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하수처리시설 관리대행 동의안 '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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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하수처리시설 관리대행 동의안 '부결'

의회 경제건설위원회, "공론화과정 필요하다" 강력한 반대 입장 천명
김기천 의원, "용역보고서 외 조직진단 등 준비과정 생략 졸속" 지적

영암군의 5개 공공하수처리시설에 대한 관리대행 동의안이 결국 '부결'됐다. 군은 당초 이번 임시회에 상정하기 위해 의원간담회를 통해 설명에 나섰으나 일부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쳐 상정하지 않기로 했으며, 이틀 후 다시 방침이 바뀌어 기습상정 했다가 상임위원회가 열리자 '보류'해줄 것을 요청하는 등 지난 일주일동안 갈팡질팡했던 동의안의 '결말'이다.
특히 '일사부재의(一事不再議)의 원칙'에 따라 이번 임시회 회기 중에만 다시 발의 또는 제출하지 못하게 돼 다음 임시회에 상정하는 데에는 법적 걸림돌은 없으나, 의회 안팎에서는 한번 부결된 안건을 다음 회기에 상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대세여서 동의안 재상정까지는 상당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또 이번 동의안 부결을 강력하게 주장한 김기천 의원은 "동의안을 서랍 속 깊숙이 넣어두라"고 요구하면서, "용역보고서 외에 조직진단이나 공론화과정 등이 생략된 채 다시 상정되는 동의안에 대해서는 결단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 재상정을 위해서는 상당한 보완자료 확보가 필요해 시일이 더욱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영암군의회는 지난 3월 27일 경제건설위원회(위원장 노영미)를 열고 '영암군 공공하수처리시설 관리대행 동의안'에 대한 심의에 나서 부결 처리했다. 동의안이 상임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함에 따라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하고 자동폐기 됐다.
군은 대불하수처리장과 영암하수처리장, 군서하수처리장, 신북하수처리장, 학산하수처리장 등 5곳의 관리를 현행 직영에서 민간업체 관리대행으로 전환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 '영암군 공공하수처리시설 관리대행 동의안'을 지난 3월 21일 개회한 제264회 임시회에 제출했다.
'하수처리시설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나, 총액인건비제로 인력충원은 억제되어, 공무원이 계속 직영하기엔 한계점에 도달'했고, '환경부의 관리대행 방침에 부응해 전문기술인력이 관리하도록 함으로써 운영효율성을 제고'한다는 취지에서다.
이에 대해 김기천 의원은 동의안이 상정되는 과정에 있어 갈팡질팡한 수도사업소를 질타했다.
김 의원에 의하면 수도사업소는 지난 3월 13일 의원간담회를 통해 공공하수처리시설 관리대행방안을 설명하고 동의안을 제출하겠다며 협조를 당부했으나, 의원들은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등의 문제를 제기했고, 이에 다음 회기 때 상정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하지만 이틀 뒤 방침을 다시 바꿔 상정하기로 했으며, 상정한 뒤에는 입장이 또 바뀌어 상임위 심의에서 '보류'해줄 것을 요구하는 등 일주일동안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였다.
김 의원은 "상정하지 않겠다에서 상정하겠다로 바뀐 이틀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느냐"고 따져 묻고, "의회에 상정해놓고 보류해달라는 요구는 또 어떻게 된 것이냐"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이어 "하수도는 공공재로, 공공행정의 책임이 막중하게 요구되는 영역이며, 더 나아가 공공시설에 대한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한 인적 물적 지원이 절실하게 필요하고, 수익성이 아니라 책임성, 경합성이 아닌 비경합성을 갖는 공공재에 대한 철저한 인식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관리대행에 근본문제를 제기했다. 또 "그동안 하수처리시설에 대해 영암군의 관심과 지원은 매우 부족한 상태였다. 인력충원은 번번이 묵살 당했고, 청원경찰 7명을 관리운영요원으로 편법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근무여건이 매우 열악하고 그에 비해 보상과 처우는 낮은 상태라서 직원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져 있다. 하지만 정도관리(수질시험 중심)를 제외한 나머지 분야 인력의 숙련도는 매우 높다. 전문분야 인력만 확충된다면 현재 직영체제로도 운영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특히 "지난 20년간 소수 정예인력으로 대과 없이 공공하수처리시설을 운영해온 수도사업소와 하수처리팀의 노고에 박수부터 보낼 일"이라면서, "시설, 전기, 설비, 환경연구사 등 소수 직렬 직원의 업무강도와 처우 등에 대한 현장중심의 진단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에 맞춰 인력충원계획을 세우고, 특히 점점 강화되는 전문 인력 수요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의원은 특히 "민간위탁이 최선이라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면서, "현장부서에 대한 정밀한 조직진단을 실시해 그 결과를 바탕으로 업무와 인력의 재배치, 전문 인력의 확충, 현업부서 지정, 기존인력의 재교육 및 훈련 같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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