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 ‘모방’ 로컬 창업 모델?… 유행 속 엇갈린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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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군 ‘모방’ 로컬 창업 모델?… 유행 속 엇갈린 명암

영암군민신문 이병영 대표이사
 인구 6만이 붕괴된 영암군이 인구 유출을 피하지 못해 지역 소멸에 대한 우려가 바로 눈앞에 두고 있는 현실에 새로운 로컬 창업 모델로 상황을 반전시켜보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프로젝트가 있다.

 군이 방치된 정부양곡창고를 리모델링 해 수제맥주 제조공간으로 활용한 청년 교류 공간을 만들어 영암읍 특화 음식거리와 영암읍성, 달맞이공원 등과 연결해 지역의 다채로운 축제.행사를 통해 지역경제 활력 제고의 새로운 로컬 창업 모델로 반전시켜보겠다는 것이다.

 허나 지역 특색을 살리지 못한 새로운 로컬 창업모델이 축제 현장을 ‘잔치’가 아닌 ‘장터’로 변질시킬수 있는 우려가 있다. 군이 일부 타 지자체에서 이미 실시하고 있는 사업을 모방하는 사업으로 비추어지고 있어 지역주민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이유는 프로젝트 개발과정에 지역주민의 의견수렴 없이 용역에만 의존하면서 지역 여건에 대한 면밀한 고려 없이 ‘남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의 모방 행정이 군수의 치적 과시용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그동안 수제맥주 시장을 키워왔던 MZ세대가 위스키와 탄산수를 섞어 마시는 하이볼 트렌드로 변하고 있는 현실에 사업의 타당성 등을 면밀하게 검토하지 않고 용역에만 의존한 체 의욕만 앞서 일을 벌이는 것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대목이다.

 군이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수제맥주 사업이 지역 혈세만 축내는 애물단지로 전락할지 지역 관광상품의 효자 상품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민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에 주목하길 바란다.

 젊은 층 사이에 주류 트렌드가 계속 변하는 현실에 영암군이 혈세 20여억 원의 거액을 투입하여 야심차게 출발한 사업이 ‘김 빠진’ 주류 시장 트렌드 변화에 실패할 경우 혈세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영암군이 지역경제 활력의 새로운 로컬 창업 모델이 지역의 특성이나 장점을 활용하여 그 지역만의 성공모델을 만들기보다는 지역의 특수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타지역의 성공사례를 단순 모방한 전시 행정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영암군이 타 지자체의 잘 되는 축제를 모방하는 것보다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직접 관광산업의 주체가 되어 지역 고유의 특색을 지닌 관광개발이 무엇보다 더 중요한 시점이다.

 이처럼 수제맥주의 힘든 긴 여정이 우리에게 한 가지 중요한 교훈을 남기고 있다. 군이 관광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영암 월출산의 테마자원을 발굴해 대규모 관광단지 조성 등을 통해 외래관광객 눈높이에 맞게 독자적이고 차별화된 발전 전략을 찾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군은 인근 대도시와 달리 지역관광의 경쟁력이 도시 인프라, 관광자원, 관광시설 등이 빈약한 현실에 문화 관광자원이 풍부한 국립공원 월출산 권역을 중심으로 생태 체험.숙박시설 유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 투자가 동시에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민간 투자 유치가 절실하다.

 이런 의미에서 영암군이 추진한 수제맥주가 월출산의 자연, 문화, 예술 등 지역적 특성을 활용하여 차별화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해 영암을 방문한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앞으로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군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재정자립도와 지방교부세가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 지방소멸, 지역경제 활성화 명목으로 지원하는 교부금과 주민혈세로 추진되는 수제맥주 산업이 관광객 유치 증대를 위한 마중물 역할에 대한 기대를 냉정한 고민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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