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사업 어떻게 돼 갑니까? - 월출산 스테이션 F 조성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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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사업 어떻게 돼 갑니까? - 월출산 스테이션 F 조성사업

월출산 관광자원 활용 ‘문화뉴딜사업’이 사계절 썰매장?
천황사 지구∼대동저수지 7㎞ 구간에 4개 체험형 거점관광지 개발 당초 계획 전면 수정
도입시설 선정 놓고 허송세월하다 전환사업 한시지원 내년 만료 사업 적정성 검토 실종

‘월출산 스테이션 F 조성사업’이 사계절 썰매장 등의 사업으로 대폭 축소 추진되게 됐다.

원래 ‘포스트 코로나 시대 관광 트렌드의 변화에 대응한 영암군의 새 관광콘텐츠’이자 ‘국립공원 월출산의 관광자원을 활용한 문화뉴딜사업’으로 기획됐으나 걸 맞는지 의문이다. 월출산 천황사지구 인공암벽경기장에서 대동저수지 일원까지 총 7㎞ 구간에 4개 체험형 거점관광지를 조성하고, 짚 라인, 모노레일, 세그웨이(segway), 전기자전거 등으로 연결하는 대형 프로젝트였기 때문이다. 민선7기인 지난 2020년 군정 핵심시책으로 선정되어 추진되다, 군수가 바뀌고 업무담당자가 교체되면서 민선8기 들어 계획이 대폭 수정됐다. 도입시설을 선정하기 위해 전국 각지를 벤치마킹한다며 허송세월하고 갈팡질팡 댄 끝에 ‘사계절 썰매장 사업’으로 쪼그라들었다.

계획대로면 진즉 준공되었어야할 사업에 대해 영암군은 ‘내년 말 반드시 완공’을 목표로 정했다. 너무 늦은 만큼 빨리 추진하겠다는 뜻이 아니다. 사업비의 절반가량이 국가균형특별회계 전환사업비로 내년 한시지원 만료 예정이기 때문이다. 도입시설이 자주 바뀌면서 실시설계비도 늘어나, 당초 13억8천900만원에서 1억3천200만원 증가했다. 도비 지원금인 전환사업비의 한시지원 만료와 이미 투입된 막대한 실시설계비는 당연 포기 또는 중단해야 마땅한 사업이지만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나마 추진할 수밖에 없게 만든 이유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예상되는 파장 또는 후유증은 심각해 보인다. 우선 국립공원 월출산의 가장 아름다운 위치에 전국 곳곳 흔하디흔한 놀이시설인 사계절 썰매장을 조성하기 위해 막대한 사업비를 투입해도 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논란이 두고두고 제기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사업이 당초 취지와 전혀 무관할 정도로 대폭 축소된 만큼 그 적정성 검토를 다시 해야 마땅하고 당연하지만 지금 상황으로선 그럴 여유마저 없기 때문이다.

최근 부랴부랴 부지매입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사업 추진기한이 2년도 채 안 되는 상황은 또 다른 불씨가 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졸속추진 내지 부실시공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여기에 자칫 ‘미비의 행정절차’가 불거져 지연될 경우 사업 자체의 백지화로 관련 공무원 문책 등 책임 규명의 문제로 이어지는 등 심각한 사태로 번질 공산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 월출산 스테이션 F 조성사업은?
그동안 국립공원 월출산을 활용하는 방안을 찾겠다며 숱하게 진행된 연구용역 가운데 하나인 '월출산 100리 둘레길 생태경관 조성 주변개발 기본계획' 용역의 결과물이다. 지난 2020년 6월 당시 전동평 군수가 군정의 핵심현안사업으로 선정해 추진을 시작했다.

사업 출발점이 된 월출산 100리 둘레길 생태경관 조성 주변개발 기본계획 용역은 월출산 천황사 지구에서 왕인박사유적지에 이르는 100리 둘레길의 뛰어난 자연환경과 문화예술자원 등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첫 종합마스터플랜이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최대한 보전하면서 보다 다양한 계층이 관람하고 즐길 수 있는 관광자원으로서의 관광거점 및 노선 개발에 역점을 뒀다. 나아가 자연환경의 훼손은 최소화하는 대신, 환경 친화적이며 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녹색개발방안까지 제시했다. 영암氣타워, 천황 氣스테이션, 스카이 氣스테이션, 숲속 웰니스(Wellness) 氣스테이션, 문 라이트 氣스테이션, 대동 氣스테이션 등 6개 관광거점 개발에 총 소요사업비는 234억5천700여만원으로 추산했다.

이 월출산 둘레길을 활용한 관광개발 구상에서 시작된 월출산 스테이션 F 조성사업은 천황사지구 인공암벽경기장에서 대동저수지 일원까지 7㎞ 구간에 체험형 거점관광지(스테이션) 4곳을 조성하고, 이들을 운송수단으로 연결하는 사업이었다. 국내 20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월출산의 탐방객이 수년째 답보상태에 있을뿐더러, 전국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현실을 타개하려는 전략으로, 총사업비는 190억원이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개년 동안 추진할 계획이던 월출산 스테이션 F의 체험형 거점관광지 4곳은 ▲영암氣타워 ▲사자 氣스테이션, ▲천황 氣스테이션, ▲스카이 氣스테이션 등이다. 이들 4개 거점은 짚 라인과 모노레일, 세그웨이, 전기자전거 등으로 연결하는 구상이었다.

천황사지구 인공암벽경기장 인근 2천932㎡ 부지에 세워질 ‘하늘을 나는 영암氣타워’는 높이 25m의 영암타워와 1㎞의 짚 라인, 매표소, 관리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으로, 사업비는 39억5천만원이었다. 천황사지구 2만㎡ 부지에 들어서는 ‘사자 氣스테이션’은 5대의 열기구 체험장과 매표소 등을 시설하는데 사업비는 36억원이었다. 무화과를 테마로 한 열기구 체험장에다 세그웨이 및 전기자전거 대여소, 로컬푸드 직매장도 갖출 예정이었다. ‘재미있는 천황 氣스테이션’은 1만5천28㎡ 부지에 모노레일과 플랫폼, 매표소 등이 조성될 예정으로 사입비는 62억원이었다. ‘가족적인 스카이 氣스테이션’은 1만6천㎡ 부지에 나무 위 자전거길, 트리탑데크, 관리시설 등이 계획되어 있었고, 사업비는 52억5천만원이었다.

사업타당성 검토도 이뤄져 사업 준공 다음 해인 2024년부터 순이익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됐다. 생산유발효과는 379억4천300만원, 부가가치 창출효과는 152억7천600만원, 소득유발효과는 37억2천400만원, 고용유발효과는 992.8명으로 조사됐다.

군정의 핵심현안사업으로 추진된 만큼 행정절차도 순탄하게 진행됐다. 전 군수가 재임하던 2020년 10월 전남도 지방재정투자심사를 통과함에 따라 영암군은 11월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반영, 다음해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거쳐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사업 시행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 그동안의 진행상황은? = 전남도 지방재정투자심사 ‘조건부’의결 내역에 의하면 월출산 스테이션 F 조성사업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사업비 190억원(도비 84억원, 군비 106억원)을 투입해 체험형 거점관광지 4개소를 조성하고, 짚 라인(5.0㎞)과 모노레일(1.2㎞) 등을 시설할 계획이었다. 전남도가 내건 조건은 ▲시설별 규모 적정성 방안 검토 ▲효율적인 시설물 유지 및 운영 관리 방안 마련 ▲시설별 안전관리 대책 강구 ▲민원 최소화 방안 및 자연환경 훼손 대책 마련 ▲도비 분담 협의 및 조달방안 마련 등이었다.

문제는 투자심사 통과에 따라 본격화되어야 할 사업이 거의 진전이 없었다는 점이다. 월출산을 활용하려는 구상만 해놓았을 뿐 어떻게 추진할지에 대해선 답이 없었던 당시 민선7기의 영암군정 현주소이기도 했다. <영암군민신문>은 이를 ‘행정력 부재’로 지적한 바 있다.

이런 상태로 민선8기 군수가 바뀌면서 사업내용이 변경된다. 당연히 전남도 지방재정투자심사를 다시 받아야 했으나 2023년 8월 ‘반려’ 처분을 받는다. 군수가 바뀌고 업무담당자가 교체되면서 도입 시설을 선정한다며 전국 각지를 벤치마킹한 결과를 토대로 사업계획을 다시 짜 투자심사에 임했으나 통과하지 못한 것이다.

이 때의 투자심사의결 내역에 의하면 월출산 스테이션 F 조성사업은 사업기간이 2021년부터 2025년까지로 2년 늘고, 사업비(190억원)는 그대로인 반면, 사업예정지가 영암읍 개신리 306-7번지 인공암벽경기장 일원으로 한정됐다. 체험형 거점관광지 4개소가 없어지고, 도입 시설은 ▲스카이글라이더(790m) ▲알파인코스터(1천222m) ▲사계절 썰매장(80m) 등 3종을으로 바뀌었다. 이는 전국 각지를 벤치마킹한 결과물로, 당초는 ‘모터지프’가 들어있었으나 나중에 사계절 썰매장으로 대체됐다. 당시 담당과장은 ‘월출산 스카이글라이더’는 강원도에 이어 국내 2호 시설이고, ‘월출산 알파인코스터’는 강원과 충청에 이어 국내 5호 시설로 관광객 매력도가 높다고 선정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남도 투자심사 결과 반려 처분이 내려진 것은 바로 이들 도입 시설의 ‘부적정’ 때문이었다. 특히 강원도 3곳, 충청도 1곳뿐으로 충청 이남에서는 유사 시설이 부재해 관광객을 유입할 매력도가 높다고 조사된 알파인코스터에 대해 전남도는 ‘영암군과 맞지 않는 시설’이므로 다른 대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기존의 사업계획 변경 등에 따른 실시설계 용역 완료 후 지방재정투자심사에 사업계획을 다시 상정할 것을 요구했다.

결국 영암군은 같은 해 11월에야 전남도 투자심사에서 ‘조건부 의결’을 받게 된다. 심사의결 내역에 따르면 사업기간은 2021년에서 2025년까지로 그대로인 반면, 사업비는 183억원(도비 84억원, 군비 99억원)으로 줄었고, 도입시설은 관광형 체험시설 3종(스카이 글라이더, 사계절 썰매체험장, 알파인코스터)로 바뀌었다.

최종적으로 영암군의회 제313회 임시회(2월 5∼13일) 군정 주요업무계획 보고회에서 제시된 월출산 스테이션 F 조성사업 계획은 영암읍 개신리 일원에 총사업비 116억원(균특전환 52억2천만원, 군비 63억8천만원)을 투입해 사계절 썰매장과 열기구 체험시설, 부대시설 등을 개설하는 사업으로 쪼그라들었다. 사업비가 줄어든 것은 스카이글라이더와 코스더카트 등의 체험시설이 생략된 결과다. 월출산 천황사 지구 인공암벽경기장에서 대동저수지까지 7㎞ 구간에 4개 체험형 거점관광지를 조성해 연결하겠다던 문화뉴딜사업이 사계절 썰매장 사업으로 전락한 것이다.

■ 향후 전망 및 문제점은? = 최종 확정된(?) 월출산 스테이션 F 조성사업의 예정부지는 영암읍 개신리 306-7번지와 306-1번지 등 2곳이다. 군유지인 개신리 306-7번지에는 기존 인공암벽경기장을 허물고 연장 80m짜리 3레인의 사계절 썰매장이 들어선다, 또 사유지인 306-1번지에는 열기구체험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영암군은 최근에야 해당 부지 매입에 나섰다.

사업기간은 내년 말까지다. 앞서 언급한대로 총사업비 116억원 가운데 절반 가량인 52억2천만원이 국가균형특별회계 전환사업비로, 2026년까지 한시적으로 국가에서 보전해주는 형태의 예산이다. 내년 말까지 사업이 완료되지 않으면 지원 근거가 사라진다. 도입시설 선정 명목으로 차일피일하다 시한에 쫓기는 처지가 되면서 이제는 사계절 썰매장 조성사업으로 전락했지만 기한 내 꼭 완료해야 할 사업이 된 것이다.

결국 사업 자체는 ‘월출산 스테이션 F 조성사업’라고 이름붙이기도 민망해졌다. 서두르면 내년까지 2년 내 완료 못할 사업은 아니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일이 누락되어있다는 점에서 상황은 결코 간단치 않아 보인다.

첫째는 사계절 썰매장이 가장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천황사 지구에 들어서야할 사업으로 적절한지 제대로 검토되지 않았다. 자칫 월출산 활용사업의 첫 단추를 잘못 꿰는 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중대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둘째는 이번에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검토가 없다. 사계절 썰매장이나 열기구 체험시설은 전국에 흔하디흔한 시설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시설만 해놓고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제2의 인공암벽경기장이자 애물단지가 될 수밖에 없다.

셋째는 내년 말까지 촉박한 완공목표는 부실시공 또는 졸속추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어떤 미비의 행정절차라도 불거지면 목표 달성도 어렵다. 그로 인한 파장은 심각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월출산 스테이션 F 조성사업은 전남도와 함께 추진했다가 영암군의 행정력 또는 업무능력 부재로 백지화된 ‘바둑테마파크조성사업’과 판박이처럼 닮아있다는 점에서 군민들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키워드 : 대폭 축소 | 영암군 | 월출산 스테이션 F 조성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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