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봉고분 전방후원분 축조 비밀 밝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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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봉고분 전방후원분 축조 비밀 밝혀져

대한문화재연구원, 3차 발굴 통해 축조과정·토목기술 규명

시종면 태간리 자라봉고분은 고분의 경계시설이라고 할 수 있는 설계선을 먼저 구획한 다음에 점토로 바닥을 다진 것으로 밝혀졌다. 또 설계선은 무덤 주변을 따라 돌린 도랑 같은 시설인 주구(周溝)와 그 중간에서 확인되는 기둥 구멍으로 이뤄져있으며, 이 같은 기초 위에 시신을 매장하는 공간인 원형 봉분을 먼저 만들고 그 뒤에 전면 사각형 단을 조성한 것으로 드러났다.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재)대한문화재연구원(원장 이영철)은 4월15일 오후 시종면 태간리 자라봉 고분 발굴조사 현장에서 학술자문회의와 함께 발굴현장을 공개하고 이처럼 밝혔다.대한문화재연구원은 영암군의 지원을 받아 지난 3월9일부터 태간리 자라봉고분에 대한 3차 발굴조사를 진행했다. 특히 이번 조사는 철저히 전방후원분을 어떤 순서로, 어떤 토목기술을 동원해 만들었는지를 밝히는데 주력했으며, 이를 통해 고분을 완성해간 축조과정과 토목기술의 내용이 명확하게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6세기 무렵 영산강유역을 중심으로 한 시종면 일대에는 왜색(倭色)이 짙은 전방후원분(前方後圓墳)이라는 독특한 양식의 무덤이 등장한다. 시신을 묻는 공간인 봉분(封墳)은 원형으로 만들고 그 앞쪽에는 방형 단을 조성해 앞은 모나고 뒤는 둥근 무
덤이라는 뜻이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열쇠구멍처럼 생기기도 했고, 악기 장고를 닮았다 해서 장고형고분이라고도 부른다. 이는 특히 고대 일본의 고분시대에 흔했던 고분이 6세기 무렵이라는 특정한 시기에, 특정한 지역에만 등장한다는 점에서 한일 고고학계가 비상한 관심을 갖고 있다.
연구원은 자라봉고분의 축조공정이 그동안 발굴조사가 이뤄진 호남지방 전방후원분 가운데 광주 명화동, 광주 월계동 1호분, 함평 신덕, 해남 용두리 전방후원분 등과는 상반된다고 밝혔다. 반면에 일본 열도 전방후원분 중 기후(岐阜)현 조비산(象鼻山) 1호분, 아이미(愛知)현 오스후타고야마(大須二子山) 고분, 오사카부 구라즈카(藏塚古墳) 등과 축조기법이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또 봉분이 있는 후원부(後圓部)를 축조한 과정은 바깥을 따라 도넛 모양의 흙 둔덕을 쌓고 내부를 일정 구간으로 나눠 채워 나가는 방식으로 쌓아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이어 분할된 부분 중에서도 북동쪽 지점을 기준으로 감아 쌓아 올리는 방법으로 1차 분구(墳丘. 봉분)를 완성했다. 분할된 어떤 부분에서는 작업로가 확인되기도 했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연구원은 이런 고분에 시신을 매장한 시점은 1차로 분구를 완성한 다음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미 완성한 분구를 다시 파내고 돌로 쌓은 무덤방인 석실(石室)을 만든 다음 시신을 안치하고는 다시 분구를 손본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또 고분을 만든 시기는 다른 한반도 전방후원분과 마찬가지로 6세기를 전후한 시점으로 파악됐다.
연구원은 이날 발굴현장 공개를 통해 봉분 정상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생활용 토기 2점을 맞대어 눕혀 시신을 매장한 이른바 합구식 옹관(合口式瓮棺)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옹관 내부에는 아가리가 곧추선 작은 항아리형 토기인 직구소호(直口小壺) 1점이 발견됐고, 옹관 주변에서는 덮개가 있는 잔 모양 토기인 개배(蓋杯)와 굽다리 접시 편 등이 수습됐다고 설명했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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