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6기 군수 직무 인수위원회 활동보고서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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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6기 군수 직무 인수위원회 활동보고서 살펴보니…

氣찬랜드 ‘민선6기의 부담’, 바둑테마파크·산수뮤지컬 포기·폐지해야

민선4,5기 추진사업들 과거 의혹 정리 치중…민선6기 ‘밑그림’ 못 그려
전동평 군수 직무 인수위원회의 활동보고서가 새삼 관심을 끈다. 취임 한 달이 다되어가고 있음에도 민선6기 영암군정의 마스터플랜이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군정추진방향을 가늠할 유일한 잣대이기 때문이다.
인수위는 활동 후 공식적으로 보고서를 채택하고, 이를 언론에 공개하는 등 군민들과의 소통 절차를 밟지는 않았다. 인수위원들도 인정하듯이 보고서의 내용이 초라할 정도로 미비하기 때문인 것 같다. 특히 본보가 살펴본 인수위 활동보고서는 방대한 자료요구에도 불구하고 민선 4,5기 역점사업 가운데 감사원 감사나 언론보도 등을 통해 지적된 사업들을 주로 거론했다. ‘과거 의혹 들춰내기’에 치중한 느낌을 줬다. 또 일부 사안의 경우 인수위원의 개인적 고충이 토로된 느낌도 지우기 어려웠다. <관련기사 4,5면>
인수위가 가장 많은 관심을 둔 것으로 판단되는 사업은 김일태 군수의 최대역점사업으로 꼽히는 氣찬랜드 조성사업이다.
인수위는 氣찬랜드 조성에 투자된 총사업비가 113억5천만원(시설 99억5천만원, 민자 14억원)이라며, ‘2007년부터 가족단위로 피서를 즐길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는 명분으로 회문리 주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무리한 공사를 추진하여 일부 군민의 호응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밀어붙이기식 사업 추진과 특혜시비를 낳아 군민의 갈등과 불신을 양산한 사업’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氣찬랜드를 ‘민선6기의 부담‘으로 규정, 막대한 사업비가 투입된 시설물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방안이 제대로 마련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인수위는 바둑테마파크조성사업에 대해서는 ‘포기’를, 산수뮤지컬 영암아리랑 조성사업에 대해서는 ‘보류 및 폐지’를 각각 권고했다. 바둑테파마크조성사업에 대해 인수위는 ‘제반규정을 위반하고 위법하게 사업을 추진하여 결국 영암군민과 대한민국 국민의 소중한 혈세인 예산을 낭비하고 많은 예산손실을 발생케 한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또 산수뮤지컬사업에 대해서도 ‘우리지역(영암)에서 시행하기에는 부적절한 사업이라 판단되며 차후 여건이 성숙될 시 재추진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 두 사업에 대한 인수위의 문제점 검토는 감사원과 전남도 감사결과, 언론보도내용 등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 또 이 두 사업은 민선5기에 이미 원점에서 재검토 또는 보류 결정된 바 있어, 인수위가 구태여 문제점을 다시 꺼내들 필요가 있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예술인촌조성사업에 대해 인수위는 ‘행정의 형평성 공정성 등이 결여되어 행정의 불신이 초래된 사업’이라고 규정했고, 동무지구 소도읍 육성사업에 대해서는 ‘당초 목표하였던 쾌적한 주거환경개선사업이라고는 볼 수 없는 목적에서 벗어난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인수위원회 활동보고서는 ‘총평’을 통해 “군민의 높은 기대 속에 군민의 관심이 집중한 일부 현안에 대한 주문이 쇄도하여 막중한 책임감에도 불구하고 인수위 활동결과가 미흡하여 군민을 만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면서 “항간의 소문이 더러 부풀려진 면도 부정할 수 없는 바 이는 소통의 부재에 기인한 측면도 있음에 비추어 민선6기에서는 대화를 통한 소통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교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같은 활동보고서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인수위가 민선 4,5기 김일태 군수와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던 이른바 ‘안티세력들’이 세 결집을 위해 일관되게 문제 삼았던 과거 의혹들에 대해서만 언론보도 등을 통해 자료를 찾고 정리하는데 지나치게 매달렸고, 그 결과 민선6기 영암군정의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려내는 일은 시작도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제기하고 있다.
또 氣찬랜드나 氣찬장터의 경우 전혀 새롭지 않은 과거 감사 지적사항이나 특혜의혹 등을 다시 들춰냄으로써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우는 바람에 시급한 효율적인 운영방안 마련과 관련해 군 공직자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새로 취임한 군수의 ‘하명’만 기다리는, 복지부동만 조장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氣찬랜드의 경우 ‘수익성이 미미하다’는 인수위 판단이 나오면서 그동안 군이 해온 대대적인 홍보노력이나 사회단체들의 봉사활동 등은 올 여름 거의 실종된 상태다.
또 氣찬장터의 경우 사실상 폐쇄된 상태가 한 달이 다되어가고 있으나 군 친환경농업과는 “군수의 결심을 얻어 운영방향을 정 하겠다”고 의회에 보고하기도 했다.
인수위 활동을 지켜본 한 군민은 “민선6기 군수 직무 인수위원회 역시 과거처럼 민선4,5기를 극복의 대상으로 만 여겨 이른바 반대파 쪽의 한풀이를 대신해준 것 같다는 느낌을 떨치기 어려웠다”면서 “전임 군수가 한 일 가운데 많은 비판을 쏟아낼지언정 이런저런 일은 계승해야 한다는 인수위원회 활동보고서가 나오는 날이라야 비로소 영암지역에서 상생과 화합이라는 말을 쓸 수 있는 것이지 이번처럼 분풀이하듯 과거 의혹 들춰내기로 일관해서는 군정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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