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나주 배 과수농가의 40% 규모가 흑성병이 번졌고, 영암 배 농가에서도 흑성병 피해가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발생 지역은 영암 배 농가들이 밀집해 있는 신북면, 시종면, 덕진면 일대다.
검은별무늬병으로 불리는 흑성병은 사과·배·고구마 등 농작물의 어린잎과 줄기, 과실에 검은색 무늬가 번져나가는 병이다.
흑성병 균은 과수원에 잠복해 있다가 비가 내리면 활동하며 발생한다. 5월 적절한 방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봉지씌우기 이후 7월까지 발병할 수 있다.
흑성병에 걸린 배는 검은 무늬가 생겨 상품 가치가 크게 떨어진다. 문제는 흑성병이 농작물재해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피해 구제 방안이 없어 농가의 손해가 막심하다는 것이다.
영암군은 올해 배꽃이 만개한 4월 10일 이후 6일간 비가 왔고, 평년 대비 2℃ 상승한 15℃를 기록해 흑성병 발생 및 확산 조건이 형성됐다고 판단해 농가에 철저한 방제를 당부했었다.
군 관계자는 “배나무의 경우 가장 흔한 병이 흑성병이기 때문에 3~4월 개화기 때부터 약제방제를 하는데 올 봄에 유독 비가 많이 내려 배나무가 습기를 머금고 있어 흑성병이 발병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여러 언론사를 통해 피해규모가 130㏊로 알려져 있는데 현장에서 확인한 바로는 많이 잡아야 30㏊ 정도로 예년 2~3% 피해규모에 비해 조금 늘어난 수치로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며 “흑성병은 기온이 높아지면 잦아지기 때문에 현재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한편, 농민들은 과실 감싸기 등으로 병해충 예방에 나서고 있지만 해마다 심해지는 이상기후 현상으로 발병을 막을 방도가 없다고 병해충 보험으로 피해를 구제해줄 것을 토로하고 나섰다.
이에 전남도 관계자는 “최근 이상기후로 농작물 피해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어 농작물재해보험제도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에 농작물재해 보험 적용 대상 추가 건의를 논의 중이다”고 전했다.
박서정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