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 활용 문화뉴딜사업이 ‘썰매장’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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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출산 활용 문화뉴딜사업이 ‘썰매장’이라니

‘월출산 스테이션 F 조성사업’이 결국 사계절 썰매장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대폭 축소되어 추진된다 한다. 원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관광 트렌드의 변화에 대응한 영암군의 새 관광콘텐츠’이자 ‘국립공원 월출산의 관광자원을 활용한 문화뉴딜사업’으로 기획됐다. 월출산 천황사 지구 인공암벽경기장에서 대동저수지 일원까지 총 7㎞ 구간에 4개 체험형 거점관광지를 조성하고, 이들을 짚 라인, 모노레일, 세그웨이(segway), 전기자전거 등으로 연결하는 대형 프로젝트였다. 민선7기 때인 2020년 군정핵심시책으로 선정되었을 당시 김기천 영암군의원조차도 “국립공원 월출산이 가진 역동성과 최근 관광·레저의 트렌드인 웰빙 또는 휴식 등의 개념이 합쳐진 새로운 관광콘텐츠 확충”이라고 호평했던 사업이다. 하지만 영암군이 최종 확정해 추진하겠다고 밝힌 사업내용을 보니 전국 각지 흔하디흔한 썰매장 사업으로 변질된 것이다.

우리는 월출산 스테이션 F 조성사업이 ‘제2의 바둑테마파크조성사업’이나 다름없다고 본다. 사업 자체가 백지화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당초 계획 당시 사업 내용이나 취지는 아예 찾아볼 수 없어서다. 그럼에도 사업을 추진하려는 이유는 도비 지원금인 전환사업비의 내년 한시지원 만료와 이미 투입된 막대한 실시설계비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더구나 이는 월출산의 최고 비경을 간직한 천황사 지구에 과연 사계절 썰매장이 꼭 필요한 사업인지조차 따질 여력이 없게 만들고 있다. 이래서는 월출산 관광자원을 활용한 문화뉴딜사업이기는커녕 애물단지를 만드는 사업이 될 공산이 크다. 영암군은 월출산 스테이션 F 조성사업이 왜 파행과 차질을 거듭했는지 곰곰이 복기해야 한다. 군정책임자의 능력부재 때문인지, 담당공직자의 업무태만 또는 독선 때문인지 제대로 따져봐야 한다.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인공암벽경기장을 허물고 이 자리에 사계절 썰매장을 조성하고, 바로 옆에 열기구 체험시설을 갖추는 이번 사업은 영암군이 직접 사업을 시행한 뒤 시설물 운영은 민간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가까이는 국민여가캠핑장이 그렇고, 전국적으로도 산재한 유사 시설들이 관리에 막대한 예산과 인력이 소요되면서 적절한 관리방안을 찾지 못해 방치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점에서 참으로 답답한 사업추진방식이 아닐 수 없다. 도입시설 찾느라 행정력을 다 쏟았다고 하나 실적은 보이지 않는다. 정작 중요한 것은 민간자본을 유치하는 방안 등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인데도 이에 대해선 고민한 흔적도 없다. 계획된 기간 내 사업을 완료하는 일보다도 시설을 어떻게 제대로 운영할지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제발 명심하길 바란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키워드 : 문화뉴딜사업 | 영암군 | 월출산 스테이션 F 조성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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