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밭 더덕, 맛과 香 ‘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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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황토밭 더덕, 맛과 香 ‘일품’

영암읍 송평리 박규원씨

소득작물 ‘황토밭 더덕’ 재배 30년
지역 재배 성공…타 농가에 기술지도
한때 1만여평 규모화, 영암더덕 명성 날려
강원도 산골의 더덕이 전라도 황토와 만났다. 30년전 강원도 비무장지대에 근무하던 한 군인은 강원도 살골짜기 천지에 널린 ‘더덕’에 매료되어 종자를 가져와 전라도 영암땅 황토밭에 심었다.
황토밭에서 자란 더덕은 향이 더욱 짙고 육질이 사근사근하고 맛이 달았다. 웰빙(참살이) 바람을 타고 더덕은 건강식품으로 각광을 받으며 소득작물로 급부상했다.
영암읍 송평리 신기마을 야산 언저리를 돌자 향긋한 더덕향이 코를 찌른다. 향긋한 향기가 일품인 더덕은 식물 전체에서 향이 나는 방향성 식물이다. 숲속의 그늘에서 자라거나 농가에서 재배도 하고 있는데 북한과 만주 등지에서 많이 난다고 알려져 있다.
한편, 더덕은 강원도 횡성이 주산지로 횡성한우와 더불어 횡성군의 2대 특산물 중 하나다.
새농민회 전라남도 회장인 박규원(61) 회장은 더덕과 인연을 맺은지 30여년째다. 강원도 더덕을 황토밭에서 재배하는 기술과 노하우를 쌓았고, 2000년대 초반 송평리에 더덕만 1만여평을 재배하며 큰 소득을 올리며 전성기를 누렸다.
당시 영암읍농협을 통해 ‘황토밭 더덕’이라는 브랜드로 전국에 팔려나가면서 ‘영암더덕’의 명성을 날렸다. 주문이 폭주해 전국 수요물량에 공급 맞추기가 버거웠을 정도였다.
박 회장은 부인 김매화(56)씨와 함께 황토밭 더덕 재배기술을 직접 연구 개발해 터득했고 1995년부터 본격 대량재배에 나서 매년 재배면적을 넓혀갔다. 재배기술을 타 농가에 전수하는 등 적극적으로 소득작물 보급에 기여하기도 했다.
영암지역 최초로 황토밭에서 더덕재배에 성공한 사례다. 지금도 외지에서 박 회장에게 더덕 재배법 자문을 구하러 오는 농가들이 있어 친절하게 재배기술을 가르쳐 주고, 종자를 구해주기도 한다.
박 회장은 “더덕은 자생력과 야생성이 강해 어느 곳에서나 잘 자라 재배가 손쉽다”며 “건강식품으로 가정에서 재배해 볼만하다”고 말한다.
부인 김매화씨가 소개하는 더덕을 이용한 음식은 더덕무침, 더덕구이, 더덕장아찌, 더덕즙, 더덕잎즙, 더덕술, 더덕백숙이다.
특히 더덕을 넣어 만든 닭백숙과 오리백숙은 닭·오리 냄새가 나지않고, 고기맛이 부드럽고, 맛이 좋으며 향이 좋다고 한다.
그외에도 옛부터 먹어 온 음식으로는 더덕누름적, 더덕생채, 더덕나물, 더덕장, 더덕정과 등이 있다.
박 회장은 지금은 나이들어 밭 매기가 힘들어 재배면적을 매년 줄여가고 있다고 한다. 현재는 더덕과 도라지를 함께 심은 밭 1천500평이 전부지만, 지금도 전국 각지에서 선물용 상품 주문이 들어온다.
엄동설한에도 질긴 생명력으로 버텨내는 더덕은 봄에 올라오는 올망졸망한 푸른새싹이 앙증맞고, 줄기가 지주를 감아 올라갈 즈음에 진한 더덕향을 뿜어낸다. 특히 봄에 캔 더덕은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파종한지 3년째부터 출하한다.
☎061)473-4089, 010-4602-3484
더덕의 효능
도라지과에 속한 다년생 초본 식물인 더덕은 예로부터 한방의 중요한 치료약재와 식용으로 사용되어 오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더덕을 사삼(沙蔘)이라 불렀으며, 성미는 감(甘)·신(辛)·평(平)·무독하며, 폐, 간, 대장의 장기에 치료의 효능이 좋다.
본초강목에는 더덕이 위장의 기능을 돕고 고름과 종기를 삭혀 주며 오장의 풍기를 고르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실제로 종기가 심하거나 독충에 물렸을 때 더덕가루를 바르면 잘 아문다.
더덕뿌리의 씁쓰레한 맛은 사포닌 성분으로 인삼 못지않게 많이 들어있는 데 더덕에 함유된 사포닌은 물에 잘 녹고 거품이 일어나는 물질로 종기가 심하거나 독충에 물렸을때 더덕가루를 바르면 좋다는 것은 이 사포닌의 효과때문이다.
더덕은 양유(羊乳) 사삼(沙蔘) 구두삼(狗頭蔘) 등으로도 불리며 본초강목에서 “더덕을 비롯해 인삼, 현삼, 단삼, 고삼 등을 오삼이라고 하는데 모양과 약효가 비슷하다”고 했을 만큼 위와 허파, 비장, 신장을 튼튼하게 해주는 효능이 있다.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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