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여중·고 측의 주장대로 여론조사는 문구 하나, 토씨 하나, 문구 순서 배열 등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여론의 향배가 달라질 수 있는 매우 민감한 활동이다. 또 조사 기한, 대상, 방식, 문구 등은 논의 기구에서 정한대로 시행되어야 마땅했다. 하지만 여론조사를 진행한 영암교육청은 여론조사기관에 준 '과업지시서'에 명시된 정해진 응답률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조사 기간을 연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여론조사의 주체인 '영암읍 중·고 교육력 강화 분과위원회'의 논의를 거쳤어야 함에도 이를 생략했다. 영암읍 중·고교 통합문제는 지역사회 최대현안임에도 이에 대한 여론을 조사하기 위한 설문지는 도무지 무성의하고 허접하기까지 했다. 도대체 학부모 등 지역민들이나 지역사회 열망을 제대로 아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영암교육지원청은 11월 20일께 영암읍 중·고 교육력 강화 분과위원회를 열어 향후 추진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라 한다. 영암읍 중·고교 교육경쟁력 강화를 위한 교육 주체 대상 여론조사 결과 영암읍 중·고교 통합에 찬성하는 비율은 69.2%, 필요하다는 비율은 68.9%에 달한 만큼 당연히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 하지만 통합 방향에 있어서는 양 당사자 중 어느 일방에 희생을 강요하는 방식이어선 안 된다. 여론조사 기간을 연장한 설문조사 결과 중·고교 모두 '공립으로 통합'이라는 결과만을 내놓은 이번 조사결과는 이점에서 불충분한 자료다. 어떤 통합의 방법이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낼지 위원들이 여러 가지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중·고교 통합과 관련해 좋지 못한 풍문이 떠돌고 있는 김광수 영암교육장도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중·고교 통합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하면 영암교육의 미래는 없기 때문이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