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월출산 스테이션 F 조성사업이 ‘제2의 바둑테마파크조성사업’이나 다름없다고 본다. 사업 자체가 백지화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당초 계획 당시 사업 내용이나 취지는 아예 찾아볼 수 없어서다. 그럼에도 사업을 추진하려는 이유는 도비 지원금인 전환사업비의 내년 한시지원 만료와 이미 투입된 막대한 실시설계비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더구나 이는 월출산의 최고 비경을 간직한 천황사 지구에 과연 사계절 썰매장이 꼭 필요한 사업인지조차 따질 여력이 없게 만들고 있다. 이래서는 월출산 관광자원을 활용한 문화뉴딜사업이기는커녕 애물단지를 만드는 사업이 될 공산이 크다. 영암군은 월출산 스테이션 F 조성사업이 왜 파행과 차질을 거듭했는지 곰곰이 복기해야 한다. 군정책임자의 능력부재 때문인지, 담당공직자의 업무태만 또는 독선 때문인지 제대로 따져봐야 한다.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인공암벽경기장을 허물고 이 자리에 사계절 썰매장을 조성하고, 바로 옆에 열기구 체험시설을 갖추는 이번 사업은 영암군이 직접 사업을 시행한 뒤 시설물 운영은 민간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가까이는 국민여가캠핑장이 그렇고, 전국적으로도 산재한 유사 시설들이 관리에 막대한 예산과 인력이 소요되면서 적절한 관리방안을 찾지 못해 방치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점에서 참으로 답답한 사업추진방식이 아닐 수 없다. 도입시설 찾느라 행정력을 다 쏟았다고 하나 실적은 보이지 않는다. 정작 중요한 것은 민간자본을 유치하는 방안 등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인데도 이에 대해선 고민한 흔적도 없다. 계획된 기간 내 사업을 완료하는 일보다도 시설을 어떻게 제대로 운영할지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제발 명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