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는 조훈현 국수 등 역대 3대 국수와 많은 프로기사를 배출한 전남이 명실상부한 바둑의 본고장임을 확고히 알리면서, 관광산업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계획해 올해 처음 열린 대회다. 전남도가 3억원, 영암·강진·신안군이 각각 2억원씩 출연해 주최하고 한국기원이 대회 전반을 주관한 총규모 9억원의 ‘매머드’급 대회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후원했고, 중국위기(圍棋)협회·일본기원·대만기원·세계페어바둑협회·(사)대한바둑협회·전남바둑협회·한국초등연맹이 협력했다. 대회 타이틀은 물론 후원, 협력, 주관기관의 면면으로 볼 때 명실 공히 세계 최고 수준의 대회였으며, 특히 프로와 아마대회를 함께 하는 대회로는 세계 최초라고 한다.
이처럼 의미 있는 대회가 영암에서 열린 것은 큰 행운이었다. 더구나 세계 바둑계의 거장인 조훈현 국수로 인해 탄생한 대회인 점에서 사실상 영암군을 위한 행사였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 임하는 영암군의 모습은 주최 군의 그것이 아니었다. 심하게 표현하자면 ‘강 건너 불구경’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많은 관광객이 밀려들고 세계적인 바둑계 인사들이 운집하고서야 뒤늦게 대응에 나섰지만 영암군을 위한 대회로 만들기에는 때가 늦었다.
본보는 이번 대회가 남긴 가장 큰 여운으로 현재 백지화 단계인 바둑테마파크사업을 꼽았다. 바둑테마파크는 다름 아닌 조훈현 국수를 활용한 것으로, 그는 현재 좌초 직전인 바둑테마파크에 대해 매우 아쉬워했다고 한다. 심지어 이런 상태라면 자신과 관련된 자료를 서울시에 기증할 수도 있음을 피력했다고 한다. 군이 사업규모만 늘려놓고 전남도와 불필요한 힘겨루기만 하느라 허송세월한 대가가 이번 대회 영암군의 여러 모습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났음이다. 군은 바둑테마파크조성사업이 전면 백지화가 아닌 수정 보완해 추진해야할 사업이 분명해진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다. 당장 전남도와 협의채널을 가동해 영암군을 대표할 관광지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로 가다듬어야 한다. 여기에는 작은 규모의 테마파크를 원한 조훈현 국수의 뜻도 담겨져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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