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이 사는 길 :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베드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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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이 사는 길 :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베드타운

박정용 문태고등학교 교사 도포면 영호리 출신 전남대학교 지역개발학 박사과정
인구소멸, 지역소멸이 영암군의 눈앞에 닥쳐온 지금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하는 시점에 있다. 어떻게 하면 선사시대를 지나 삼국시대부터 근대까지 한반도 서남부지역의 맹주 역할을 해온 영암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담보할 수가 있을까?
한 지역의 변화는 당연히 내적 요인과 외적 요인의 상호 연관성에서 나온다. 영암군이 지금의 소멸위기 지역이 된 것은 내적으로는 70년대 새마을운동 이후 선진화된 자발적 지역발전 역량을 키우는 데 실패했기 때문일 것이고, 외적으로는 내부적으로 부족한 자원을 유치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유행가 가사처럼 지나간 것은 지나간대로 놔두자. 하지만 과거를 답습하면서 지역소멸을 눈뜨고 지켜볼 수는 없다. 또 하나의 환경변화가 예정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불과 2~3년 후면 광주에서 강진까지 고속도로가 뚫릴 것이다. 그 고속도로가 우리 영암에 끼칠 외부적 영향은 광주라는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일일 것이다. 그러기 전에 움직여야 한다.
먼저 고려해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베드타운'을 만드는 것이다. 영암읍 고속도로 입구에서 광주까지 불과 20분이면 갈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니 짧아진 통근 거리는 역으로 광주에 사는 중산층들에게 번잡한 도시보다는 쾌적한 근교 지역에 전원주택을 짓고 살고 싶어 할 유인책이 되어야 한다. 대도시 근교의 베드타운은 서구 선진국에서는 벌써 수 십년 전부터 있어 온 주거형태이다. 고속도로 입구와 가까운 영암읍 일대에 전원주택 단지 베드타운을 만들어 광주의 인구를 유입시키면 한꺼번에 여러 가지 잇점이 생긴다. 영암읍을 중심으로 월출산을 둘러싼 고급의 전원주택 단지들은 지속적 인구증가를 담보해 줄 것이고, 자연스럽게 지역경제도 살아날 것이다.
명심할 것은 지금처럼 영암읍 재개발사업을 하는 것과 같이 전체적인 개발컨셉이 없으면 안된다. 군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영암을 상징적으로 나타낼 만한 랜드마크를 비롯해서 최고의 베드타운이 될만한 개발컨셉을 생각해 내야 한다. 이것이 아니면 우리는 죽는다는 각오를 가지고 처절하게 해내야만 한다. 여기에 지금의 글로벌 추세에 걸맞게 친환경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방향으로 개발을 해야 한다. 화석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패시브 하우스' 단지를 추진했으면 한다.
패시브 하우스(독일어: Passivhaus, 영어: passive house)는 최소한의 냉난방으로 적절한 실내온도를 유지할 수 있게 설계된 주택을 말하며, 1년 내내 평균 20°C 내외로 실내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기밀성과 단열성이 좋고,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적극 활용하면 냉난방비용이 일반주택의 10%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기밀성이 유지되므로 미세먼지 걱정도 없다. 이런 정도의 차별화된 조건이 아니면 광주의 인구를 유인할 수 없을 것이다.
국가 전체적으로도 RE100(신재생에너지 100%)을 실천해야 하지만 지방정부도 마찬가지로 이를 실천해 내야 앞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들도 RE100을 실천하지 못하는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은 판매할 수가 없다. 따라서 기업들은 RE100이 가능한 지역을 찾아 생산공장을 이전하던지, 아니면 그 지역에서 생산된 에너지를 끌어다 생산활동을 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한 국가 내에서도 지방자치단체마다 탄소중립을 먼저 달성한 지역은 무한대의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이고 그렇지 못한 지역은 영원한 도태지역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결과적으로 일상 생활에서 화석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고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최대한 늘리는 길이 지역 경쟁력을 높이는 유일한 길이 될 것이다. 탄소중립을 실천하면서 생산한 에너지 자원의 소유 유무가 영암의 지속가능한 발전 역량을 결정 지을 것이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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