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의원은 중앙일보 기자와 해직, 복직에 이어, 김대중 대통령 시절 공보수석비서관 겸 대변인, 국정홍보처장 등을 역임했다. 2004년 박태영 전남도지사 유고에 따른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뒤 광주·전남 광역단체장으론 처음으로 3선에 성공했다. 가난과 좌절을 딛고 자신의 운명을 개척했듯 소외와 낙후의 상징인 전남의 새로운 운명을 일구기 위해 뛰었고 친환경농업과 F1국제자동차경주대회, 서남해안관광레저기업도시(J프로젝트) 등에 역점을 두고 도정을 이끌었다. 그 결과 성과도 많았다. 반면에 엄청난 적자를 내고 실패한 F1은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결과론적 얘기지만 박 의원은 여기서 멈췄어야 했다.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불어 닥친 야권분열과정에서 국민의당에 입당해 영암·무안·신안지역구의 공천권을 따내고 고향인 영암군민들의 압도적지지 덕에 국회의원에 당선되기는 했다. 하지만 국민의당 입당 직전 자신이 주도한 신민당 창당과정에서 같은 당 사무총장으로부터 공천헌금 명목으로 3억5천200만원을 받은 것이 족쇄가 돼 결국 국회의원직을 잃게 됐기 때문이다. 3선 도지사 재직시절의 공과(功過)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팽배했던 군민들은 '미우나 고우나 내 고장의 인재'라는 생각에 마음을 고쳐먹고 그를 지지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선거법 위반의 족쇄가 채워진 박 의원은 국회의원 활동기간 그 흔한 의정보고회 한번 개최하지 못했다. 단체장과는 당정협의 한번 못했다.
박 의원이 낙마함에 따라 6·13 지방선거와 함께 재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5∼6명의 후보자들이 거론되는 모양이다. 하지만 우리지역 출신으로 박 의원처럼 영암·무안·신안지역구민들로부터 고른 지지를 받아 당선될 인물은 좀처럼 찾기 어려워 걱정이다. 아니 영암 출신 국회의원이 더는 나오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박 의원의 국회의원직 상실은 그래서 더욱 큰 충격이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