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초교 수영부 '최고 명문' 반열 올린 김영진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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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초교 수영부 '최고 명문' 반열 올린 김영진 코치

"함께하려는 마음으로 동참해준 학부모와 인내하며 공부와 운동 병행한 아이들에 감사해요"

요즘 전국대회가 열릴 때마다 지역사회의 주목을 끄는 학교 스포츠 팀이 있다. 영암초교(교장 정미선) 수영부다.
가장 최근인 5월 27일부터 30일까지 울산 문수실내수영장에서 개최된 제52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는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하는 등 단연 돋보이는 성적을 냈다. 더욱 눈여겨볼 일은 선수 한명 한명의 기량이 일취월장하고 있는 점이다. 이 때문에 영암초교 수영부를 전국 최고 명문으로 만든 이가 누구냐에 군민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타고난 실력을 가진 선수도 있겠으나 옥석을 가려내 최고 선수로 만든 지도자가 어쩌면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영암교육지원청 소속 수영지도자 김영진 코치. 바로 영암초교 수영부를 전국 최고 명문 수영팀으로 만든 장본인이다. 지난 2016년부터 모교인 영암초교 수영부를 맡아 숱한 제자들을 길러내며 근래 들어서는 그야말로 전국대회를 휩쓸고 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수영을 시작했던 김 코치는 목포상고를 졸업했다. 고교시절 의도와는 달리 수영 아닌 수구를 하게 되면서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수영 선수의 꿈을 접어야 했다. 하지만 김 코치의 수영실력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 전국대회에 입상할 만큼 뛰어났다. 20세였던 2004년 대학(동강대 사회체육학과)에 다니며 영암초교 수영부 코치를 하게 된 것은 이런 이력 때문이었다.
이때 김 코치의 지도를 받은 장명훈(29), 오희지(26) 선수는 초등학교 시절 전국대회에서 금메달을 휩쓰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장명훈 선수는 꾸준히 성장해 전남체육중·고, 한국체육대학교를 졸업하고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오희지 선수 역시 전남체육중에 진학해 전국소년체전과 전국체전에서 메달을 획득했고, 현재는 올해 열리는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수구종목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출전을 준비 중이다. 김 코치의 지도력은 이처럼 일치감치 빛을 발했다.
그러나 김 코치의 지도자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계약직이어서 박봉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인 2010년 장흥군청에서 러브콜이 왔다. 조건은 무기계약직으로 수영장에서 일반동호인을 대상으로 강습을 하는 일이었다.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웠다. 결국 장흥군청으로 이직해 6년간 근무했다.
제자를 길러내는 지도자의 길을 걷고 싶었던 김 코치는 해남동초등학교가 수영부를 창단한다는 소식에 한걸음에 달려가 지원했다. 김 코치의 지도력을 이미 알고 있던 해남교육지원청이 이를 마다할리 없었다. 전라남도 대표 5명 선발, 전남도교육감기 수영대회 금메달, 전남학생종합체전 금메달 등 창단 6개월 만에 뚜렷한 성과를 냈다.
이곳저곳을 전전하던 김 코치가 모교인 영암초교 수영부를 다시 맡게 된 것은 2016년. 해남에서 지도자로 나름 자리를 잡고 있을 때 한 선배로부터 영암초교 수영부가 코치의 사직으로 해체위기에 놓였다는 소식을 접하고 앞뒤 생각 없이 영암초교 수영부로 복귀한 것이다.
돌고 돌아 모교에 안착한 김 코치의 지도력은 이때부터 진가를 발휘한다.
"돌아와 보니 6학년 졸업 예정인 아이들과 3학년인 윤지뿐이었어요. 막막했지만 윤지가 전국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 그나마 위안이었습니다. 또 국민체육센터 수영장이 만들어져 저녁에 수영교실을 운영해 선수들을 선발할 수 있었습니다."
한 명 한 명 다시 시작한 김 코치의 선수 발탁과 지도의 결과는 탁월했다. "시골의 작은 초등학교에서 어떻게 이런 성적을 거둘 수 있느냐"는 감탄사가 이어질 정도다.
실제로 최근대회만 보더라도 영암초교 수영부는 지난해 제47회 전남학생체육대회에서 금메달 14개, 은메달 4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해 종합1위에 올랐다. 올해 열린 전남소년체전에서는 금메달 14개, 은메달 2개를 획득해 종합 1위는 물론 전국소년체전에 출전하는 전남대표로 8명이 선발되는 등 기염을 토했다.
현재 전남초등부 1위를 지키고 있는 영암초교 수영부는 올해 전국대회에서도 맹활약했다. 제주 한라배 전국수영대회에서 금메달 5개, 동메달 4개를 획득했다. 전국소년체전에서는 영50m와 100m에 출전한 4학년 문승유 선수가 2관왕을 차지했고, 6학년 문강우 선수가 은메달, 4학년 김윤성 선수가 동메달을 차지했다. 수영 관계자들이 "50m도 아니고 겨우 풀장 수준인 25m 수영장에서 훈련한 아이들이 어떻게 그런 성적을 낼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감탄해마지 않는 성적이다.
"훈련시간이 끝났는데도 떠나지 않고 아이들과 함께 개인운동도 해주시는 등 함께하려는 마음으로 동참해준 학부모들과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기에는 사실 많은 어려움이 있는데도 잘 따라와 준 아이들 덕분에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간의 탁월한 성적을 학부모와 아이들에게 그 공을 돌린 김 코치는 끝까지 제자들을 걱정한다.
"수영하는 아이들에게 진학이 매우 중요합니다. 운동을 위해서 꼭 전남체육중·고를 가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반계 중·고교도 가능하고, 예를 들면 육상은 전남체육중·고, 수구는 강원체고나 경기체고 등 각 종목에 맞게 자신의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곳으로 진학해 큰 꿈을 꼭 이뤘으면 합니다."
이승범 기자 stonetig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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