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불거진 가야금산조 관련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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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또 다시 불거진 가야금산조 관련 갈등

가야금산조의 보존 및 전승을 둘러싼 해묵은 갈등이 또 다시 재연된 모양이다. 무형문화재 제23호인 가야금산조 및 병창 부문 인간문화재 양승희 선생이 영암군의 가야금산조 보존 및 전승 관련 예산 삭감 등의 조치에 반발해 올해 열릴 예정인 제12회 김창조 가야금 전국대회를 오는 8월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영암군은 명실공히 ‘가야금산조의 본향’이다. 가야금산조 창시자인 김창조 선생의 고향이요, 이를 기리기 위해 가야금산조테마파크까지 조성되어 있다. 지금까지 전국대회는 바로 이 테마파크에서 열려왔다. 하지만 양측의 갈등 때문에 엉뚱하게 올핸 서울에 개최된다니 어처구니 없다. 더구나 양측은 가야금산조의 계승 및 발전에 서로 적극 협력해야 함에도 각자의 주장에만 매몰된 나머지 공동 목표는 외면하고 있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양측이 대립하고 있는 입장을 점검해보니 다소 억지스럽고, 특히 영암군의 조치에는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더 많아 보인다. 양승희 선생 측은 우승희 군수가 취임 이후 그동안 추진해온 사업의 기조를 바꿨고, 그 여파로 가야금산조 전승교육 관련 예산을 삭감하거나 사업을 전면 취소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UN총회 공연을 취소하게 만든 원인도 그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영암군은 우 군수 취임 이후 조례까지 개정해가며 사업의 기조를 바꾼 것은 아니라고 해명한다. UN총회 공연의 경우 영암 어린이 연주단과 동행해야 한다며 3억여원의 예산을 요구했고, 영암 어린이 연주단은 10명 정도에 불과한 상황에, 기자, 코디 등 수행 인원만 20명이 넘어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제안이었다고 해명했다. 양측의 주장에 매우 감정적이고 다소 억지스러운 주장까지 섞여 있는 것이다.

반면 영암군이 가야금산조 전승교육 관련 시책을 폐지하고 예산을 삭감하면서 내세운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2017년 전수교육이 시작된 이래 최고 대우로 지원했으나 효과는 미미했다느니, 막대한 예산 투입에도 불구하고 테마파크를 찾는 이가 거의 없다시피 하고, 공연을 열어도 관람객은 적었으며, 7년간의 전수교육에도 계승자가 없는 등 성과가 없다는 주장은 책임회피다. 테마파크는 양승희 선생의 것이 아니라 군민의 것이다.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책임은 영암군에 있다. 막대한 국도비와 군비를 들여 지은 테마파크를 찾는 이가 거의 없는 것은 영암군의 활용 대책 부재가 빚은 것이다. 민간보조금 삭감조치가 불가피한 일이라고는 하나 가야금산조의 본향으로서 해야 할 사업까지도 폐지한 것은 감정만 앞세운 무리수다. 양측 모두 가야금산조 보존 및 전승에 머리를 맞대기 바란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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