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손녀
검색 입력폼
 
오피니언

외손녀

이진
前)영암군 신북면장
前)전라남도 노인복지과장
前)완도부군수
40년에 이르는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지난해 퇴직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퇴직이후 생활에 대해 염려를 하면서 무엇을 할 것인가 물어왔다. 그때마다 나는 이제 모든 짐을 다 내려놓고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면서 편안하게 인생의 새로운 삶을 살아가겠노라고 자신있게 이야기해왔다. 실제 퇴직 이후의 생활은 편안하기 이를데 없다.
그동안 항상 마음을 짓누르던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도 없고 날마다 정해진 시간과 일정에 얽메이지 않아도 되는 나만의 자유분방한 생활을 하면서 그동안 자주 만나지 못한 지인들도 만나 막걸리도 한잔씩 나누고 하지 못했던 여행도 하고 책도 많이 읽을 수 있어 참으로 자유스럽고 편하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데는 단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유년기부터 청년기 까지는 자신의 인생성공을 위해 열심히 학업을 연마하고 재능을 키우는 준비단계이고 중장년기는 그동안 준비한 실력과 재능을 꽃피우면서 자신이 하는 일에 열정을 바쳐 가족과 직장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단계이고 퇴직이후 노후단계는 살아온 삶을 되돌아 보고 인생의 여유로움을 즐기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인생의 노후단계에 들어선 나에게 퇴직이후 생활중 가장 의미있고 즐거운 시간은 외소년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손주가 자식보다 예쁘다는 말을 들어왔는데 실제로 필자가 외손녀를 얻고 보니 이 세상에서 이보다 더 예쁘고 귀여운 생명체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아이들이야 다 귀엽고 예쁘지만 필자는 만나는 사람마다 우리 외손녀가 이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고 농담삼아 자랑도 한다. 이제 아장 아장 걸으면서 벙긋 벙긋 웃은 모습이나 조용하게 쎄근 쎄근 자고 있는 모습을 보노라면 마치 천사를 보는 느낌이다.
하루가 다르게 건강하게 자라고 지능을 깨쳐가는 외손녀의 모습을 보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게 지나가고 외손녀에 대한 정이 갈수록 깊어진다. 왜 이렇게 외손녀가 예쁜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종족보존 본능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체는 모두가 종족보존 본능을 갖고 있고 그 삶이 종족보존에 맞추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하는데 필자가 손녀를 얻고 보니 인간의 내면에 잠재한 종족보존본능이 얼마나 치열하고 혈육의 정이 얼마나 깊은 것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세상에 태어난 모든 아이들이 가족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성장한다는 것은 축복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모든 아이들이 사랑과 축복을 받고 자라는 것은 아니다. 어려운 경제적 형편 때문에 또는 여러 가지 사정에 의해 가족이 해체되고 부모와 헤어져 살아야 하는 결손가정 아이들이 우리 주변에는 많이 있다. 우리 아이가 귀엽고 예쁜만큼 이 세상의 결손가정 아이들도 사랑과 축복속에서 건강하게 자라도록 관심을 갖는것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책임과 의무라고 생각한다.
요즘 저출산이 사회적 국가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출산율을 보면 1.18명이라고 한다. 우리나라가 현재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가정에서 평균 2.1명을 낳아야 하는데 출산율이 1.18명에 불과해 이대로 간다면 2050년에는 우리나라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선다고 하니 안타까운 일이다. 아이를 낳게 되면 국가적 과제인 출산율도 높아지고 부모님들에게 손자 손녀를 안겨 드리는 큰 효도도 할 수 있으니 알마나 좋은 일인가 요즘 젊은이들에게 빨리 결혼해서 천사같이 예쁜 아이들을 낳아 부모님들에게 기쁨을 듬뿍 안겨 드리도록 권하고 싶다.
외손녀를 키우다 보니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가 생각난다. 우리가 손녀를 귀여워 하는 것 처럼 그 분들도 우리를 귀엽게 여기고 사랑을 쏟으셨으리라 생각을 하니 새삼 그분들에 대한 고마움과 함께 그 사랑에 보답을 다 하지 못한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내 인생 후반기 외손녀가 있어서 날마다 즐겁고 행복하고 삶의 의미를 새롭게 느끼는 것 같다. 오늘도 외손녀가 벙긋 벙긋 웃으면서 초인종을 누르고 올 시간이 기다려진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오늘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