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산조는 영암 출신의 악성 김창조 선생이 그 틀을 짰다. 또 이를 가장 원형에 가깝게 보존해온 ‘김죽파류’ 역시 영암에 그 뿌리가 있다. 양승희 선생이 철저한 고증을 거쳐 만방에 선포한 ‘가야금산조의 본향 영암’은 이번 기념관 개관으로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운 일이 됐다. 개관 초기라 기념관 내 전시자료들이 다소 부족하고, 학술적 고증작업 역시 보완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최초의 음악기념관인 가야금산조기념관이 영암에 들어선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이 우리의 주장이다.
우리는 특히 가야금산조기념관의 위상은 이제부터 영암군과 군민들이 가꿔가야 할 일로 보았다. 이를 위해 네 가지 제안도 했다. 하지만 가장 우려되는 일은 가야금산조기념관의 위상을 우리 스스로 깎아내리는 어리석음이다. 더구나 그런 잘못은 벌써 시작된 느낌이다. 적어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참석했어야 마땅한 개관식에 정부 관계자는 단 한사람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3선의 임기를 다 마쳐가는 전남도지사는 물론이고, 다수가 모이는 지역행사라면 빠지지 않던 지역 국회의원도 보이질 않았다. 무슨 다른 급한 용무가 있었는지, 축전으로 대신할 지역행사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세계적인 문화시설의 개관식을 ‘동네잔치’로 전락시킨 영암군의 책임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가야금산조의 본향은 기념관을 지어 가야금 몇 점 전시하면 찾아질 일이 아니다. 국비를 비롯해 엄청난 예산을 투입했으면 그만한 관리책임도 뒤따라야 한다. ‘기찬랜드 내 가야금테마공원’이라는 표현도 생각해볼 일이다. 가야금산조테마공원이 주가 되어야 마땅하다.
가야금산조기념관을 세계적인 문화시설로 가꾸는 일은 이런데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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