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을 끼고 사는 마을을 만난다.
강은 조용히
마을에 기대어 잠들어 있다.
강을 따라 가다 보면
들꽃이 핀 언덕을 만난다.
강은 꽃에 기대어
조용히 흔들리고 있다.
강을 따라가다 보면
물고기들을 만난다.
강은 물고기 등에 실려
파랗게 파랗게 흐르고 있다.
강을 따라 가다 보면
예쁘게 누워있는 나룻배를 만난다.
강은 나룻배를 타고
우리의 소원을 옮기고 있다.
금상 수상作 ‘강길’
/도포중학교 2학년 임명호
전교생 41명중 10명 입상
전교생 41명 `미니학교’ 영암도포중학교(교장 김윤백)가 전국 글짓기대회를 석권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국수자원공사가 주최한 제19회 전국 물사랑글짓기 대회에서 단체상과 함께 금상(1명), 동상(1명), 장려상(8명) 등 모두 10명이 입상했다.
대회에 응모한 20명 가운데 절반이 입상하는 쾌거를 거뒀으며 이 결과로 단체상을 수상하는 등 실력 과시와 함께 학교의 명예를 드높였다.
지난 1972년에 개교, 올해 2월까지 34회 총 3천929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도포중학교(도포면 구학리 370-3)는 면단위의 작은 학교다. 현재 총 3학금에 전교생 41명 뿐인 ‘미니학교’.
꿈 키우는 가능성 있는 학교
작은 학교이지만 ‘참된마음’, ‘밝은지혜’, ‘튼튼한몸’이라는 교훈 아래 김윤백 교장 이하 총 16명의 교직원들과 41명의 학생들이 한 가족처럼 모여 이상을 펼쳐나가고 있다.
‘세계로 웅비하는 참되고 창의적인 인간육성’을 지향하는 김 교장의 학교경영 이념에 따라 교직원들은 학생들이 올바른 인격체로 성장하도록 최선을 다해 지도하고, 학생들 꿈을 키워가는 가능성과 힘을 지닌 학교다.
도포증학교는 이번 전국 대회 쾌거 뿐만아니라 지난해 제18회 전국 물사랑글짓기 대회에서도 대상(정은영 2학년)과 6명 입상, 지도교사상을 수상을 수상했다.
또 올해 6월에도 영산강유역환경청이 주최한 영산강·섬진강사랑 글짓기 대회에서 전체 수상자 10명 가운데 6명이 수상해 뛰어난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열악한 환경속 탁월한 실력
더구나 면단위 시골학교 학생들이 학습에 열악한 가정환경 속에서도 전국대회에서 탁월한 실력을 발휘한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실제로 2학년의 경우 전체 11명 가운데 부모가 없거나 한부모 가정인 학생들이 7명이나 된다.
정재학 지도교사는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아이들이 티없이 맑고, 생각이 깊고 풍부한 정서를 지니고 있었다”며 “안타까운 마음에 교사로서 이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과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는 방법이 뭘까를 생각하다가 독서와 작문을 떠올렸다”고 설명했다.
지도교사 글로 자신감 심어줘
그는 또 “평소 책을 가까이 하고 다양한 소재로 상상력을 글로 나타내도록 지도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아 기쁘다”며 “티없이 맑고 고운 학생들의 심성이 글로 나타나 이같은 좋은 성과를 얻은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교사는 등단 시인으로서 현재 교육부 교육과정 심의위원이며 인터넷신문 데일리안 편집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2004년 계간 ‘시인정신’ 최우수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보훈문예 추모헌시 국가보훈처장상, 환경사랑글짓기 환경부장관상, 글짓기대회 지도교사상 등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파란낙엽이 질때’(2002), ‘세월이 가도 허공에 있습니다’(2005), ‘프로이드의 찻집’(2006)이 있다.
/변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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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백교장
사랑과 정성이 담긴 교육
즐거운 학교 분위기 조성
김윤백(62) 도포중학교 교장은 연이은 글짓기대회에서의 우수한 성적 거양에 대해 “저보다도 글짓기 지도를 담당했던 지도교사와 전 교직원들의 공이 더크다”고 밝혔다.
또 “열악한 환경에서도 맑고 티없는 심성을 지닌 아이들이 그들의 풍부한 정서를 글로 표현한 것이 이처럼 좋은 결과로 나타나 기쁘다”며 “이러한 좋은 성과가 학교발전의 계기가 됐으면한다”고 바람을 말했다.
2006년 3월 도포중학교 10대 교장으로 부인한 김 교장은 “면단위 작은 학교지만 즐거운 학교 분위기 조성에 최선을 다해 왔다”고 피력했다.
“특히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희망을 잃지 않고 꿈과 이상을 갖고 실현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다”며 “체벌은 절대 금하고, 편애없이 학생들을 사랑하라”는 그의 교육철학도 밝혔다.
김 교장은 학생들이 항상 즐겁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매년 12월 개최하는 ‘종당문화제’를 활성화시켜 학부모와 학생, 교직원이 화합하는 한마당 잔치를 마련하기도 했다.
지난 1978년 교직에 투신한 김 교장은 정년을 채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상태. 그는 “퇴임을 앞두고 이러한 경사가 있어 가슴이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동기들보다 수년 늦게 교편을 잡은 그는 “어릴적 꿈이었던 교직에 몸담은 것에 대해 결코 후회없는 길이었다”며 “그간 교직자로서 ‘바른 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1978년 해남 화산중학교 교사를 초임으로, 해남 송지중, 화순 동면중 교감을 역임했으며, 도포중학교 교장을 끝으로 이달 말 퇴임을 앞두고 있다.
/변중섭 기자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