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대 의회 첫 예산심의서 보여준 의원들의 역량
검색 입력폼
 
오피니언

제9대 의회 첫 예산심의서 보여준 의원들의 역량

영암군의회가 제292회 임시회를 열어 총 7천795억원 규모의 제2회 세입·세출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 집행부로선 민선8기 첫 예산편성이요, 의회로선 제9대 의회 첫 예산심의였다. 그만큼 군민들의 관심이 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의회도 이를 의식해서인지 소관 상임위원회 예비 심의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본 심의를 통해 7건의 사업 예산 4억2천300만원을 삭감해 본회의에 넘겼고, 본회의에서는 관례대로 그대로 의결됐다. 하지만 상임위의 예산안 심의과정을 짚어보면 도대체 제9대 의회가 집행부를 어떻게 견제하고 감시해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로 무기력했다. 예산서를 제대로 파악이나 한 의원이 있는지 궁금할 지경이었다.
의원 모두는 정례회나 임시회 등 회기를 앞두고 집행부 업무추진현황을 꼼꼼히 살필 의무가 있다. 필요하다면 군민을 비롯한 전문가 도움도 받아야 한다. 그러라고 의원 한명 한명에 사무실을 배정했고, 컴퓨터를 비롯한 사무기기까지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임시회를 앞두고 예산서를 파악하고 담당공무원을 불러 사전 자료를 요구하는 의원은 찾기 어려웠다. 그 결과는 상임위 예산심의에서 적나라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궁금해서 그런다"느니 "몰라서 그런다"는 말을 되풀이하며 엉뚱한 질의만 해대거나 호기심 충족하느라 바빴다. 집행부가 민선8기 출범과 함께 연이어 채용한 별정6급 정무실장이 무슨 일을 하는 자리인지, 임기제 '나'급의 정책보좌관 채용은 과연 적정한지 당연히 궁금할 법도한데 어떤 경위와 목적의 채용인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다. 이는 비록 예산심의와는 무관해보이나 집행부가 한 일이고 공직자들 사이에 여론이 분분한 만큼 의회가 적극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문제가 있다면 따졌어야 할 일이다.
집행부가 영암군민속씨름단의 존치여부를 공론화를 통해 결정하기로 하면서 집행한 용역비의 적정성이나, 군민 여론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그 결과에 따라 편성되어야 할 영암공공도서관 사전기획용역비 3천만원이 제2회 추경에 앞당겨 계상된데 따른 적절성, 올 가을로 연기됐다 전면 취소된 왕인축제와 예정대로 올 가을 개최되는 국회축제 등 일관성을 상실한 행정추진 등에 대해서는 당연히 짚고 넘어갔어야 할 일이다. 임기 첫 예산심의에서부터 상임위서 삭감한 예산을 예결특위서 되살리는 구태를 답습한 것도 볼썽사납다. 결과적으로 상임위 예산삭감이 잘못된 결정이었음을 의원들 스스로 인정한 꼴이기 때문이다. 예산서 파악이 어렵다면 전문위원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전문위원이 부적격이라면 집행부에 교체를 요구해야 한다. 정책지원관 채용도 가능하다. 이번 예산심의 행태가 다시 반복되면 제9대 의회는 희망이 없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오늘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