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무 밭에서 썩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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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경제

가을무 밭에서 썩는다

배추이어 무값도 폭락… 농민 또 ‘한숨’

생산비 못건져 폐기도 못하고 방치
농협 계약재배 무산… 경영비 지원

지난해 11월 산지 배추값 폭락에 이어 산지 무값마저 생산비에 턱없이 못미쳐 영암관내 무 재배농가들의 한숨이 또 들녘을 덮고 있다.
뿐만아니라 무 산지 거래가 아예 없어 가격마저 형성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산지폐기조차 이뤄지지 않아 밭에는 상품성 없는 무가 그대로 심어진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배추에 이어 무마저도 이런 상황을 맞게된 이유는 지난해 가을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작황이 좋지않은데다 소비마저 급격히 둔화된 탓으로 이미 예견된 사태였지만, 우려가 현실이 되고 말았다.
일부 농협과 계약재배를 체결했던 농가들은 계약 자체가 무산됨에 따라 농협으로부터 기 지불된 계약금을 ‘경영비 지원’ 형식으로 받게돼 생산비의 일부를 충당했지만, 산지폐기는 엄두를 내지못한 채 한숨만 쉬고 있다.
한 농민은 “농협은 산지폐기를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포전매매도 기대할 수 없어 그냥 방치하고 있다”며 “작황도 좋은 무인데 거래도 가격도 형성되지 않고있다”고 하소연 했다.
영암지역은 가을무 재배농가가 가장 많은 신북, 시종, 도포면 4개 지역이 모두 비슷한 실정이고, 이들 3개 지역의 농협 계약재배 면적은 60개 농가에 167ha, 2천875톤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상황은 영암 뿐만아니라 전남 대부분 지역이 마찬가지다. 전남지역 곳곳에서 가을무가 그대로 묻혀 있어 봄 작물 파종 등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 농협 관계자는 “지난해 가을 이상고온과 극심한 가뭄 탓에 병해충 등 상품성이 크게 떨어졌고, 소비 둔화와 고랭지 무우와 제주도산 무우가 시장에 대량 유입되면서 지역 산지 무값이 형성조차 되지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일부 계약재배 농가들과는 지난해 협의를 거쳐 계약금을 ‘경영비’로 지원하기로 했다”며 “계약자체가 성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산지 폐기비용도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이고, 농가와 농협 모두가 큰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근 나주시 봉황면 무 재배 농가 79가구는 최근 농협 무 계약파기 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산지폐기를 정치권과 행정기관에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남지역 가을무 재배면적은 1352ha(2만4886농가)이고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2184ha(3만2225농가)에 달하고 있다.
/변중섭 기자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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