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산하 전 공직자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글로벌 마인드 함양 문화체험’이 입길에 오르고 있다.
해외연수 무경험자 및 표창·모범 공무원, 적극행정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해외문화체험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는 십분 이해되나, 올 6월 말 근무기한 만료를 앞둔 부군수까지 팀을 꾸려 신청했고, 심사결과 선정되면서, 공직자들 사이에 그 적절성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 것이다.
군에 따르면 ‘글로벌 마인드 함양 문화체험’은 사업비 3억원(전액 군비)을 투입해 공무원 100여명에 해외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추진되고 있다.
업무추진에 공로가 있어 표창을 받았거나 모범공무원에게 해외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공직생활에 대한 보람과 자긍심을 고취하고, 최근 들어 공직자들에게 요구되는 창의력 배양을 위한 선진사례 벤치마킹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 계획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의회의 예산 전액 삭감 등으로 사업이 중단됐으나 올해는 본예산에 사업비가 편성,원안통과함에 따라 추진에 나섰다.
군은 이에 최근 2개 팀 25명의 해외문화체험 대상 공무원을 확정한데 이어, 전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조를 편성, 테마와 연수국가를 정해 해외문화체험 신청서를 접수하도록 했으며, 심의를 거쳐 11개 팀(팀당 4∼6명씩) 49명을 최종 선정했다.
특히 선정된 11개 팀의 면면을 보면 6급 이하 공직자들이 대부분이며, 연수국가는 스페인, 프랑스, 스위스,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헝가리, 이탈리아, 영국, 일본, 미국, 체코, 오스트리아, 독일 등으로 다양했다.
하지만 선정된 11개 팀에는 베트남과 라오스의 문화체험을 하겠다며 소상원 부군수가 4명의 팀을 꾸려 신청한 ‘더 뉴 영암’조도 들어있어 공직사회 내외부의 입길에 오르고 있다.
일부에서는 “해외연수 무경험자 및 표창·모범 공무원, 적극행정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해외문화체험을 지원하겠다는 취지인 만큼 공직자인 부군수도 당연히 참여할 수 있다”는 긍정론도 있는 반면, 다수 공직자들은 “군수와 함께 관리자의 위치에 있고, 젊은 공직자들에게 해외문화체험의 기회를 내줘야할 자리에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나친 욕심 또는 본분 망각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더구나 해외문화체험이 선·후진국을 가려 이뤄질 일은 아니나, 소 부군수가 신청한 연수국가가 베트남과 라오스로 다른 공직자들이 신청한 연수국가(대부분 유럽)와 큰 대조를 보인 점, 짜진 조의 구성원이 경리팀장 등으로 애연가인 소 부군수와 근무 중 틈틈이 별관 2층 계단 등에서 함께 끽연하던 공직자들 위주인 점 등도 설왕설래의 주제가 되고 있다.
소 부군수에 대한 안팎의 더욱 곱지 않은 시선은 그가 오는 6월 말 영암부군수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고, 올 연말 공로연수를 앞두고 있는 점, 1년6월의 근무기간 중의 행적 또는 평가 등도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세수증대 우수기관 선정 등의 공로로 제주도 연수에 나선 세무회계과 직원들을 격려하는 것은 지당하나 자신도 직접 연수대상이 되어 제주도 관광을 하고 온 사실도 입방아거리가 되고 있다.
몇몇 퇴직공직자들은 이에 대해 “언제부턴가 영암부군수의 위상이나 존재감이 예전 같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 것은 바로 지금같은 행태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 아니겠느냐”면서, “해외문화체험의 기회는 당연히 6급 이하 젊은 공직자들 위주로 이뤄져야 하고, 더 나아가 작금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대규모로 추진하는 것은 군민들 정서와 맞지 않는 만큼 적정 규모로 진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