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지역 배 농가의 40% 가량에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 흑성병은 올해 배꽃이 만개한 4월 10일 이후 6일 동안이나 비가 내렸고, 기온도 평년 대비 2℃ 상승한 15℃를 기록한 것이 원인이라 한다. 배나무의 경우 가장 흔히 발생하는 병해충이 흑성병으로, 매년 3~4월 개화기 때부터 약제 방제를 하고 있으나, 올 봄철엔 유독 비가 자주 내려 배나무가 습기를 머금고 있는 기간이 길어 흑성병이 번진 것 같다는 분석이다. 다시 말해 해를 거듭할수록 그 강도가 심해지고 빈도가 잦아지는 이상기후에 따른 피해라는 설명이다. 농업기술센터는 다만 영암지역 피해규모가 예년에 비해 2∼3% 가량 늘어난 수준으로 그리 심각하지는 않다고 판단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해마다 심해지고 잦아지는 이상기후 현상으로 인한 병해충 피해라는 점에서는 재배농민들의 피해를 구제할 제도적 대책 마련에는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이를테면 이상기후로 인한 농작물 피해에 대해 보다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농작물재해보험제도를 전반적으로 손질하는 노력이 절실한 상황인 것이다.
농식품부는 최근 사과와 배 생육상황과 여름철 재해대응 계획을 점검한 결과 개화량이나 착과상태가 양호해 일단 평년 수준 이상의 작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과수농가에 치명적인 과수화상병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올 들어선 배 흑성병 등 병해충 발생도 예년보다 늘고 있다. 올해도 사과는 물론 배 등 과수의 수급불안이 재연되지나 않을까 국민들의 우려가 크다. 작금의 작황이 수확기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농정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은 물론 항구적인 대안 마련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