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지보상도 결과적으로 낭비 예산절감 주장 사실상 허구
민선6기 영암군정 출범 100일을 맞아 전동평 군수가 설계변경을 통해 80억여원의 예산을 절감하겠다고 밝혔던 '천황사길 선형개선사업'이 국비 지원이 늦어지면서 언제 끝날지 모를 '애물단지'로 전락해가고 있다.
특히 전 군수가 밝힌 80억여원의 예산절감은 당초 4차선에서 2차선 공사로 변경된데 따른 단순 공사비 차액일 뿐으로, 실제로는 내년에 지급하게 될 1년 치 '효 수당'에도 못 미치며, 용지보상에 따른 재원낭비와 공사장기화에 따른 소요예산 증가 등을 따지면 예산절감은 허구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또 천황사길이 산수뮤지컬사업과 바둑테마파크사업의 백지화 또는 보류로 시급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을 내놓았으나 주민과 월출산 탐방객들의 안전과, 국립공원구역에서 해제된 지역에 대한 민자 유치 촉진 등을 위해서는 오히려 4차선 확장을 서둘러야 한다는 영암읍민들의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관련기사 5면>
영암읍 남풍리, 춘양리, 용흥리, 개신리를 거쳐 천황사 입구까지 약 3㎞ 구간의 '천황사길'은 2012년 일부구간인 복지행정타운 진입도로를 '명품길'로 만든다는 계획이 세워졌으며, 2013년에는 당시 행정안전부의 '안전한 보행환경조성사업' 대상지구로 선정, 총사업비 140억9천여만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지역개발사업으로 추진됐다.
그러나 민선6기 들어 전임 군수의 '건축·토목중심' 군정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되면서, 4차선 도로 확장 계획에서 기존 노선(2차선) 유지 방향으로 설계를 변경하기로 결정됐다. 전 군수는 취임100일을 맞아 밝힌 군정 로드맵에서 "이를 통해 80억여원의 예산을 절감, 복지와 농업부문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80억원의 예산절감은 140억원대에서 64억원대 사업으로 축소된데 따른 단순한 산술적 계산에서 나온 것으로, 같은 방법으로 정확하게 따지자면 국비를 뺀 군비 부담 감소는 38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또 이는 전 군수의 핵심공약으로 내년 강행될 예정인 1년 치 효 수당(46억1천200만원)에도 못 미친다.
뿐만 아니라 천황사길이 위험도로 구조개선사업지구로 변경되면서 당분간 국비 확보가 어려워져 공사 장기화가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64억원대인 공사비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 80억 예산절감 주장은 더욱 설득력을 잃고 있다.
게다가 천황사길 4차선 확장을 전제로 지난해까지 총 816건 36억5천여만원 중 475건 15억6천여만원의 용지보상(42%)이 이뤄졌다. 이들 가운데는 2차선으로 축소된데 따라 쓸모가 없게 된 용지도 많아 결과적인 예산낭비까지 감안하면 80억 예산절감 주장은 결국 허구라는 지적이다.
한편 천황사길 인근 마을 주민들은 일부 보상을 받은 경우도 있고, 일부는 사업 축소로 보상계획이 없던 일로 된 경우도 있어 일관성을 잃은 행정에 대한 불만이 점점 팽배해지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전 군수가 산수뮤지컬사업과 바둑테마파크조성사업의 백지화 또는 보류에 따라 천황사길 4차선 확포장이 시급하지 않다고 판단한데 대해 국립공원구역에서 해제됐고, 바둑테마파크를 위해 이미 사들인 토지의 활용을 위해서라도 오히려 조기 확포장이 시급하다는 정반대의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