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은 뛰어난 경관자원을 토대로 1988년 국립공원(제20호)으로 지정됐으나, 탐방로가 한정된 데다 역사·문화유적지와의 접근성도 떨어져 전국의 국립공원 가운데 탐방객이 제일 적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역사회에서는 당연히 월출산 국립공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끊이질 않았고, 이에 <영암군민신문>은 민선4,5기 때부터 줄기차게 옛 큰골길을 다시 열 것을 제안하고 주장해왔다. 그때마다 국립공원구역이자 상수원보호구역이어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던 국립공원공단과 영암군 등 관계 당국이 사업비 19억원을 투입해 등산로를 복원한 것은 늦었지만 크게 환영할 일이다.
새 등산로를 따라가면 우리나라 국보(제144호) 가운데 가장 높은 곳(해발 600m)에 자리한 '월출산 마애여래좌상'을 만날 수 있다. 통일신라 시대 후기에 만든 높이 8.6m의 부조상(浮彫像)으로, 거대한 화강암면을 통째로 우묵하게 파서 다듬어 그 안에 불상을 새겼다. 마애여래좌상에서 100여m 떨어진 곳에는 월출산 용암사지 삼층석탑(보물 제1293호)이 있다. 지금은 폐허가 된 용암사지가 큰 절이었음을 짐작하게 만든다. 또 등산로를 계속 따라가면 월출산의 제2봉인 구정봉(해발 710m)을 만날 수 있다. '큰바위얼굴'로도 부르는 바위 봉우리이자 영암군(靈巖郡)의 지명이 유래된 곳이기도 하다.
이처럼 월출산의 명소를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는 새 등산로가 열렸으니 이제 할 일은 아끼고 가꾸는 일이다. 5㎞의 등산로 개설에 무려 5년이 걸렸고, 그 과정에는 행정절차 이행에만 2년 넘게 걸리게 만든 관계 당국의 허술한 업무추진행태가 큰 역할을 한 점도 되짚어야 한다. 특히 새 등산로이면서도 곳곳에 잡풀이 우거지고 우중충한 분위기까지 느껴지는 문제점은 신속하게 개선해야 한다. 당초 계획한 대로 탐방로 활용계획도 빨리 세워 실행에 옮겨야 한다. 스토리가 있는 새로운 테마형 탐방로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새 등산로는 영암군이 월출산을 활용하는 최고의 기회여야 할 것이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