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사실은 3월 30일 왕인박사유적지 내 영월관 2층에서 '2023 왕인문화축제'의 주제행사로 열린 '왕인박사현창협회 창립 50주년의 회고와 전망'이라는 주제의 학술강연회에서 기조 강연에 나선 김정호 전 전남도농업박물관장이 제안했다. <관련기사 8면>
김 관장은 '왕인박사현창협회 50주년의 갈림길'이라는 기조 강연을 통해 "왕인박사현창협회의 50주년은 새로운 변곡점이 되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왕인박사현창협회 회원 278명 중 영암 동북부인 금정면과 신북면 회원이 5명 미만 밖에 되지않는 등 고을 민심의 대동단결부터 해야 하며, (다른 한편으로) 현창사업이 고을 영웅화 사업으로 비칠 만큼 지나치게 영암군 출신인사들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점도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김 관장은 이어 "그동안 왕인박사현창협회의 사업은 유적지 정화와 왕인 탄생지 설득에 집중되었고, 특히 구림이 왕인박사 탄생지임을 증명하려는 노력은 70∼80% 달성됐으나 전설과 정황만으로는 국가사적지가 될 수는 없다"고 그 한계를 지적하면서, "왕인을 해외에 우리 문화를 퍼뜨린 한류(韓流)의 태두(泰斗)로 상징화해야 한다"고 협회 사업의 외연 확장을 강조했다.
김 관장은 "장보고기념사업회가 영화와 신문 연재 등을 통해 장보고를 무역의 개척자로 일반화하는데는 성공했으나 정성들여 만든 드라마세트장 등은 반짝 관심 대상이었을 뿐 완도군에 큰도움이 되지 못했다"면서, "(이보다는) 해외기업인들을 끌어들이는 한상(韓商)협회와 회관 건립을 통해 이곳에 해외기업인들을 초청하고 매년 표창장이나 공로패를 준 것은 옛 장보고를 현재의 장보고로 전환시킨 발상"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김 관장은 "왕인박사현창사업은 과거의 왕인에 머물지 말고 현재의 왕인들을 발굴해 표창하는 사업이어야 한다"면서, "일본문화 발전에 공헌한 왕인만을 기리는 것이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에 살든 한민족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면서 살고 있는 나라에 공헌하고 한국문화 확산에 공을 세운 이들을 골라 선양하는 한류(韓流)선양단체로 그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사)왕인박사협창협회(회장 전석홍)는 ‘왕인박사의 위업을 바르게 인식시켜 내외에 선양함과 동시에 올바른 한일관계의 확립과 한일 양국의 참된 우호 증진에 도움이 될 기념사업에 일역(一役)을 담당할 것’을 목적으로 지난 1973년 10월 25일 광주에서 출범해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한 학술강연회에서는 김 관장의 기조 강연 외에 광주여대 정성일 교수가 '왕인박사 연구사업의 회고와 전망', 왕인박사협창협회 박태홍 이사가 '왕인박사유적지 정비사업의 회고와 전망', ▲김한남 영암문화원장이 '영암왕인문화축제의 회고와 전망'이라는 주제 강연을 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