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사는 세상 우리도 동참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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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함께사는 세상 우리도 동참하고 싶어요”

다문화가족의 현주소

국제결혼이 급속하게 증가하면서 우리나라의 국제결혼을 통한 결혼이민자 수는 지난해말 기준 12만 6천명에 달하고 있다. 이제 다문화가족은 우리사회의 다양한 구성원 중 하나다. 정부는 올해 9월부터 다문화가족지원법을 시행해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결혼이민자들이 겪는 어려움과 이들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2세 교육, 새로운 문제로

어느사이 우리사회의 한 구성원이 되어버린 결혼이민자(‘이주여성’ 혼용), 다문화가족. 이들과 이들의 2세 교육문제는 오늘과 미래의 사회적인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전국의 결혼이민자는 12만 6천여명. 그중 전남도내에는 2008년 6월말 현재 4천941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영암군 거주 이주여성은 현재 211명으로 전년대비 29명(16%)이 증가했다. 이는 전남도내 22개 시·군중 9번째 순위다. 이들이 낳은 자녀 수는 전남도내 5천222명, 영암군내는 300명으로 나타났다.<표참조>

이들이 결혼이민자들이 낯선 한국 땅에서 안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조사결과, 먼저 한국에 오기전 한국에대한 정보와 배우자 정보를 충분히 얻을 수 없었고, 입국후에는 각종 생활정보를 얻기가 힘들었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가장 큰 애로점은 한국어, 한국문화의 이해와 예절 익히기, 음식, 육아법 등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 이주여성이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어질 즈음에 새롭게 부각되는 어려움은 2세 교육문제였다.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순간 준비되어 있지않은 학부모가 되어버린 것.
정부, 다문화가족지원법 9월 시행

이러한 결혼이민 여성의 한국생활 어려운 점을 해결하고, 빠르고 안정적인 사회정착, 삶의 질 향상, 사회통합과 이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는 오는 9월부터 ‘다문화가족지원법’을 시행해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 법이 시행되면 결혼이민자 등은 교육은 물론 출산 때 도우미 도움, 건강 검진을 지원받게 된다. 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가정폭력상담소와 보호시설도 확대된다. 이 법은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명문화 하고있다.

또 정부는 지난 6월부터 자유업이던 결혼 중개업을 신고제로 바꾸는 내용의 ‘결혼중개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에 들어가 국제 사기결혼 피해 근절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지자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 마련

영암군도 지난달 ‘거주외국인·다문화가족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관내 거주외국인과 다문화가족에 대한 지원의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고 지원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암군은 조례 제정 전부터 이미 다문화가족에 대해 출산용품을 지원해 왔으며, 출산장려금 지원과 한글교실운영, 우리문화 체험교육 등을 실시해왔다.


또 영암군 결혼이민자가족 지원센터를 통한 한국어교육, 가족교육, 문화이해교육, 상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이들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 제공과 경제적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일부 사회복지단체에서는 영어 원어민 강사로 양성해 활용하는 등 이들을 사회활동에 참여시키고 있다.
사회적 인식·상호 수용태도 필요

그러나 이러한 법적, 행정적, 물질적인 다양한 지원책 보다도 다문화가족이 우리사회에 정착해 안정적인 삶을 누릴 수 있게 할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이들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호의적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영암군 관계자는 “제도적 지원은 이미 어느정도 활성화 되어 있지만 국가와 자치단체의 지원에만 의지할수는 없다”며 “이들을 이해하고 포용하려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 예로 다문화가족 부부의 각기 다른나라의 문화적 차이로 인한 문화적 갈등은 오랜 시간이 흘러도 극복하기 어려운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런 경우 이주여성에게만 한국문화를 이해하도록 강요해서는 안되며, 한국의 남성도, 우리사회도 이주여성의 문화를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영암군 결혼이민자가족 지원센터의 송영희 소장은 서로가 수용돼야 하는 ‘상호 수용론’을 강조했다.
센터·방문지도사 지원 확대해야

송영희 소장은 “센터에서는 국·도비, 지방비 등을 지원받아 한글교육, 문화교육, 상담 등 방문지도사업을 펼치고 있다”며 “그러나 적은 수의 교사가 소액의 보수를 받고 활동하고 있어 더욱 많은 다문화가족을 돌보는 데 제약이 따른다”고 밝혔다.

또 현재 전남도내 22개 시·군 중 결혼이민자지원센터가 마련된 곳은 10곳 뿐이어서 센터가 없는 인접 자치단체까지 방문지도 활동을 나가는 실정이어서 지원센터의 확대도 시급하다.

송 소장은 “영암군 결혼이민자지원센터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도움이 필요한 다문화가정에 대해 언제든지 상담(전화 1577-5432)과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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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결혼이민여성
비비아니스 가족

"우리 아이는 한국사람 입니다
한국사람처럼 살 수 있게 해주세요"

한글·한국문화 제일 어려워
지원센터에서 많은 도움 받아
어려움 참고 살다보면 행복이…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시집 온지 올해 9년째인 비비아니스(32). 그는 한국인 남편(현대삼호중공업 근무) 사이에 최승우(8·남)와 최민서(3·여) 두 자녀를 두었다.

“한국에 대해서 잘 몰랐고, 음식이 입에 안맞아서 많이(아주 심하게) 힘들었습니다”

필리핀의 섬지방 민따나오가 고향인 비비아니스는 한국에 첫발을 들였던 지난 2000년 당시의 상황을 회상했다. 23살의 한참 어린나이, 아무것도 모르던 때, 그에게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것은 ‘한글과 한국문화’였다.

“남편은 365일 회사 다니느라 바빴어요. TV를 보면서 한글을 혼자서 공부했어요. 당시 누가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어서 그 부분이 제일 힘들었습니다”

자신의 그간 살아온 이야기를 하얀 종이에 미리 써온 비비아니스는 또박또박 써내려간 한글과 어휘 구사도 좋은 편이었다.

“그때는 국가에서 우리같은 결혼이주여성에게 도움을 줄수 있는게 별로 없었어요. 자꾸 안좋은 일만 생기고 주변에서 남편에게 폭행을 당하는 사람이 많았고 도망을 가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러던중 그는 2004년 영암군 결혼이민자가족 지원센터를 통해서 다양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센터를 통해 한글교육도 받고, 한국문화도 배웠습니다. 아이들과 남편도 함께 교육을 받았었는데 기분이 아주 좋았습니다. 나라에서 도움을 받고, 또 우리에게 관심을 많이 갖어주니까 앞으로 ‘잘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센터에서 나온 선생님이 방문할 때는 애들이 무척 기뻐하고 선생님을 좋아해요”

그는 “어려움을 참고 기다리고 살다보니 지금은 행복하다”고.

최근 한가지 어려움이 생겼다. 큰 애가 학교에 가면서 초등학교 교과 수준이 높아 엄마가 직접 가르치기가 어렵고 자신의 한글실력에 한계를 느낀다 한다.

마지막으로 그가 사회에 바라는 것을 말했다.

“우리 아이들은 한국사람입니다. 한국사람처럼 살 수 있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변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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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사회, 동등하게 상호 수용돼야”

■영암군 결혼이민자가족 지원센터

송 영 희 소장


“이주여성만이 우리사회에 수용되는 것이 아니라, 이들과 사회가 서로 상호작용으로 수용되어야 합니다”
영암군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 송영희(45·사진) 소장은 “이주여성과 우리사회가 동등하게 서로에게 수용돼야 한다”며 ‘상호 수용론’을 강조했다.

“우리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이주여성들이 적극적인 사회적응을 위해 밖으로 나와야 하고, 이들이 자연스럽게 우리사회에 흡수될수 있도록 지역민과 지역사회 또한 이들을 포용해야 합니다”

송 소장은 “특히 결혼이민자가족 지원센터가 이주여성들의 사회적응에 큰 도움을 주고 있고 생활의 구심체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영암관내 16명의 자원봉사자들이 58가구에 대한 방문교육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으며, 센터의 지원을 받는 다문화가정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이주여성들이 자국의 전통음식을 장만하고 저를 집으로 초청하고, 자신의 사는 모습을 보여줄 때 즐겁고 행복합니다”

또 그는 센터의 도움을 받으면서 엄마와 아이들의 표정이 처음보다 밝아지고 점차 기쁨과 즐거움이 가득해지는 걸 보면서 일하는 보람을 크게 느낀다고 말했다.

어떤 가족은 의사소통이 어렵다거나, 육아방법, 자녀의 교육문제를 이유로 센터에 교육을 요청하기도 한다고 한다.

그는 “가족의 적극적인 요청에 의해 이주여성에 대한 방문교육을 실시하는 경우도 있지만, 가족에 의해 접근이 차단당하는 경우도 있어 이때가 가장 안타깝고 힘들다”고 토로했다.

송 소장은 또 “우리사회가 떠 안아야될 문제 중 하나는 2세들의 교육문제”라고 밝히고 “애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에는 엄마들이 스스로 조력자가 되지못한다고 느끼고 가르치거나 배우는 것을 포기해버리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송 소장은 “이러한 이주여성을 돕기 위해 센터에서는 한글교육, 가족교육, 상담, 사회이해교육, 다문화인식개선교육, 정서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며 이주여성과 가족들의 많은 이용을 당부했다.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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