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고속철도Ⅱ
검색 입력폼
 
보류

호남고속철도Ⅱ

1950년대 초반까지는 최고속도 100km/h 이상이면 고속철도라 했다 한다. 당시 과학기술로는 레일 위를 달리는 열차 최고속도 한계가 160km/h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 바퀴식 철도의 최고속도는 350km/h 이상이다. 따라서 현재 고속철도의 개념은 최고속도 200km/h 이상으로 달리는 열차로 바뀌었다. 우리의 '철도건설법'에도 고속철도는 "열차가 주요구간을 시속 200km 이상으로 주행하는 철도로, 국토해양부장관이 그 노선을 지정 고시하는 철도를 말한다"고 되어 있다.
세계 최초의 고속철도는 일본의 신칸센(新幹線)이다. 1964년에 개통됐다. 이어 프랑스의 테제베(TGV)와 이탈리아의 트랜이탈리아(ETR)가 1981년, 독일의 ICE(Inter City Express)가 1988년, 스페인의 아베(AVE)가 1992년 각각 개통됐다. 우리나라에서 고속철도(KTX)는 경부선에 프랑스 알스톰사의 TGV가 2004년4월부터 달리기 시작했다. 2010년3월부터는 국산기술로 제작한 KTX 산천이 영업운행을 시작했고, 현재는 KTX와 KTX 산천 두 가지의 고속철도가 운행 중에 있다.
호남선에도 고속철도가 달리게 됐다. 충북 오송~광주 송정 구간(182.3㎞)이 개통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2시간39분이 소요되던 서울~광주 운행시간이 1시간33분으로 66분 단축된다. 적어도 이론상으로는 서울에 직장을 두고 광주에서 출퇴근이 가능해진다. 호남고속철도 기존 노선은 서울 용산에서 오송을 거쳐 서대전을 경유해 광주송정까지 216㎞에 달했다. 서대전~익산 구간은 고속주행이 불가능해 서울 용산에서 광주송정까지 2시간39분이 소요됐다. 이번에 건설된 새로운 노선은 경부고속철도 선로를 이용하다 오송에서 갈라져 공주역으로 바로 연결된다.
오송~광주송정 구간에는 5개역이 신설되거나 개량됐다. 2010년 경부고속철도 역사로 개통된 오송역은 개량공사를 거쳐 호남고속철도 분기역으로 탈바꿈했다. 공주, 익산, 정읍, 광주송정역 등 4개역이 새로 건설됐다. 호남고속철도 노선에는 최첨단 고속열차가 신규 투입된다고 한다. 이 철도는 주요 부품의 국산화율이 90%에 달하는 순수 국산열차로, 운전제어기, 제동제어기, 차상신호표시장치, 계기용변류기 등 핵심 부품을 국산화했다고 한다. 요금은 아직 미정이나 4만원쯤 될 모양이다.
하지만 호남선 복선화가 그랬듯 호남고속철도 개통도 우여곡절의 연속이다. 개통을 앞두고 뜬금없이 대전시가 서대전역 경유를 주장하고, 정부는 수요를 의식해 슬그머니 이에 편승하려다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서대전을 경유하면 앞서 설명한대로 고속철이 아닌 '저속철'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논란 때문인지 개통도 당초 3월에서 4월로 미뤄졌다.
호남고속철도의 개통은 생활의 편리함을 선사할게 분명하다. 하지만 걱정거리도 많다. 우선 광주에서 서울까지 소요시간이 93분으로 단축되면서 인구 유출이 심화되고, 제조업과 도소매업체 수가 줄어드는 등 ‘수도권 블랙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경부고속철도 개통에서도 이미 확인된 바도 있다. 이른바 ‘수도권 빨대효과’다. 특히 광주·전남의 경우 경제여건은 물론 교육, 문화, 의료 등 사회 전반의 기반이 다른 지역에 비해 열악한 점을 감안한다면 그 효과는 기대보다 훨씬 심각할 수 있다.
광주역까지 연장해야 한다는 요구가 또 나오고 있다는 것도 걱정이다. 고속철도 개통을 눈앞에 둔 지금에야 광주공항의 민항 및 군용시설 모두를 전남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점은 만시지탄이다. 광주역까지 연장보다도 광주 송정∼목포구간까지 완전한 호남고속철도 개통을 앞당기는 일이 더 절실하다. 호남고속철도 개통으로 광주공항은 더 이상 필요 없는 시설로 전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호남고속철도 건설사업 당시 이미 예견됐던 일이기도 하다. 그동안 광주시장 등을 역임하며 광주공항의 존치를 주장했던 이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참 궁금하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오늘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