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대 영암군의회 전반기 원 구성 무얼 남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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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대 영암군의회 전반기 원 구성 무얼 남겼나?

시시각각 바뀐 합종연횡 ‘승자독식’에 갈등구조까지 양산 구태 되풀이

회의규칙 등 개정도 별무효과 합종연횡 계기 놓고 이번에도 의혹 난무
제7대 영암군의회 전반기 원 구성이 끝났다. 감투 나누기를 위한 합종연횡은 그 모양새가 시시각각 숨 가쁘게 바뀌었다. 짝짓기를 끝내고 견고하게 스크럼을 짠 승자들은 모든 감투를 독식했다. 승자독식(勝者獨食), 바로 ‘구태’의 되풀이다. 이 때문에 고작 8명인 의회는 승패의 구도가 확연히 갈리며 ‘주류’ ‘비주류’로 자동분류되는 갈등구조가 또 만들어졌다.
더 큰 문제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군민들이 쏟아내는 온갖 의혹의 목소리다. 그것은 당연히 의원들의 합종연횡을 이끌어낸 ‘계기’가 과연 무엇이냐에 모아진다. 물증(物證)은 없으나 심증(心證)은 있다. 더구나 전반기에 짜진 구도에는 후반기에 짜질 구도까지 담보되어 있다는 소문은 더욱 심상치가 않다. 그렇다면 후반기에도 구태는 배태되어 있음이기 때문이다.

■ ‘5파전→2파전’의 막전막후(幕前幕後)
본보가 영암군의회 8명 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의장에 뜻을 둔 의원들을 파악한 결과 당초는 5파전 양상이었다. 초선의 이하남(68) 의원이 당선 확정과 거의 동시에 물밑접촉에 나섰고, 6선의 박영배(65) 의원은 아예 6·4 지방선거 출마결심 때부터 ‘전국 최다선 의장’을 염두에 뒀다고 밝히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또 재선의 김철호(62) 의원과 강찬원(55) 의원, 3선의 박영수(55) 의원도 가세했다.
이들 후보 가운데 박영배 의원은 유일하게 무소속인데다, 세 차례나 의장을 역임한 경력 등이 부정적 변수로 작용해 고전(?)을 면치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 강찬원 의원과 박영수 의원은 확고한 고정표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선택의 기로에 서야했다. 특히 박찬종, 조정기, 고화자 의원 등 초선의원들은 금품 및 향응제공 원천 배제와 새로운 의회상 정립을 강조하며 불출마를 선언해 이들이 이른바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은 급변했다. 가장 먼저 이하남 의원이 강찬원, 조정기 의원과 연대했다는 설이 나왔다. 조 의원은 전반기 부의장, 강 의원은 후반기 의장을 한다는 약조가 있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조 의원의 경우는 선거결과로 이미 확인됐다.
이에 맞서 김철호 의원이 박찬종 의원과 연대했고, 끝까지 의장 꿈을 포기하지 않은 박영수 의원도 이에 전략적(?)으로 가세하면서 2강의 구도가 만들어진다. 특히 이들은 한 때 박영배 의원의 지지까지 끌어들였고, 심지어는 고화자 의원의 지지까지 끌어들였다고 자신했다. 김철호, 박영수 의원이 상호담판을 통해 둘 중 한사람이 전반기 의장을 맡고 박찬종 의원이 부의장을 맡으며, 후반기에는 박영배 의원이 의장 고화자 의원이 부의장을 맡기로 하는 약조가 주효했다고 판단했다. 내친김에 김철호 박영수 박찬종 의원 등 세 명은 그 약조를 확실히 해두기 위해 ‘연대이행합의서’를 만들어 서명 날인했다. 투표 당일 나머지 두 사람에게 전달, 합종연횡의 끈을 견고하게 할 심산이었다.
그러나 선거 하루 전날 오후 상황이 급변했다. 무엇보다 ‘3대 3’의 구도에서 캐스팅 보트를 쥔 박영배 의원의 태도가 냉랭했다. 이하남 의원 쪽에서 박 의원은 물론 고 의원까지를 이미 포섭(?)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화급해진 김철호 의원 쪽은 약조를 급히 변경해가며 붙들기에 나섰다. 약조를 바꿔 전반기에 박 의원에게 의장을 맡기기로 한 것. 하지만 돌아온 답은 ‘되돌리기 어렵다’는 취지였다고 한다. 선거가 시작되기 한참 전에 승패는 이미 갈린 것이다.
■ 바뀐 ‘회의규칙’ 등은 별무효과(別無效果)
제7대 의회 전반기 원 구성에는 바뀐 ‘회의규칙’과 ‘위원회조례‘가 처음 적용됐다. 회의규칙은 의장과 부의장 선거방식을 종전 교황선출방식에서 후보등록 및 정견발표방식으로 바꿨다. 위원회조례 역시 상임위원장이 되려면 후보자 등록을 하도록 규정했다. 이보라미 전 의원 등이 두 법률안을 발의한 취지는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고 군민들의 알권리를 보장함으로써 신뢰 받는 의회상을 정립하기 위해서”였다.
과연 전반기 원 구성은 이런 취지를 제대로 살렸을까? 결론부터 밝히자면 ‘아니다’다. 단순히 선거방식만 바꾸었을 뿐 밀실정치는 그대로였다. 심지어는 의장, 부의장 입후보자들에게 주어진 정견발표를 일부에서 하지말자는 의견을 내놓을 정도였다.
회의규칙과 위원회조례의 개정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의장, 부의장 선출이 여전히 ‘그들만의 감투싸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즉 이번 원 구성 과정에도 ‘군민’은 없었다. 선거 초반 초선의원들을 중심으로 깨끗한 원 구성을 통한 새 의회상 정립 움직임이 군민들의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의원들 대다수가 합종연횡에 몰입하면서 그 같은 사명감은 물론이고, 군민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마저도 망각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문에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현행 선거방식을 폐지하고,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자리를 ‘뽑기’를 통해 배분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초선 또는 재선, 능력 또는 자질과는 상관없이 밀실야합의 결과물로 만드느니 차라리 추첨을 통해 감투를 배분하는 것이 훨씬 부작용이 덜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 합종연횡(合從連衡)의 끈은 과연 무엇?
승자독식을 낳은 합종연횡의 끈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군민들의 가장 큰 관심이 집중되는 이 문제는 선거 때마다 숱한 의혹을 낳는 진원지이기도 하다.
쉽게 짐작할 수 있는 끈은 ‘감투 나누기’와 ‘후반기 보장’이다. 5파전으로 출발한 이번 제7대 원 구성 역시 출마자들 모두 이를 활용했고, 2파전으로 좁혀지는 계기 역시 이 끈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눈여겨볼 것은 김철호 의원 쪽에서 ‘연대이행합의서’까지 작성해가며 붙잡은 박영배 의원 등이 종국에는 이하남 의원 쪽으로 가세한 상황이다. 더구나 김 의원 쪽에서는 상황이 급박해지자 박 의원에게 전반기 의장을 제안했으나 되돌리기 어렵다는 반응이었다. 왜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으로 반전했을까?
이에 대해 박찬종 의원은 부의장 후보자로서 정견발표를 통해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의장 선거를 지켜보며 군민의 귀와 눈은 감출 수 있어도 여론, 군민의 생각은 그럴 수 없을 것이다.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군민과의 약속을 지켜야겠다는 큰 책임감이 느껴진다.”
제7대 의회 원 구성이 불법부당하게 이뤄졌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반대로 매우 민주적으로 아무런 문제없이 이뤄졌다는 평가 역시 그 어디서도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이번 의장 선거 역시 구태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회 내에서든 밖에서든 공감하는 이가 더 많다. 더구나 이는 언론 등 제3자가 문제를 제기해서가 아니라 막 출범한 제7대 의회 의원들 스스로 자초했다는 점에서 군민들의 실망감은 크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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