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막걸리’ 웰빙 바람타고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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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무화과막걸리’ 웰빙 바람타고 뜬다

삼호주조장 이부송 대표

최근 웰빙 바람을 타고 막걸리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탁주 제조업체들이 쇄락의 길을 걷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전통주 ‘막걸리 붐’은 반갑지 않을 수 없다. 이 가운데 우리지역 특산물인 무화과를 접목한 ‘무화과 막걸리’ 생산으로 적잖은 화제가 되고있는 주조장이 있다. 삼호읍 용앙리에 소재한 삼호주조장(대표 이부송)이다.
무화과를 발효시킨 탁주, ‘무화과 막걸리’, ‘무화과 동동주’가 최근 꾸준히 인기가 오르는 등 지역 전통주 개발의 청신호와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 등 부가가치를 기대해 볼수 있지만, 반면 주세법에 의한 시중판매의 어려움 등이 대량생산과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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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통으로 빚은 ‘도갓집 막걸리’
4년전 무화과막걸리 개발 지속 생산
생막걸리 규제 완화… 넘어야할 산

수십 차례 시행착오… 무화과탁주 개발
삼호읍 용앙리 1백여평 남짓한 작은 주조장 내 자동 병주입기가 잠시 바쁘게 돌아갔다. 지난달 새로 도입한 자동화시스템이다. 오전 8시부터 체 한시간도 걸리지 않아 그날 예상 판매량인 막걸리 40박스(약 1톤) 생산이 완료됐다.


여느 주조장처럼 종업인이라고는 단 3명 뿐. 대표 이부송(72)씨와 부인 서초자(67)씨, 그리고 막내아들 이현진(30)씨 등 세 가족이 운영하는 가내 주조장이다.

대표 이부송씨는 40여년을 한결같이 탁주 제조에 매달려 온 전문가. 2006년 처음으로 무화과막걸리를 개발, 지금까지 소규모지만 꾸준히 생산을 해오면서 입소문을 통해 무화과 막걸리 명성을 얻어가고 있다.
각종 행사와 축제 때 사회단체 등의 주문으로 소량 납품하고 있지만 무화과 막걸리를 찾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

이 대표는 4년전 국순당이 주관한 전통주 제조교육에 참가하면서 무화과막걸리를 착안했다. 수십차례 시행착오를 거쳤고, 칼슘과 철분, 각종 미네랄이 풍부한 무화과를 탁주와 결합시켜 독특한 향과 맛을 살리는데 성공했다.

현재 지역의 각종 행사와 축제 때 영암군생활개선회 등 단체의 주문을 받아 ‘무화과 동동주’로 소량 납품하고 있다. 아직은 소량 주문생산만 해오고 있지만, 이 대표는 향후 시설 확충과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해 무화과막걸리를 지역의 대표적인 전통주로 자리매김 시키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있다.

장인정신으로 전통 탁주 명맥 유지
신안군 도초에서 주조장을 운영했던 이 대표가 영암에 자리잡은 지는 6년전이다. 78~80년대 막걸리의 전성기와 90~2000년대 초 막걸리의 쇄락을 모두 경험했던 이 대표다.

“그 작은 섬에서 하루에 30말씩을 팔던 때가 있었지요. 농촌 뿐만아니라 어촌의 인구 감소,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막걸리 소비가 감소하고…, 탁주업체들이 모두 나락의 길을 걷게 됐어요”

그는 투철한 장인정신으로 우직하게 막걸리 담그는 일에 한평생을 바쳤다. 잘 나가던 시절 1979년 광주·전남·북 시주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면서 탁주에 대해서 만큼은 노하우와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신안 도초에서 희비를 모두 겪고 6년전 삼호읍에 새 주조장을 세운 후 매년 매출이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웰빙 바람을 타고 다시 전통탁주 막걸리를 찾는 이들이 부쩍 늘고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러한 추세를 좇아 순수 국내산 쌀로 빚은 무화과막걸리 생산에 전념하고, ‘도갓집 무화과막걸리’라는 상표등록을 출원할 예정이다. 또 ‘생쌀막걸리(무증자 막걸리)’를 개발하고 있어 곧 시중에 선보일 계획이다.

또 올해 이 대표에게는 행운도 따랐다. 농식품부가 쌀 소비대책으로 추진하는 2009년산 햅쌀로 빚은 쌀막걸리 제조 지원사업에 선정돼 12월부터 햅쌀로 빚은 쌀막걸리를 생산하게 된다. 전남도의 추천으로 농식품부가 지원하는 전국 98개 주조장에 선정된 것이다.

묵묵히 장인정신으로 탁주를 빚어온 이 대표가 또 한번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앞으로의 수요에 대비해 지난달 말 1억여원을 투자해 탁주병 주입기 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하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주세법이 걸림돌… 대량생산 못해
새로 도입한 자동화시스템은 최대 1분에 50~60병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이지만 아직 막걸리 수요가 그에 미치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 특히 무화과막걸리는 주세법에 발목이 잡혀 일반판매를 하지못해, 대량생산을 할수가 없다.

현행법상 생막걸리에 과일을 첨가할 경우 ‘기타재제주’로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기타재제주일 경우 세율이 높아져 탁주로서 경쟁력이 없다. 막걸리는 세율이 5%인 반면, 기타재제주는 새율이 30%이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

또 과일을 첨가할 경우 ‘멸균 막걸리’로 판매할 수는 있지만, 멸균처리 시설을 갖추는 데에만 수억원의 설비비가 투자되기 때문에 영세한 업체로서는 이 또한 엄두를 못내고 있는 것.

게다가 무화과막걸리의 연중 생산을 위해서는 무화과 생과의 냉동보관 시설도 이 대표가 해결해야 할 과제중 하나다.

이 대표는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무화과막걸리가 주세법에 판로가 막혀 대량생산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며 “과일을 첨가한 생막걸리의 일반판매가 허용된다면 무화과막걸리의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내년 주세법 개정에 큰 기대
이처럼 지역 특성을 살릴수 있는 전통주 개발과 판매를 위해 생막걸리의 규제 완화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 대표는 내년 주세법 개정으로 과일첨가 생막걸리의 일반판매가 허용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향후 무화과막걸리의 수요 증가와 경쟁력을 예견하고 “더욱 연구·개발에 매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대표는 또 “타지역에서 생산되는 막걸리가 영암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반면, 영암에서 생산되는 막걸리는 타지역에 진출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며 “무화과막걸리를 지역 특산물로 개발해 영암의 탁주업계가 살아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변중섭 기자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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