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은 올해 '저품위 무화과 수매(시장격리) 지원사업'을 위해 총사업비 1억5천만원을 확보, 1㎏ 당 1천500원씩 모두 125톤의 저품위 무화과 수매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수매대상 무화과는 전 품종의 총채무화과(1억3천만원)와 상품성이 없는 끝물 무화과(가공용 수매 2천만원)다.
수매에는 영암지역에서 무화과를 생산하고 있는 농업경영체 등록 농업(법)인이 참여할 수 있으며, 수매는 공휴일인 8월 15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9시부터 오후3시까지 이뤄진다.
군은 마을별 출하시차제를 적용해 농업인의 대기 시간도 줄여주기로 했다.
또 수매된 저품위 무화과는 수도사업소 대불하수처리장의 미생물 원료로 재활용된다.
군은 오는 9월 농가 수요조사를 거쳐 끝물 무화과도 수매해 비누, 막걸리 등 가공품 개발도 이어갈 계획이다.
8일 저품위 무화과 수매장인 대불하수처리장을 찾은 우승희 군수는 "저품위 무화과의 시장 유통을 막고, 고품질 무화과의 시장 출시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며 "이번 수매를 포함해서 무화과 주산지 영암의 명성을 이어 나가면서 농업인의 소득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저품위 무화과 수매에 대해서는 당초 취지가 변질된데다, 지자체가 병과(病果)를 수매하는 사례가 과수작목 중 영암의 무화과가 거의 유일하다는 비판 속에, 오히려 관련 예산을 근본 문제인 총채벌레 퇴치에 투자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로 저품위 무화과 수매는 2016년 시작 당시에는 병과를 논·밭두렁에 방치해 충이나 균이 다시 3단, 4단으로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한 '병과 처리비용' 지원 차원이었다. 그러나 점차 총채벌레 피해농가들의 소득을 보전해주거나 가격하락을 막기 위한 '병과 수매비용'으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로 군도 올해 1억5천만원을 투입해 시작한 저품위 무화과 수매의 취지에 대해 "저품위 무화과의 시장 유통을 막아 무화과 고품질화를 촉진함으로써 소비자 신뢰도를 제고해 무화과 주산지의 명성을 지키고, 농업인의 소득증대를 돕는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저품위 무화과 수매는 삼호읍을 중심으로 한 영암 무화과 재배농가들의 현실 안주(?)를 부추겨 오히려 무화과 주산지의 지위를 점점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총채벌레 피해를 입은 저품위 무화과는 물론이고 상품성이 떨어지는 끝물 무화과까지 군민혈세를 들여 수매해주다보니 농업인들 스스로 상품성을 높이고 총채벌레 피해를 줄이기 위한 신품종 개발 및 재배기술 개발 노력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이로 인해 지리적표시제 제43호로까지 등록된 영암 무화과는 인근 해남군과 신안군, 경남 남해군 등지까지 재배가 확대되면서 최근들어 그 생산비중이 40%대로 추락, 무화과 주산지 영암군의 위상마저 위협받는 지경이다.
따라서 2017년 1억3천500만원, 2018년 2억3천690만원, 2019년 2억3천698만원을 각각 투입하는 등 해마다 수억원에 이르는 병과수매 예산을 총채벌레 퇴치와 품종개발 등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점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