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쌀 판매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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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전국이 쌀 판매 ‘전쟁’

쌀값 하락에 재고는 쌓이고…

‘역계절진폭’ 4년만에 다시 발생
전국 농협·RPC 재고량 눈덩이
올 수매량 감소·가격하락 우려


전국적으로 산지의 쌀값이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게다가 재고량은 쌓이고 쌀 소비는 저조하다. 특히 산지 쌀값이 상승해야 하는 봄철에 하락, 올 가을 수확기를 앞두고 더욱 떨어질 전망이어서 소비촉진방안 등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난해 풍작의 영향으로 쌀 수확량은 대폭 늘었지만 소비는 줄어든 데다가 대북 식량지원마저 3년째 끊겨 재고가 쌓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전국이 재고량 처분을 위한 쌀판매 전쟁중이다. 관내 RPC의 쌀 재고량과 판매량을 분석하고 농협RPC들의 판매전략을 들어본다.
쌀 소비둔화가 주된 요인
들녘엔 모내기가 한창인 요즘 쌀값은 지난 2월 이후 15%까지 하락하고 있다. 앞으로 가을 수확기까지 더 하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땀흘려 모를 심는 농민들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올해는 쌀값이 지난해 수확기보다 크게 떨어지는 ‘역계절진폭’이 4년만에 다시 발생한 것도 주목할만 하다.
최근 이러한 쌀값 하락의 원인으로는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감소 ▲산지 유통업체와 농협, RPC 등의 재고 물량 과다 ▲지난해 쌀 풍작에 따른 공급 물량 과다 ▲대북정책 경색으로 인한 대북쌀 지원 3년째 중단 등을 꼽을 수 있다.
농협중앙회 자료에 따르면 전국농협 전체의 5월말 기준 재고량은 90만 7천91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만5천368t, 53.1%가 증가 증가했다.
전체 농협RPC만으로는 5월말 재고량이 55만t으로 지난해 보다 15만7천t, 39.8%가 증가했다.
이에대해 영암군농협통합RPC 박석주 대표이사는 “쌀 재고량 증가는 공급량 증가와 대북쌀 지원중단 원인을 찾을 수 있지만 그보다 더욱 주된 원인은 국가적인 쌀 소비감소 때문이다”고 말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이제 쌀은 국민의 주곡으로서의 위치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쌀 공급량은 매년 증가한 반면 소비량이 매년 줄고 있는 것이 쌀값 하락의 주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
또 대북쌀 지원중단 역시 쌀값하락의 큰 요인이다. 대북쌀 지원은 물량을 떠나서 가격지지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지역농협RPC 재고량 증가
‘쌀장수’ 별명 얻은

쌀 소비 부진은 곧 쌀 판매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원료곡 확보량은 농협 전체 5월말 기준 166만2천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만7천t(3.6%) 증가한 반면 판매량은 5월말까지 75만5천t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무려 25만7천t(25.4%) 이나 감소했다.
또 전체 농협RPC의 판매량도 5월말까지 51만t으로 전년동기 대비 17만t(25.0%)나 감소했다.
영암 관내 회원농협과 2개 농협RPC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영암군농협통합RPC와 군서농협RPC도 원료곡 확보량과 재고량이 크게 증가하고 판매는 부진했지만, 영암군농협통합RPC는 판매량이 소폭 증가해 의외로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농협RPC의 원료곡 확보량은 2008년 12월말 기준 농협통합RPC가 1만416t으로 전년비 4천72t(60.9%), 군서농협RPC가 3천700t으로 전년비 860t(23.2%) 증가했으며, 올해 5월말 기준 재고량은 농협통합RPC가 5천939t으로 전년비 4천710t(48.3%), 군서농협RPC가 2천800t으로 전년비 300t(1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군서농협RPC의 올해 판매량은 전년비 20%가량 감소했다.
반면 농협통합RPC의 올해 판매량은 5월말 기준 2천161t으로 전년비 87t(4.2%) 증가량을 보이며 선전했다. 이는 통합RPC 출범과 신임 대표이사의 쌀판매 촉진전략과 활동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도 관내 회원농협의 2008년산 벼 재고량은 5월말 기준 미암농협이 1천193t, 학산농협이 1천170t, 신북농협이 820t, 금정농협이 523t으로 나타났다.
수매량 감소·가격하락 예상
이처럼 산지유통업체들의 쌀 재고 물량이 8~9월까지 해소되지 않으면 올해 수확기 벼 매입 물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쌀 농가에 타격이 우려되고있다.
수확기에 2008년산 재고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재고누적에 따른 창고 부족이나, 농가 요구량을 모두 수매할 수 없을 경우 상당한 동요가 예상된다.
또 예상되는 수매가 하락도 농가 소득감소로 직결돼면서 올 가을 수확은 농민들에게 고통스런 수확기가 될지도 모른다.
농협RPC 다양한 판촉 이벤트
이에따라 각 농협은 2008년산 벼의 재고 감축을 위해 쌀 판촉활동에 혼신을 다하고 있다. 군서농협RPC 강성길 소장은 “우선 품질고급화에 최선을 다하고 신규 거래처 확보, 출향인사들에게 고향쌀 사주기 편지 발송, 임직원 고객리스트 50개 작성하기, 기존 거래처와 평생고객 재점검 관리, 시식회를 통한 홍보 강화 등 다양한 판촉 이벤트를 계획,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협통합RPC 박석주 대표도 “농협 전 임직원들이 한마음으로 ‘달마지쌀 천사(1004) 운동’을 적극 추진하고, 시식회, 수도권에 전단지를 배포하면서 신규고객 확보와 신규시장 진출에 혼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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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장수’ 별명 얻은 농협통합RPC 박석주 대표이사
영암쌀 자존심 회복해야”

“달마지쌀 천사 운동으로
영암쌀 자존심 회복해야”

“올 가을 수확기 걱정은 지금 생각하고 싶지도 않고, 생각할 겨를도 없습니다. 지금은 ‘달마지쌀 천사(1004) 운동’에 매진해 영암쌀 판매에 혼신을 다할 때입니다”
농협통합RPC 박석주 대표이사는 쌀 재고량과 올 가을 수확기의 수매 문제를 묻는 기자에게 이처럼 단호하게 대답했다.
박 대표는 이어 “쌀이 주곡으로서의 위치가 위태롭다. 신세대들의 식사패턴의 변화 등 4인 가정에서 한 달에 쌀 10kg을 소비하기가 버겁다”며 “이같은 쌀 소비둔화가 판매부진과 재고누적으로 이어지고 가격하락의 주된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영암쌀의 재고물량 해소와 판매 촉진을 위해 최근 ‘달마지쌀 천사(1004) 운동’을’쌀판매 특별추진 100일작전’과 함께 시작했다고 밝혔다.
“하루에 1004명의 고객에게 달마지쌀 1포 씩을 판다면 올해말 연말까지 120억원의 매출을 올려 통합RPC의 올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이를위해 박 대표는 수도권 고객들에게 ‘영암쌀을 사주시는 당신은 농촌을 지키는 수호천사’라는 전단지를 배포하고, 최근 천황사 주차장에서 월출산 등반객들을 대상으로 달마지쌀 시식회를 열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또 지난 2일 ‘쌀판매 특별추진 100일 작전’을 제안하는 e메일을 관내농협 전 임직원들에게 발송하고 모두 힘을 합하여 쌀판매에 혼신을 다하자고 촉구했다.
박 대표는 이 메일에서 6월 1일 택배물량이 사상 최대인 558포를 기록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하면서 힘을 합해 정성을 다하면 1004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독려했다.
박 대표는 “쌀판매 100일 작전은 관내 전 행정기관과 사회단체, 농협, 조합원과 농민이 혼연일체가 되어 동참함으로써 올 가을 수확기는 새로운 사업물량을 받아들이는 희망의 날이 되도록하자”고 당부했다.
/변중섭 기자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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