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氣찬랜드에 각종 시설이 온통 난립한 계기는 바로 한국트로트가요센터가 입지하면서부터라 할 것이다. 정부가 지난 2016년 '조선업 밀집지역 관광산업육성사업'으로 한국트로트가요센터 건립을 추진하자 군은 적정 부지를 물색할 겨를도 없이 이미 확보된 氣찬랜드로 부지를 최종 확정했다. 또 최근에는 똑같은 방식으로 신축 이전할 영암공공도서관 부지로 선정되었고, 영암트로트아카데미 조성에 따른 기숙사와 교육관 건립부지로도 선정됐다. 한국트로트가요센터가 그랬던 것처럼 이들 두 시설 역시 ‘충분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군유지로 소유권 이전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으며, 문화시설지구로 용도 변경 없이 건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고려됐다. 심지어는 전동평 군수가 역점을 둬 추진했으나 무산된 '민속씨름 역사문화공원' 조성사업 부지도 氣찬랜드였다. 氣찬랜드가 없었더라면 영암읍에는 아무 시설도 들어설 수 없었을 것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2008년 문을 연 氣찬랜드는 당초 8만8천36㎡ 규모였으나 지금은 2배 가까이 늘어 13만7천301㎡에 이른다. 새로운 시설이 들어서거나 계획될 때마다 문화시설 변경 결정을 한 결과다. <영암군민신문>은 그럴 때마다 氣찬랜드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만들 것을 촉구했으나 메아리 없는 외침이었다. 심지어는 교동지구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도 신규 사업이 확보되면 그 부지로는 氣찬랜드만을 고집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氣찬랜드에 계획된 시설물의 재배치를 고민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이대로는 장기적으로 도시발전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밑그림만 그려놓고 좀처럼 진척되지 않고 있는 교동지구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특단의 관심이 필요한 것은 이때문이다. 명색이 군청소재지이면서도 공공기관이 이전할 부지조차 확보하기 어려운 영암읍의 현주소를 더 방치해선 안 된다. 영암읍 회생대책은 좌고우면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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