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지난 2월 기존 제도가 소상공인 지원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대형병원과 매출이 많은 대형마트의 상품권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2023년 지역사랑상품권 지침 개정안'을 수립해 지자체에 통보한 바 있다.
지침에 따르면 지역사랑상품권 사용처에 대해서는 '연 매출 30억원 이하인 경우에만 가맹점 등록을 허용'하도록 했다. 대규모 점포와 유흥주점, 사행성 게임업, 부동산 임대업, 건설업 등은 등록대상에서 아예 제외했다. 아울러 연 매출 30억원 이상의 등록가맹점에 대해서는 소급 적용해 가맹점 등록을 취소하도록 했다. 다만 농민수당 등 정책발행 지역사랑상품권의 경우 예외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또 구매한도를 현 월 100만원에서 70만원으로, 보유한도도 2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낮추도록 했으며, 할인률도 현재 카드와 모바일은 10%, 지류는 5%인 것을 10% 이내로 하도록 하는 지침을 마련해 8월부터 시행하도록 했다.
그동안 행정안전부 지침 시행을 미뤄온 군은 ▲오는 9월 이전까지 미시행 시·군에 대해서는 관련 국비의 전액을 반납하도록 하고, ▲재정페널티 및 시·군 평가 때 감점부여 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단행한다는 방침에 따라 결국 8월 21일부터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또 이를 지역 농·축협 조합장들에게 설명했다.
영암사랑상품권 발행지침이 바뀜에 따라 영암지역에서 가맹점 등록이 취소되는 업소는 모두 92개소에 이른다.
관내 9개 농·축협 하나로마트를 비롯한 주유소, 장례식장, 영농백화점 등 농자재판매장, 영암매력한우 삼호명품관과 기찬래드 명품관, 대불배합사료공장 등 농·축협 관련 업소가 41개소로 가장 많다. 이어 대불항주유소 등 삼호읍의 주유소 18개 업소, 국제농기계, 농업회사법인 ㈜담아, 삼호읍 ㈜영암마트, 롯데슈퍼 영암삼호가맹점 등 기타 도소매 25개 업소, 영암한국병원, 롯데택배 영암삼호조선소점, 썬카운티㈜ 등 서비스업 8개 업소 등이다.
군 일자리경제과 김영중 과장은 "정부 지침에 따라 영암사랑상품권 운영에 부득이한 변경이 불가피해졌다"면서, "군민들이 혼선을 빚지 않도록 영암e랑, 군 홈페이지, 반상회보, 전단지, 프랑카드, 어플알림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영암군의 올해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은 일반발행 320억원, 정책발행 80억원 등이며, 소요예산은 46억5천400만원(국비 12억8천만원, 도비 2억6천700만원, 군비 31억700만원)이다. 할인률은 지류는 5%(월50만원), 카드와 모바일은 10%(월100만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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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지침 변경 소상공인에 혜택줄까?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지침이 '연 매출액 30억 초과' 업소의 경우 가맹점 등록을 할 수 없도록 바뀜에 따라 과연 소상공인에 그 혜택이 전가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영암지역 농·축협 지류상품권 환전현황에 의하면 2022년의 경우 발행액 321억원 가운데 160억원에 이르러 무려 49.8%에 달했다. 지난 한 해 발행된 영암사랑상품권의 절반이 하나로 마트와 주유소, 영농백화점 등 농·축협 관련 업소에서 사용되었음을 보여준다. 2020년의 경우 177억원으로 46%, 2021년에도 178억원으로 48%에 달했다. 영암사랑카드 사용에 있어서도 이와 비슷한 비율일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지류와 카드를 포함해 영암사랑상품권 및 영암사랑카드의 80∼90%가 사용되고 있는 업소들이 전격 배제되는 오는 8월 21일부터는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지 주목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우세한 것 같다.
우선 이번 발행지침 변경에는 농민수당 등 정책발행의 경우 적용을 제외했다. 따라서 앞으로 발행될 영암사랑상품권은 '일반' 및 '정책' 발행 여부가 표시되게 되고, 정책 발행의 경우 종전대로 농·축협 하나로마트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정부의 지침 변경이 소상공인 지원 취지에 맞지 않아 이를 바꾸겠다는 의지보다는, 대형병원과 매출이 많은 대형마트의 상품권 사용을 금지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높은 할인율과 사용의 편리함 때문에 영암사랑상품권을 사고 영암사랑카드를 충전해온 군민들이 과연 종전대로 상품권 구입 및 카드 충전을 하게될지도 미지수다. 실제로 영암지역은 대도시와는 달리 농협 하나로마트를 제외하면 제대로 된 마트 하나 없는 곳도 있다. 이들 지역의 경우 상품권 구입 및 카드 충전은 무의미해진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소상공인에 대한 혜택 전가보다는 지역사랑상품권 제도 자체의 위축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의 취지가 지역경제 활성화인 점에 비추어 이번 조치가 소상공인들에 대한 혜택을 줄이지는 않겠지만 제도 위축을 초래할 경우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로 정부는 내년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한 상황이어서 영암군을 비롯한 전국 지자체의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규모 및 방식에도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의 우려 섞인 전망이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