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산맥 바둑대회'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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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산맥 바둑대회' 그 후

사실상 '영암 대회'…대형 이벤트 가능성 또 확인

개최효과 극대화 위한 영암군 차원 사전준비 절실

'2015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리면서 대회가 처음 열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영암군에 큰 숙제를 던져주고 있다.
우선 대회가 김인, 조훈현, 이세돌 등 3대 國手의 고향인 강진, 영암, 신안을 순회하며 열리기는 했으나, 개·폐막식 모두 영암에서 열리는 등 사실상 '영암 대회'였다. 뿐만 아니라 대회 참가를 위해 모인 세계 각국 어린이와 학부모 대부분이 한옥호텔 영산재나 현대호텔 등 영암지역 숙소를 이용했다. 대형백화점이나 면세점 등 쇼핑센터가 광주 등 원거리에 있어 불편했다는 문제점을 빼면 영암군이 대회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서는 그야말로 대형 이벤트가 될 가능성이 이번 대회에서도 또 다시 확인된 것이다.
또 하나, 민선5기 말부터 사실상 백지화된 바둑테마파크조성사업은 두고두고 아쉬움을 주고 있다. 감사원 감사에 적발되고, 전남도가 도비 지원 불가 방침을 정해, 사업을 다시 추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내년에도 열릴 대회를 감안해 氣찬랜드나 목재문화체험장 등을 활용한 '조훈현 기념관'이라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주거변천사 야외전시장 등을 숙소로 적극 활용하기 위한 대안도 시급해졌다.
지난 8월7일 오후 개막식에 이어 8일부터 10일까지 열린 이번 대회에는 개막식이 열린 현대호텔에 내빈과 참가 선수단, 외국 어린이, 취재진 등 500여명이 몰렸다. 이어 대회기간에는 한·중·일 3국의 프로기사들 외에 한국 어린이선수단 700여명, 중국과 태국 등 외국 어린이선수단과 학부모 450여명, 지역 바둑동호회원 등 총 3천여명이 대거 참가했다. 식당 및 숙박업소들이 모처럼 호황을 누렸고, 왕인박사 유적지와 하정웅미술관 등 역사문화시설도 북적였다.
홍석현 한국기원 총재는 이에 대해 "1천여명에 이르는 대규모 지구촌 선수단이 바둑을 중심으로 한 자리에 뭉친 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다. 다채로운 운영방식으로 바둑대회의 패러다임을 바꾼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는 전남을 세계 바둑의 메카로 자리매김 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전남도지사도 "4천년 넘게 쌓인 동양의 지혜가 녹아 있는 바둑은 이제 세계가 주목하는 자랑스러운 동양문화가 됐다. 앞으로 국수산맥 바둑대회가 바둑 인재를 양성하는 명문 국제바둑대회로 발전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대회를 후원한 신안군이나 강진군의 입장은 '딴판'이었다. 도서로 구성된 신안군은 그렇다하더라도, 강진군은 "대회 투자액(1억5천만원)이 아깝다"는 속내를 드러내 보이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상 '영암 대회'였을 뿐만 아니라, 3대 국수 가운데 조훈현 국수의 위상까지 감안하면 '영암군을 위한 대회'인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최악(?)의 경우 신안군과 강진군이 후원기관에서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또 이럴 경우 영암군이 전남도와 함께 대회를 개최하는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군 천재철 문화관광체육과장은 이에 대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며, 이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행히 3회째인 내년 대회에 대비해 개최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 작업이 절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를 영암군의 대형 이벤트로 만들기 위해 준비해야할 일들은 무엇일까? 일단 이번 대회를 통해 드러난 숙박문제와 먹거리, 구경거리 등을 해결할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중국 관광객들이 매우 아쉬워한 쇼핑문제에 대해서도 무안공항 면세점이나 광주지역 대형백화점 등과 연결해 원활하게 해결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특히 세계 바둑의 메카가 영암군임을 각인시키기 위해 氣찬랜드나 가야금테마공원, 목재문화체험장, 주거변천사 야외전시장 등 리모델링이 필요한 공간을 찾아 가칭 '조훈현 기념관'을 조성하는 일도 절실하다. 이는 늦어도 내년 대회가 열리기 전 완료할 필요가 있고, 군 역시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백지화된 바둑테마파크조성사업에 대한 대체계획도 하루빨리 마련하는 일도 중요하다. 이번 대회를 관람한 군민들은 "2006년 계획했던 대로 바둑테마파크가 조성되었더라면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는 세계적인 이벤트가 되었을 것"이라고 상상하면서, "목욕비나 교통비 등 복지에만 몰두할 일이 아니라 이제라도 지역의 미래를 걱정하고, 대회 개최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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