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품목 산지유통센터가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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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다품목 산지유통센터가 ‘해법’

앞서가는 농협! 영암의 선택은? 5. 경주시연합사업단

■2년만에 달성한 전국 1위
농협경주연합사업단은 2009년 공동마케팅 조직선정을 위한 이번 평가에서 산지유통조직 경영평가의 핵심요소인 매출, 영업이익, 공동계산, 사업계획의 적합성, 사업역량, 브랜드 성과 등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
APC가 설립된지 2년 반만에 쟁쟁한 주요산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올린 것이다.
2004년도만 하더라도 변변한 농산물 유통조직이 없었던 상황에서 연합사업단 출범 불과 4년만에 전국 최고 산지의 반열에 올라섰다.
농협경
주시연합사업단이 어느 산지보다 빠르게 경쟁력을 확보한 배경에는 3가지 요인이 있었다.
첫째, 산지의 여건에 맞게 APC를 설계하여 산지유통의 기반을 확고하게 정비했다는 점이다.
둘째는 유통전문가를 연합사업단장으로 임명하고 농가지도와 상품화의 권한을 부여했다는 점이다.
셋째는 경주시청의 산지유통을 육성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와 다양한 지원이 성공 요인이었다.

■다
품목 산지유통센터 고집
경주농산물유통센터의 첫 발걸음은 백상승 경주시장의 농업관련 공약에서 출발했다. 당시 공약은 경주시에 ‘농산물도매시장’을 건립하겠다는 것이었지만, 경주시와 농협 담당자, 전문가들의 실효성 검토를 통해 중소도시에 농산물도매시장을 짓기보다는 산지유통센터를 설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2004년 본격적인 산지유통센터 설립에 착수하고 다품목 일반선별을 기본 운영방식으로 하는 APC 설계에 들어갔다. 국비 20억, 도비 10억, 시비 40억원을 투입하여 APC건립 계호기을 세웠지만, 당시 경주시 농협은 “농산물 유통사업은 적자사업”이라는 오래된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해 운영
적자를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현재 경주시 APC는 총부지 1만평에 건평 1530평이다. 선과장 630평으로 토마토, 단감, 사과, 배의 4종을 선별할 수 있는 선별기를 도입했다.
소포장할 수 있는 소포장실은 100평, 예냉실은 50평, 저온저장고 200평을 확보고 있지만, 16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현재 신규 품목을 취급하기 위해 벌써 시설의 확장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최고의 판매전문가 파견
경주시와 농협의 조정이 1년 넘게 진행돼고, 실무자간 조정을 통해 2005년 4월 경주시장, 농협경주시지부장, 11개 지역농협조합장이 참여한 협의회에서 “농산물 팔아주는 것이 농협의 힘”이라는 농협의 정체성을 위해 지역농협조합장들이 운영을 맡는 것으로 합의했다.
경주시 관내 농협임직원 중 가장 농산물 유통에 밝은 임직원 3인이 파견됐고, 3인의 연합사업단 체제가 구축됐다. 연합사업단은 시범사업으로 상반기 가장 생산량이 많은 토마토와 발전가능성이 높은 버찌에 공동선별, 공동계산제를 도입했다.
시범사업을 통해 20여명의 토마토 생산농가를 대상으로 2006년 상반기 10억원의 매출 성과를 올렸다.

■지자체와 농협의 협력체제 구축
산지유통센터 건립을 주도한 경주시청은 이후 운영에서도 농협과 적극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선진지견학을 오는 다른 지역의 농업인과 농협관계자들이 “부럽다”는 말을 하고 갈 정도로 경주시청과 농협은 마치 2인3각의 철벽같은 협력체계를 자랑한다.
경주시는 또 공동선별된 농산물의 품질을 보증하기 위해 시가 개발한 브랜드 ‘이사금’을 연합사업단이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권을 제공하고, 브랜드 홍보와 관련된 예산의 집행을 공동기획하고 있다.
특히 경주시는 산악지대로서 농가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센터로 집하하기가 쉽지않아, 입고물류비를 100% 지원하고 있으며, 사과, 배의 안정적인 출하를 위해 저장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저장물류비도 20%를 지원하고 있다.
시는 단순히 농정예산을 많이 배정한다는 점에서 벗어나 정말 필요한 예산이 무엇인지사전에 농협경주시연합사업단과 협의하고, 사업계획 수립시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조정하는 등 현재 농림수산식품부가 추진하고 있는 농정버거넌스 체계를 어느지역보다 잘 만들어 나가고 있다.
■급격한 사업실적의 성장
3대 성공요인이 서로 어우러져 경주시연합사업단의 성과는 가속도가 붙어 계획보다 훨씬 많은 사업실정을 거두고 있다.
2006년 19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시작한 사업은, 2007년 89억으로 산지유통센터가 본격적으로 운영된 효과를 1년만에 거두었다. 2008년에는 110억 목표에 144억원의 매출을 달성하여 140%의 초과 실적을 달성했다.
경주시연합사업단은 올해도 상반기에 148억원의 매출을 이미 달성했으며, 하반기까지 약 174억원의 매출을 올려 올해 목표 160억원을 초과 달성할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경주시 연합사업단은 앞으로 산지 유통센터의 시설 확대와 조업율 제고를 통해 200억원 매출을 올리고, 경주시 농산물 전체를 높은 부가가치로 판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변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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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한 영 로 경주시 농정과장
“연합사업 통한 생산적인 대화 가능 신뢰하며 많은 대화로 풀어 나가야”
- 산지유통센터의 건립과 농협연합사업이 성공적이라고 평가하는가?
산지유통센터는 최첨단 비파괴 당도 선별기와 수확한 농산물의 신선도를 장기간 연장시키는 예냉시설 등을 상품성이 제고된다. 소형시설에서는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소포장 맞춤형 상품을 생산할 수 있어 다양한 거래처를 확보할 수 있다.
또한 농협의 판매역량을 한 곳에 결집시켜 도매시장이 아닌 직거래처를 확보함으로써 유통단계를 5단계에서 3단계로 축소함으로써 같은 값으로 팔아도 농가소득을 올릴 수 있다. 완공된 뒤 4년차에 접어 들고 있는데, 지금으로서는 경주시가 투자한 사업 가운데 최고의 성과를 올린 사업 중의 하나라고 평가한다.
- 경주시의 풍부한 재정으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경주시가 알려진 것처럼 그렇게 재정이 넉넉하지는 않다. 하지만 개별 농가, 작목반에게 나눠주던 지원을 경주시 농산물 전체를 책임지는 경주시연합사업단에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꾸니까 예산규모는 비슷해도 많은 지원을 하는 것처럼 느끼는 것이다. 시
장님의 적극적인 육성의지가 배경이 되었지만, 농협의 협력없이는 안되는 사업방식이다.
- 전국적인 모범사례로 알려져 있다. 그 비결은?
4년여의 짧은 기간에 수도권 등 대도시 소비자들부터 경주시 공동브랜드 ‘이사금’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매출목표를 조기 달성한 데에는, 무엇보다도 이사금 브랜드에 대한 대대적 홍보와 농가조직화, 운영지원사업 등 행정적 지원이 중요한 이유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농협연합사업단의 엄격한 품질관리와 지역특성화 농가교육, 헌신적 마케팅 노력, 그리고 참여농가 모두가 친환경인증을 받고 최고품질 농산물만을 만들어 출하하겠다는 의지가 합쳐진 삼위일체 합심노력의 성과라고 하겠다.
이제는 농가, 농협, 행정 가운데 한군데만 노력한다고 산지경쟁력이 갖추어지지 않는다. 함께 노력해야 한다.
- 영암도 연합사업을 하려고 준비 중이다. 선도지역으로서 조언해 준다면?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각자가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와 신뢰를 가지고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 연합사업은 단순히 원예농산물을 잘 팔기만 할 뿐이 아니다.
연합과 연대의 생각이 행동으로 옮겨지면 예상하지 못한 성과도 올릴 수 있다. 예를 들어 경주시가 아무리 관내 호텔과 사업체에 경주쌀을 쓰라고 해도, 농협끼리 자기쌀을 써달라고 싸우면 관내 쌀을 쓰기 어렵다. 오히려 이를 빌미로 타지 쌀을 쓰는 경우가 있었다.
지금은 연합사업을 통해 서로 조정하여 경주쌀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 원예사업을 추진하는 연합사업단과 아무 관련이 없는 것 같지만, 연합사업을 통해 다양한 생산적인 대화가 가능해졌기 때문에 이런 간접 성과도 나타난다. 영암의 연합사업이 성공하기를 바란다.
/변중섭 기자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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