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개관한 영암곤충박물관은 대지면적 500평과 건축면적 150여평 규모로 지어져 200여종이 넘는 세계 각지의 곤충표본이 보관된 제1관 곤충 표본관과 다양한 박제동물과 10여 종의 절지동물이 있는 제2관 숲속 곤충관, 30여 종의 살아있는 곤충을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제3관 곤충체험관, 25종이 넘는 살아있는 파충류를 직접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제4관 파충류 체험관 등이 마련되어 한해 5만여명이 찾아오는 손색없는 곤충박물관의 위용을 갖추고 있다.
곤충박물관 홍보관을 찾은 아침, 6명 남짓한 직원들이 다소 진지한 분위기 속에 손님 맞을 채비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김여송(31) 부관장. 삼호읍이 고향인 그는 영암곤충박물관 경력 4년차다.
“법대를 졸업하고 법 공부하던 중 아버지께서 농촌 융복합사업의 일환으로 서비스업으로 시작하게 된 곤충박물관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자 아버지의 부름을 받고 달려와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김 부관장은 영암곤충박물관을 책임지게 된 동기를 설명했다.
김 부관장의 곤충박물관에 대한 길지 않은 경력으로만 그를 평가하면 큰 오산이다.
김 부관장은 입사 2년차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는 뛰어난 두뇌회전과 탁월한 리더쉽을 바탕으로 꾸준한 교육을 통해 영암곤충박물관이 지난 2022년에 곤충박물관 최초로 환경교육사 인턴기관에 선정되는 영예와 함께 우수사례 박물관으로 뽑히는데 최선봉에서 기여했다. 또 올해에는 경력인정 대상기관에 선정되어 학예사양성기관으로도 자리매김했다. 경력인정 대상기관으로의 선정은 5년 미만의 곤충박물관으로는 최초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우수 박물관(학예 부문), 국립박물관 문화재단 대표 프로그램 공모전 선정 등 다양한 부문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9월부터는 생태관광프로그램 일환으로 매주 찾아오는 20여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반딧불이 핵심 서식지을 찾아가서 보고 만들고 데려가는 프로그램도 진행중이다.
김 부관장의 곤충 선택은 쉽지만은 않았다. “사실 처음에는 날개 달린 곤충이 무서웠어요. 갑자기 달려들까 봐서요. 하지만 이러한 제 얘기들이 곤충의 매력을 설명할 수 있는 설득력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그는 “이제는 아이들이 곤충을 좋아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아요. 곤충이 장난감 같이 생겼는데 살아서 움직이기까지 하니 얼마나 신기하겠어요. 종류도 많다 보니 알아갈 것도 많고 매력적으로 여겨지겠지요”라며 곤충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김 부관장은 특히 수많은 곤충 중 환경지표 종으로 알려진 반딧불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영암은 정말 청정지역이다”고 강조하는 그는 “생태 조사를 하다 보면 반딧불이 뿐만 아니라 물총새, 돈무늬팔랑나비를 비롯해 여러 가지 희귀곤충들을 발견하게 된다. 특히 금정면 특정 지역에서는 반딧불이 3종 모두가 서식하고 있다. 특히 운문산반딧불이는 소름 돋을 만큼 많은 개체수가 서식하고 있다”며 환경의 중요성을 알렸다.
김여송 부관장은 “올해 개최된 반딧불이 축제는 영암곤충박물관이 지역의 역사와 생태를 재발견하고, 이를 바탕으로 문화유산을 넓혀가려는 시도”라며, “천년 전에도 빛났던 반딧불이가 오늘날 우리에게 새로운 의미로 다가와, 영암의 문화와 생태를 아우르는 중요한 매개체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영암의 반딧불이 축제가 지역의 새로운 먹거리와 문화를 창출하며, 지역 경제와 관광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부관장은 또 “환경지표 종인 반딧불이를 지역의 문화적 시금석으로 삼아, 지역 주민과 방문객들이 자연과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며, 영암의 새로운 자원으로 확립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승범 기자 yanews@hanmail.net