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우렁이농법이 골칫덩이 전락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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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친환경 우렁이농법이 골칫덩이 전락이라니

친환경 벼 재배를 확대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우렁이농법이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한다. 월동한 왕우렁이가 잡초뿐 아니라 어린모까지 갉아먹어 피해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제초제를 사용한 잡초방제와 맞먹는 효과가 있고, 인건비와 재료비까지 줄일 수 있어 각광을 받았던 농법이 되레 피해를 주고 있다니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그 가장 큰 원인은 풀어놓은 왕우렁이를 모두 수거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또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겨울철 자연폐사 해야 할 우렁이의 개체수가 오히려 늘고 있는 것도 주된 원인이라 한다. 우렁이농법의 실효성에 대한 신속한 점검과 함께 새 친환경농법 개발도 다급해진 것이다.

우리지역에서는 친환경 벼 재배면적의 확대를 위해 논에 왕우렁이를 뿌리는 우렁이농법을 시행한지 오래다. 이앙 후 5일 또는 써레질 후 7일 이내에 10a의 논에 1.2㎏ 이내의 왕우렁이를 투입하면 제초제를 사용한 잡초방제의 98%에 이르는 효과가 있는데다, 인건비와 재료비도 일반재배의 10.6% 수준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그 효과도 검증됐다. 특히 2023년에는 도비 포함 4억400만원을 투입해 모두 59톤의 왕우렁이를 공급한데 이어, 올해 공급량도 3억5천600만원에 49톤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지난겨울 따뜻한 기온과 잦은 비 등의 영향으로 자연폐사 해야 할 왕우렁이 개체수가 오히려 증가했다 한다. 잡초뿐만 아니라 어린모까지 갉아 먹고 있어 친환경 벼 재배에 애물단지로 부각된 것이다. 영암군이 자체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올 7월까지 우리지역의 왕우렁이에 의한 피해규모가 무려 590㏊에 달했다니 예삿일이 아니다.

친환경 농법으로 뿌려둔 왕우렁이가 오히려 농사를 망치고 있으니 당국은 예산을 투입해 왕우렁이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다. 사실 우렁이농법은 농사 시작 때 뿌린 왕우렁이를 집중수거를 통해 제거해야 하는 농법이다. 하지만 고령화에 인구감소까지 심각한 농촌현실을 감안할 때 제때 수거가 어려운 것은 당연지사다. 더구나 왕우렁이가 이상기후로 빠르게 부화하는 등 생존력까지 높이고 있어 사실상 피해예방대책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올해 전남도까지 나서 영암군을 비롯한 9개 시군을 조사한 결과 피해규모가 무려 5천35㏊됐다니 이젠 우렁이 농법의 실효성과 문제점, 그리고 보완책을 포함한 대응책 마련은 더는 늦출 수 없다 할 것이다. 왕우렁이는 일본과 필리핀의 경우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되어 있다 한다. 우리 환경부도 한때 교란종에 포함시키려 했으나 농업계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적절한 수거대책만 있다면 효과가 좋은 농법이겠으나, 그렇지 않다면 대체농법 개발도 서둘러야 한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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