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농협 벼 육묘관리 부실 말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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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월출산농협 벼 육묘관리 부실 말썽

수익만 노린 무리한 생산량 늘리기에 부실 벼 육묘 초래

농민들, “한 해 농사 망칠 판”…농협, “피해 최소화 할 것”

월출산농협(조합장 박성표)이 농업인들로부터 신청을 받은 벼 육묘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 농민들의 강력한 항의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월출산농협은 같은 규모의 벼 육묘장임에도 수익만 노려 무리한 생산량 늘리기에 나선 결과 부실한 벼 육묘를 초래한 것으로 드러나 농업인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월출산농협은 농가의 노동력 절감과 건강한 모를 농가에 공급해 양질의 벼 생산을 도모한다는 목적으로 지난 2018년과 2019년 660㎡(200평) 규모의 벼 육묘장 각 1동씩을 설치하고 2018년부터 농가와 계약을 맺고 벼 육묘 공급에 나섰다.
하지만 올 들어 벼 육묘장 면적을 감안하지 않고 무리하게 벼 육묘량을 늘리다 보니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았다는 농업인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월출산농협 경제사업부 관계자에 의하면 벼 육묘 생산 첫해인 2018년 3만5천장을 계약생산한데 이어, 5년째인 올해는 무려 17만장의 모판 육묘를 공급 계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벼 육묘 1판당 순수익이 7~800원임을 감안하면. 4∼5월 두 달 동안 벼 육묘장을 잘 관리하면 1억원이 훌쩍 넘는 수익을 낼 수 있음을 노린 셈이다.
시종면에 거주하는 농업인 김모씨는 “월출산농협의 벼 육묘장은 200평짜리 2동 그대로인데 농협이 수익을 더 내기 위해 벼 육묘 생산량을 무리하게 늘리다 보니 제대로 된 벼 육묘 생산도 어려워졌을 뿐더러 모판이 뒤바뀌는가 하면, 부족한 벼 육묘장 면적을 채우기 위해 고르지 못한 개인 소유 밭 등을 임대해 임시 녹화장(노지 육묘장)으로 사용하는 등 결과적으로 관리가 소홀해져 벼 육묘 생산을 위탁한 농민들에게 그 피해가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서호면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는 전모씨는 “150마지기(3만평)에 심을 ‘강대찬’벼 육묘 2천700장을 공급받기로 하고 월출산농협과 지난 4월경 계약을 맺고 1천200여만원을 입금했다”면서, “하지만 공급받기로 한 날짜에 공급받은 육묘는 생육기간을 10일 이상 넘긴 상태로 너무 크게 자라 도저히 심을 수 없는 육묘였고, 공급받은 육묘 가운데는 심지어 생육이 덜 된 육묘 등 정상적인 생육환경에서 자란 모라고는 볼 수 없을 정도의 제품을 넘겨받았다”고 주장했다.
전씨는 “농부에게 벼 육묘는 농사의 반”이라면서, “공급받기로 한 육묘를 생육과정에서부터 관심 있게 지켜봐 왔는데 정작 도착한 육묘는 지켜봐왔던 육묘가 아니라 여기저기 주워모아 겨우 수량을 맞춰온 것 같은 육묘였다”고 분개했다.
월출산농협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균일한 육묘를 공급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길었던 봄가뭄 등 기후변화에 대응해 좋은 환경에서 모가 자랄 수 있도록 녹화장 확보 등 보다 체계적인 벼 육묘 생산 관리에 나서겠다. 피해농가와 접촉해 피해를 최소화해 나가겠다”고 해명했다.
이승범 기자 stonetig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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