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허면 오래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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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허면 오래살어”

영암읍 송평리 신정마을 이 계 천 할아버지(100세)

지금도 손수 농사일…건강 비결
신정마을 주민들 축하연 열어
영암읍 송평리 신정마을 사시는 ‘학암양반’ 이계천 할아버지께서 상수(上壽 : 100세)를 누리셨다. 막내아들 이동진씨와 함께 케익의 촛불을 불어 끄신 할아버지. 큰 초 10개.
25일 송평리 4구 신정마을(이장 신진철) 주민들이 마을회관에서 축하연을 마련하고 온 마을 주민들이 모여 할아버지의 상수를 축하하며 음식을 함께 나눴다.
이날 할아버지는 주민들이 차려준 푸짐한 상을 받으시고, 박종태 영암읍장을 비롯한 읍직원들과 주민 50여명으로부터 큰 절을 받으며 흐뭇해 하셨다.
“요렇게 모다 모여서 축하해준께 고맙고 기분 좋제…” 이 할아버지는 총총한 눈빛에 말씀도 힘이 넘치신다.
부지런하시고, 지금도 손수 농사를 지으신다니 놀랍다. 이날 잔치상에는 이 할아버지가 직접 지은 쌀로 빚은 인절미도 올라왔다.
할아버지 고향은 강진 옴천. 해방 직후 송평리에 오셨고 60여년을 땅을 일구며 우직하게 사셨다.
송평리 신정마을은 옛부터 산 좋고 물 맑은 곳이라 장수하 신 분들이 많은 곳이다고.

장수 비결을 여쭈니 “식사 잘허고, 술 담배 안허고, 운동 많이 허고, 일 열심히 허면 오래살어”라고요.
할 아버지는 해방 전 목포서 말구르마(마차)를 끄시며 운송업을 하셨다. 전라도 어디든 안 가본 곳이 없고 신안 팔금도, 비금도, 칠산도 등 섬까지 마차를 끌고가 미역, 소금, 쌀을 실어날랐다.
할아버지는 지금도 말구르마 끄시던 때 이야기를 곧잘 하시며 즐거워 하신다고 마을분들이 귀띔한다.
“안댕긴 디가 없어. 칠산도 까정 가서 일혔어…” 조기잡이 철에는 칠산도 조기를 마차에 가득 싣고 나오셨다는 말씀이시다.
이날 마을회관에 모인 주민들은 “할아버지는 좋은 일 참 많이 하셨다”고 칭찬을 늘어놓는다. 요즘 말로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나눔사랑’을 실천하셨다고나 할까.
할아버지는 젊었을 적에 남의 농사도 다 지어주시고, 손수 마당비를 많이 만들어 집집마다 나눠 주시거나, 아이들에게는 짚신을 삼아 나눠주셨다고 한다. 그때 짚신을 받아 싣었던 주민의 말이다.
할아버지는 자식 복도 많으시다. 5남 3녀를 두었다. 모두 외지에 나가 살고 현재는 막내아들인 이동진(55)씨가 봉양하고 있다. ‘학암댁’인 할머니는 4년전 먼저 가셨다.
손님들 배웅하러 문 밖까지 나오신 할아버지는 100세(上壽)라 믿기 어려울만큼 걸음걸이도 정정하시다.
/변중섭 기자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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