취임 후 6개월 동안이나 그대로 방치하다시피 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중요한 인사를 보다 더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의지로 생각하고 기대를 해 본다.
지금까지 영암군 인사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능력과 업적보다는 군수 측근에서 배회하는 사람들이 득세했다. 그러다 보니 공직자들은 일보다는 줄서기에 나섰고 한직으로 밀려난 직원들은 일할 의욕을 잃고 자포자기 상태에 빠지는 상황에 이르기까지 했다. 이러한 인사 운영으로는 절대로 혁신을 이루어 낼 수 없다. 논공행상, 측근 인사는 이제 끝내야 한다. 혁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인사 관행을 과감하게 탈피해 능력 있고 일할 의욕이 있는 인재를 발굴해서 혁신의 최일선에 전면 배치해야 한다. 그리고 이들에게 일하고자 하는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젊은 군수가 의욕이 넘쳐 만기친람(萬機親覽)식으로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군수는 공직자들이 혁신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자리를 깔아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혁신의 성과를 낸 직원들에게 포상과 인사우대를 하고 전체 공직자들이 영암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더 높고 넓은 자기계발과 혁신 사고를 가질 수 있도록 보고 배울 수 있는 업무연찬 기회도 확대해 주어야 한다. 반면에 혁신대열에서 벗어나는 직원들은 따끔하게 질책도 하는 당근과 채찍을 병행해야 한다.
인사권은 군수의 고유권한이다. 그 고유권한을 잘못 행사했을 때 그 책임 또한 오롯이 군수의 몫이다. 젊고 의욕 있는 군수가 역대 어느 군수도 시도하지 않은 혁신의 아이콘을 제시하면서 어렵고 힘든 길을 가려고 한다. 온 군민이 큰 응원을 보내 그가 가고자 하는 혁신의 길이 성과를 거두어 영암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