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낙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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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낙조

제4회 전남문학상 시부문 당선작


누가 있어
저 주홍 기를 받을 수 있을까

거꾸로 서서 산란하는 하늘이
배 아파 노을을 낳고
길게 누워 산란하는 강물은
거울 같이 붉은가슴으로 낙조를 기른다

저기
저 하늘 아래
바라보는 거 하나 만으로도
아름다운 마음으로 성형해놓은
섬진강 낙조


당선소감 (상략)

끊임없이 불어오는 정신적 허기가 어쩌면 그동안의 삶을 지탱해주었는지 모를 일이다. 안정적이지 않은 일상들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지탱할 힘이 부족할 때마다. 무엇인가를 갈구하고 배워가며 정신적 허기를 채우지 않으면 일탈할 것만 같은 목마름이 오늘에 이르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
그러나 항상 안식 후에 오는 게으름이 문제였다. 안정된 공간에서는 어김없이 게으름이 고개를 들고 유혹해 와 또 다른 허기가 들어올 틈을 만들어버린다. 이젠 게으른 바퀴에 얹혀 편안하게 갸려는 일상에서 과감히 내려 새로이 갈아타야겠다.
내 정신의 아궁이에 가득히 찌들어 붙은, 묵은 낙엽 같은 고정관념들을 힘찬 풍구질로 말끔히 태워 더 새로워져야겠다.
많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첫걸음을 뗄 수 있도록.


·영암문인협회 회원
·솔문학동인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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