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방식 메주 만들어
‘옛날 우리 맛’ 재현
된장·청국장 등 6종 판매
농한기 농가소득 한몫
공장 마당에 들어서자 메주콩 삶는 냄새가 모락모락 후각을 자극한다. 메주콩 냄새에 어릴적 메주 쑤시던 어머니 곁에 앉아 종일토록 메주콩을 집어먹던 기억이 떠올랐다.
군서면 동호리 동변마을 ‘월출전통메주’ 공장. 전통메주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동변마을 생활개선회 회원 4명이 점심을 채 마치지 못했다.
함께 식사하자며 권하는 인정도 고마운 시골 인심이거니와. 더구나 맛깔스런 김장김치에 보리밥이라니…. 꿀맛이다.
그맛에 주제를 까먹을까봐 정신을 차리고 “메주 이야기합시다. 메주는 언제 만드시나요?”
“아따~ 메주 만드는 것 볼라면 진작 왔어야제, 다 만들어붓는디” 메주 만드는 기간은 매년 추수가 끝난 뒤 11월 말부터 딱 보름간이다.
지금 삶는 콩은 청국장을 만들기 위한 것. 발효실과 건조장에 주렁주렁 매달린 메주와 장독대로 대신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전통메주 공장 분위기는 충분했다.
매년 11월 22일 이후 콩을 삶고, 메주를 만들고, 띄우고(발효), 메달고(건조)하는데 걸리는 기간은 한 달.
“옛날 엄마들 손맛 마냥 그대로 만드요. 기계도 안쓰고 손만 쓰요” 그래서 맛좋고 영양가 뛰어난 전통메주다. 우리 콩 100%로 순수한 우리 맛을 재현하고 있는 것.
동변마을의 생활개선회(회장 정명진·50) 7명의 회원들이 모두 공장 직원이고 사장이다. 최성자씨, 김인난씨, 한인선씨, 김윤내씨, 박효순씨, 서해순씨.
이들은 한 해 5~6천개의 메주를 만들고, 이를 이용해 전통 방식으로 연중 된장과 간장을 만들어 판다. 청국장과 청국환, 청국가루 등 총 6종의 가공식품을 생산한다.
“우리 메주가 일본도 가고 미국까지도 가요” 1.5~2kg 짜리 ‘월출전통메주’는 한 개에 13,000원. 전국에 판매되고 있을 뿐만아니라 미국거주 향우의 추천으로 미국 한인사회에도 인기가 좋다.
300여명의 단골 고객들의 택배 주문도 꾸준하고 지역 주민들도 메주를 사러 온다. 기찬들쇼핑몰 등 인터넷 판매도 많다. 연 매출이 2억원, 순이익은 회원들의 가정 아이들 교육비 정도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이곳 메주로 만든 된장은 맛과 품질이 뛰어난 것으로 소문이 나 있다. 전통메주로 담은 된장은 단백질이 가장 많아 발효식품중 최고를 자랑하며, 고혈압, 항암효과가 뛰어나며 음식맛 또한 일품이다.
‘월출전통메주’는 회원들이 손수 재배한 콩을 사용하고, 또 마을 주민이 생산하는 콩을 전량 구입하므로써 지역 농가소득에 도움을 준다.
수질 검사와 식품위생 검사 등 모두 합격했으며, 회원들은 이에대한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전통 장맛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간장, 된장을 만들 때 사용하는 소금은 신안 증도산 3년 묵힌 천일염. 된장과 간장이 숙성되고 있는 장독대는 유약을 바르지 않은 ‘숨쉬는 장독대’다. 바로 ‘옛날 꺼’
지금은 만들지도 않고 구할수도 없는 이 장독대를 회원들이 마을마다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찾아 새 장독을 주고 바꿔왔다고 한다. 옛날 ‘숨쉬는 장독대’에서 숙성된 된장, 간장이라야 제대로 된 전통 맛을 낼수 있다는 것.
정명진 회장은 “순수 국산콩을 사용하다보니 순이익은 그리 많지않다”며 “품질좋은 전통메주 생산으로 우리마을과 지역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농가소득에 조금이라도 도움되고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구입문의 : 061)471-8871, 010-8881-3662
/변중섭 기자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