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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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맛집

이진 前) 영암군 신북면장 前) 전라남도 노인복지과장 前) 완도부군수
사람에게는 본능적인 욕구가 3가지 있는데 식욕, 성욕, 수면욕이라고 한다. 이 중 식욕은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게 하기도 하지만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맛있는 음식을 찾아 이곳저곳 맛집을 돌아다니며 즐기는 사람들을 식도락가(食道樂家)라 하고 여행이 주는 즐거움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의 하나는 역시나 그 지역의 맛있는 음식을 맛보는 것이다. 이처럼 먹는 것은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에 있어서 우리 주변의 자영업 중 음식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타 업종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고 이러한 음식업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 또한 매우 크다. 어느 지역이나 음식업이 활발한 지역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지역 경기가 살아있는 지역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몇 해 전 만화작가 허영만씨가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그 지역의 독특한 음식을 소개하는 '식객'이라는 작품을 발표한 이후 향토음식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졌는데 허영만 작가는 음식 맛을 좌우하는 것은 "좋은 식재료와 정성"이라고 말했다.
우리 전라도는 맛있고 품격있는 음식문화를 갖고 있다. 전라도 음식문화가 발달하게 된 배경은 산과 넓은 들, 그리고 바다를 끼고 있는 지리적 여건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식재료가 풍부했고 이러한 식재료를 양반 가문에서 부녀자들이 정성을 들여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를 해 보다 보니 오늘날 전라도 음식문화가 있게 되었다고 한다.
요즘 TV 방송에서 맛집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보면 맛을 내기 위해 새벽 일찍 시장에 나가 좋은 식재료를 고르고 음식의 궁합을 맞추기 위해 식재료를 이것저것 다 넣어보고 조리방법도 이런저런 방식을 다 해 보면서 수없이 많은 실패와 좌절을 통해 성공했다는 성공담을 들어보면 이들의 맛을 내기 위해 쏟은 노력에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기까지 한다.
교통이 발달하지 못했던 예전에는 싱싱한 재료를 구하는 데 한계가 있어서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식재료를 중심으로 음식문화가 발전되었다고 한다면 지금은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이라서 전국 어디에서도 싱싱한 식재료를 구할 수 있어 식재료 보다는 조리사의 노력과 정성에 따라 음식 맛이 달라진다고 생각된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염암에는 맛집이 없다고 한다. 외지에서 손님이 오면 마땅히 안내할 식당이 없어서 고민스럽다고 한다. 맛있는 식당이 없다 보니 군민들이 관내 식당을 이용하지 않고 인근 강진이나 목포로 가는 경우가 많다. 오죽하면 주말 점심시간이 되면 식당에 전화를 하는데 강진에서는 식당에 자리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전화를 하고 염암에서는 식당 문을 열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전화를 하게 된다고 한다. 이러한 현실을 식당 탓만 할 일이 아니다. 손님이 없으니 업주들은 비용을 투자해 맛있는 음식을 개발할 의욕이 나지 않아 오는 손님만 받다 보니 맛집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영암 맛집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한다. 음식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의욕을 갖고 맛을 내기 위해 정성을 쏟아야 한다. 행정에서는 영암 맛집을 만들고자 하는 음식 업주들에게 지원을 해주어야 한다. 과거처럼 시설개선자금이나 나누어 주고 모범업소로 지정해주는 형식적인 지원을 벗어나 업주들과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하면 영암 맛집을 만들어 낼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군민들은 가능하면 외지 식사를 지양하고 영암 관내 식당을 이용해 음식 업주들에게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
우승희 군수가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공공부문 혁신도 있지만,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민관이 함께 하는 '영암 맛집 개발'이라는 민간혁신 사업도 한번 추진해 봄직 하다고 본다. 월출산이라는 수려한 자연경관을 갖고 있으면서도 영암에 관광객이 오지 않는다고 아쉬워하는데 영암 맛집이 늘어나 영암에 가면 어느 식당을 가더라도 음식 맛이 좋다고 소문이 나면 찾아오는 관광객도 늘어날 것이다. 또 우리 군민들도 외지로 나가지 않고 우리 관내에서 맛있는 식당을 이용할 수 있는 즐거움을 얻게 될 것이다. 우리 모두 함께 노력해 영암에 맛있는 식당이 늘어나 식당 문을 열었는지 전화를 해 보는 것이 아니라 예약을 하지 않고는 갈 수 없을 정도로 손님들이 바글바글하기를 기대해 본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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